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에 걸려 질식해도… ‘실효성 못 건지는’ 상괭이 보전대책 [상괭이, 함께 바다를 누비다·(1-2)]
사라지는 서해 터줏대감
고래연구소, 국내 2만마리 서식 추정
특히 서해에 가장 많은 개체 수 확인
서식지 파괴·어업 등 인간 영향 취약
목표 안했던 ‘혼획’에 의한 폐사 1위
“얼마나 줄었나 정확한 파악 힘들어”
웃는 돌고래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상괭이는 소형 돌고래의 일종으로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 연안을 비롯해 동아시아의 해안선에서 5~6㎞ 이내의 수심이 얕은 곳에 서식하는 해양 포유류다. 강 하구와 연안의 얕은 수역을 선호하지만,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정약전의 ‘자산어보’를 보면 ‘서남해에 사는 인어(人魚) 가운데 상광어(상괭이)가 있다. 사람을 닮아 두 개의 젖이 있다’며 상괭이를 소개하고 있다. 수면 위로 드러난 몸이 빛에 반사돼 광택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몸 색깔은 회색에서 옅은 회백색을 띠며 다른 돌고래들과 다르게 등지느러미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몸체는 둥글고 통통하며 입 주변이 둥근 형태로 돌출되지 않았다. 성체는 1.9m가량 되며 단독 또는 2마리가 다니는 것이 대부분이다. 수면 위로는 잘 뛰어오르지 않는데, 어미는 등 위에 작은 돌기가 나 있는 부분에 새끼를 태워 이동한다는 관찰기록도 있다. 상괭이들은 작은 물고기나 새우, 오징어, 주꾸미 등을 먹으며 때로는 식물성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상괭이는 서해안에서 많이 서식하고 있다. 고래연구소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서해안에 2만 마리 정도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2024년 항공기를 이용해 우리나라 전 해역의 고래 조사(항공 목시조사)를 실시했을 때는 가장 많이 발견된 고래류는 참돌고래(2천362마리)였으며, 다음으로 상괭이가 서해에서 905마리, 남해에서 128마리 발견됐다.
상괭이는 서해 먼바다와 남해 연안에 걸쳐 고르게 분포하며, 특히 번식기인 봄철에는 서해 전역에 넓게 서식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국립수산과학원은 밝혔다. 박겸준 고래연구소 연구관은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우리나라 서해에 사는 개체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상괭이는 주로 수심이 낮은 해역에 많이 분포하는데 서해가 수심 100m 이내가 대부분이라 서식하기에 적합한 지정학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괭이가 처한 상황은 그리 좋지는 않다. 2013년에 발표된 ‘한국 서해에서 상괭이의 항공 조사 타당성’에 따르면 상괭이는 연안 가까이 분포하기 때문에 해양오염으로 인한 서식지 훼손 및 상실, 또는 어구로 인한 혼획 또는 어업과의 경쟁 등 인간에 의한 영향에 취약하다. 2004년에는 3만6천마리였던 상괭이 수가 2011년에는 1만3천마리까지 줄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상괭이가 죽는 원인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혼획’이다. 혼획이란 어업 과정에서 목표하지 않은 종이 걸리는 것을 뜻한다. 상괭이는 머리의 분기공을 통해 일정하게 수면 위로 올라와 호흡을 해야 하는데, 그물에 걸렸을 때 빠져나오지 못하면 숨을 쉴 수가 없어 질식하게 된다.
고래연구소가 카카오채널과 해양경찰서의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한 상괭이 혼획 좌초 현황을 살펴보면 2020년에는 해변에서 발견된 좌초가 272건, 그물에 걸린 혼획이 696건이었다. 2021년에는 좌초가 241건, 혼획이 262건이었고, 2022년에는 좌초가 260건, 혼획이 10건으로 조사됐다. 바다에서 떠밀려온 상괭이의 폐사 원인이 혼획이었을 가능성을 고려해보면 그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실제 플랜오션의 상괭이 부검에서도 이 같은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2022년부터 2026년 현재까지 모두 34마리의 상괭이를 부검했는데, 2022년 10마리에서 2023년 3마리, 2024년 4마리, 2025년 5마리, 2026년 3마리 등 모두 25마리가 혼획으로 인한 질식사가 폐사 원인이었다. 이는 전체의 73.5% 가량을 차지하는 수치다.
이영란 대표는 “인간과 가까이 사는 동물들은 연안에서 인간의 활동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나라마다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상괭이는 어업이 발달하면서부터 계속 죽어가고 있지만, 어느 정도 줄었는지 정확히는 모르는 상태”라며 “해당 지역에서 계속 살고 있는 상괭이는 어업을 하게 되면 그물에 걸리기 마련인데, 실제 보전 대책 같은 것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구민주·김주엽 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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