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인파 ‘머물지 못한’ 진해군항제
숙박·통역·편의시설 등 부족
축제장 찾은 관광객 불편 호소
‘체류형 관광지’로 개선 시급
국내 최대 봄꽃 축제인 진해군항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지만, 축제 현장은 숙박·통역·편의시설 등이 미흡해 방문객들의 불편이 컸다는 반응이다. 이로 인해 지역 경제 효과 감소는 물론 축제 이미지마저 훼손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창원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개막해 5일 폐막한 제64회 진해군항제는 아직 정확한 방문객 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지난해(320만 명)보다 훨씬 많은 역대급 인파가 축제장을 찾은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진해군항제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역시 지난해(5만1000여 명) 보다 휠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늘어난 방문객 수에 비해 숙박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부족해 축제장을 찾은 외국인들의 관광 인프라 부족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대만에서 친구들과 함께 진해군항제를 찾은 즈이종(29) 씨는 “오랜 전통의 벚꽃 축제가 진해서 열린다고 해 찾아왔는데 인근에 마땅한 숙소가 없어 부산에 잠자리를 예약했다”며 “괜찮은 숙박 시설이 있었다면 진해에서 머물고 싶었는데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관광안내소 자원봉사자 김옥화(65) 씨는 전보다 확실히 외국인 관광객이 늘었지만 숙박시설 등 인프라가 부족해 부산으로 빠진다”면서 “여기서 벚꽃만 구경하고 돈을 쓰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창원시에 따르면 창원 내 숙박 시설은 900여 개로 객실은 2만1500여 개 정도다. 객실당 2인 투숙으로 계산하면 총 4만3000여 명 수용이 가능하다. 창원시 관계자는 “창원에 숙박시설이 부족하다기보다는 등급이 높은 호텔이 많이 부족하고 부산에서 관광을 많이 하다 보니 부산으로 빠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현장 운영·통역과 같은 안내 체계 미흡으로 인한 어려움도 있었다. 축제장 내 관광안내소에서 중국어·일본어·영어 리플릿을 제공하고 있지만, 안내소 표지판은 한국어로만 표기돼 있고 통역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관광객 에드리안(63) 씨는 “셔틀버스를 30분 넘게 기다리고 있지만 언제 오는지 알 수 없다”며 “문의할 곳도 없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창원시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에 모집했던 통역 자원봉사자 인원은 미달이다. 이 때문에 평일은 6개 관광안내소 중 2개소에만 통역 인력을 배치했다. 경화역에서 통역 자원봉사자를 하는 윤미정(40) 씨는 “리플릿에는 추천 코스나 맛집 정보가 없어 ‘다음에는 어딜 가는 게 좋냐’고 질문하거나, 궁금한 것만 물어보러 오는 경우가 많다”며 “통역 인원을 증원한다면 축제 활성화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화장실 이용객이 몰리고 쓰레기통이 따로 배치되지 않는 등 편의시설 관리에 불편을 겪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경화역 축제 공간 내 화장실이 4곳에 불과해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이용에 불편을 호소했다. 자은동에 사는 60대 김윤옥 씨는 “화장실의 용변 보는 칸이 네 칸밖에 없어 기본 20~30분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자원봉사자 윤미정 씨는 “화장실에 한 번 가려면 10분에서 길게는 30분까지 걸린다”며 “간이화장실을 추가로 설치해서 개수를 늘렸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환경미화원 A씨는 “관광객이 몰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대기가 1시간까지 걸리기도 해 단체 관광객들이 가이드에게 불편함을 토로한다”고 설명했다.
화장실 접근성도 언급됐다. 덕산동 주민 김옥화 씨는 “화장실에 가려면 기찻길에 설치된 줄을 넘어서 오거나 멀리 돌아가야 하는데, 줄을 넘어가려는 어르신들이 줄에 걸려 넘어지고 불편해하기도 한다”고 했다.
쓰레기통이 따로 배치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A씨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릴 데가 없어 화장실 안이나 환경미화원들이 청소한 쓰레기를 모아둔 곳에 버리고 간다”며 “다른 관광지처럼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함까지 마련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창원시 관광과 윤선애 팀장은 “증가하는 관광객 흐름에 맞춰 편의시설 확충과 통역 인력 확보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관광객들이 창원과 진해에 머무를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지예인·심근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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