[더 보다] 통합특별시의 실험

구경하 2026. 4. 5.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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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에서 통합으로…'통합특별시'의 등장

7월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줄여서 '광주특별시'가 출범한다. '통합특별시'는 서울특별시와는 다른, 새로운 행정구역 유형이다. 이 명칭에는 서울특별시처럼 완전히 도시화한 공간과 구분하면서도,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지닌 거점 도시라는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다.

통합특별시의 등장은 정부 수립 이후 이어진 광역 행정구역 개편의 방향 전환을 뜻한다. 그동안 광역 행정구역 개편은 항상 '분리'였다. 1963년 부산직할시가 경상남도에서 분리 승격된 이후,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이 별도의 광역 자치단체가 됐다.

그런데 행정구역 개편의 방향이 '통합'으로 바뀐 이유는 지방 소멸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하면서 지방 거점 역할을 해 온 광역시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정부 추계에 따르면, 광역시의 인구 감소 폭은 도농 복합 지역인 도 지역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광역 교통의 발달과 교외 지역의 개발로, 지방에서도 행정구역을 넘어선 광역 생활권과 경제권이 형성되고 있다.


광역과 광역을 합친 초광역권의 행정 통합이 시도된 배경에는 이러한 지방 대도시권의 변화가 있다. 홍준현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지방의 인구 감소에 대응하려면 초광역권 단위의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고 발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 균형 발전 vs 거점 육성…합의 없이 출범하는 통합특별시

최초의 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는 변화가 시작됐다. 옛 전남도청 청사가 그대로 남아있는 광주 금남로와 무안군의 전남도청에는 일제히 환영 현수막이 내걸렸다. 각자 지역을 챙기던 자치단체장들은 이제 두 지역을 연계해 발전할 방안을 고민한다. 광역 행정 통합 정책이 목표한 대로, 초광역권 단위로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정책 대응이 달라진 것이다.


다만 통합 지역의 속내는 복잡하다. 광주광역시, 전남도청이 있는 무안군, 전남도청 동부청사가 있는 순천시가 통합시의 주 청사 소재지가 되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행정 통합 인센티브로 정부가 약속한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서도 분산배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나온다. 행정 통합으로 만들어진 초광역권을 균형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행정 통합의 필요성을 지지했던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홍준현 교수는 "광역 행정 통합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다시 말해 '권역 간 불균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권역 내 불균형'에 더 무게를 두고 정책 설계를 하면 궁극적으로 '권역 간 불균형'이 해소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 부동산학과 교수는 "N분의 1로 나누는 방식의 공간 계획으로는 지방 도시의 경제 규모가 절대로 커지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5극 3특'의 지방 주도 성장은 서울과 경쟁할 지방 거점도시의 육성을 위해, 선택된 공간에 인프라를 집적시켜 규모의 경제를 도모하는 거점 개발을 전략으로 한다. 마 교수는 광역 행정 통합이 성과를 내려면 분산이 아니라 "공간의 거점 체계를 명확하게 만들어 거점도시를 집중 육성하되, 거점을 중심으로 지역 간 연계 전략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고 설명한다.

■ '광역 행정 통합'이 '지방 소멸'의 해법이 되려면

초광역권의 행정 통합은 해외에서도 유사 사례를 찾기 힘든 대담한 정책 실험이다. 프랑스와 일본에서 행정 통합을 시도한 적이 있지만, 광역이 아닌 기초 지방자치단체가 대상이었고 성공 여부에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린다. 그럼에도 지방 소멸과 수도권 일극 체제가 심화하는 절박한 현실이 광역 행정 통합을 추진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광역 행정 통합이 지방 소멸을 되돌리는 해법이 되려면, 통합으로 만든 초광역권을 좋은 일자리가 생겨나는 산업 생태계로 조성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떠나지 않도록 산업 기반을 지역에 조성하는 것이 행정 통합의 최종 목표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 하기보다는 2~30년 뒤 다음 세대가 살아갈 지방을 만들기 위한 장기 과제다.

광역 행정 통합이 성공하도록 국민을 설득하려면, 거점 지역의 이익을 비거점 지역으로 교차 보존하도록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방 주도 성장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모으고 연대 의식을 넓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광주특별시의 성공 여부는 이후 다른 지방의 광역 행정 통합의 추진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광역 행정 통합은 과연 지방을 살리는 해법이 될까? 그 가능성을 향한 실험이 이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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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구경하
촬영:강우용 조선기
편집:최민경
그래픽:장수현
리서처:홍민지
조연출:엄희주 박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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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하 기자 (isegor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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