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의 깊은 산골, 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큰들마당극마을이 오는 5월 거대한 평화의 울림터로 변신한다.
큰들문화예술센터는 오는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산청 큰들마당극마을 일대에서 '2026 큰들마을 공연예술제'를 개최한다. 30여 개 공연 중에서도 국악 관현악 반주에 한일 시민 220여 명이 참여하는 합창 '베토벤, 국악을 만나다'가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환희의 송가'에 입혀진 국악의 숨결=5월 23일 오후 8시 큰들마당극마을 야외 큰마당(우천 시 산청체육관)에서 열리는 '베토벤, 국악을 만나다'는 베토벤 교향곡 제9번 4악장 '합창'을 국악 관현악 연주와 시민 합창으로 선보이는 무대다.
50인조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이 이건석 지휘로 참여해 서양 교향곡에 국악의 음색을 더한다. 참가자들은 독일어 원어로 합창을 선보이며, 소프라노 한아름, 알토 오경민, 테너 김정용, 바리톤 지준혁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한국과 일본 시민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한국에서는 산청·진주·창원 지역 주민과 서울 '오늘공동체' 회원 등 약 140명이 참여하고, 일본에서는 음악 감상 단체 로온(RO-ON) 회원 약 80명이 도쿄·도코로자와·히메지·가코가와·시소·우베 지역에서 합류해 총 220명 규모의 합창단을 이룬다.
큰들과 로온의 인연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온은 세계 각국 음악가를 초청해 공연을 선보여온 단체로, 큰들의 사물놀이에 매료되며 교류를 이어왔다. 이후 양측은 서로의 공연에 참여하며 협업을 이어 왔고, 이번 무대는 그 교류를 한층 확장한다.
큰들은 과거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100여 명 규모의 베토벤 '합창'을 선보인 바 있으나, 이번 공연은 일본에서 대규모 시민 합창단이 넘어와 참여 인원이 배로 불어난 것은 물론 장소 역시 야외로 변경되며 새로운 공연을 빚어낸다. 합창을 함께 하는 서울의 오늘공동체 역시 큰들과 꾸준히 협력해 온 단체로, 현재 산청·진주·창원·서울 등 국내를 비롯해 일본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합창 연습이 진행되고 있다.
큰들문화예술센터는 측은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무대로, 음악을 통해 서로 다른 나라와 문화가 하나로 이어지고, 그 안에서 평화가 자라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국악 연주로 베토벤 교향곡 제9번 4악장 전체를 연주하는 첫 무대인 만큼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자연 속 장르별 공연 다채=축제 기간 큰들마당극마을 곳곳에서는 풍성한 볼거리가 이어진다.
첫날인 5월 21일은 인근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한 행사로 진행되며, 일반 관객은 22일부터 관람할 수 있다.
극단 큰들의 마당극 '목화'를 비롯해 국내외 33개 단체가 참여하는 다양한 공연이 관객을 기다린다.
극단 큰들의 1인극 열전, 극단 분홍양말 '낭만유랑극단', 극단 진아언니 '사월 그믐날 밤' 등 연극 무대를 비롯해 서커스·마임 등 다양한 공연이 준비돼 있다.
밴드 잼잼, 서와 콩의 버스킹부터 국악놀이단 진주까지 음악 공연도 다채롭다. 풍물 판굿이나 바이올린·첼로 등 친숙한 연주를 비롯해 아코디언, 일본 현악기 샤미센, 서아프리카 타악, 퓨전 플라멩코 등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는 장르까지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이밖에 박춘우 작가와 산청 지역 학생들이 함께 한 그림 전시를 비롯해 프리마켓, 꼬마장터, 마당극 체험 등 부대 행사가 함께 운영된다.
모든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며, 자세한 공연 일정은 큰들 누리집(http://onekoreaart.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베토벤, 국악을 만나다'와 까망극장에서 열리는 공연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6일부터 큰들 누리집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