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커쇼야 황준서야… 잠실벌 당황시킨 KKKKKKK 호투, 최고 유망주 알 깨고 나오나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한화는 5일 잠실 두산전에 나설 선발 투수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당초 이날 선발은 외국인 투수 오웬 화이트의 순번이었다. 그러나 3월 31일 대전 KT전에서 수비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했고, 이날 선발 자리가 비었다.
한화는 재활에 6주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화이트의 부상 이후 재빠르게 손을 써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잭 쿠싱을 영입했다. 엄청 빠른 속도였지만 쿠싱이 한국에 도착한 것은 5일이었다. 지금 당장 선발로 뛸 수 없었다. 여기에 캠프 당시 선발로 준비해 빈자리의 유력한 후보자였던 베테랑 엄상백도 경기력 난조로 이미 2군에 내려간 뒤였다.
그러자 한화는 팀 내 최고 좌완 선발 유망주이자, 이번 오프시즌 여러 변화를 꾀한 황준서(21)에게 선발을 맡겼다. 올해 좌완 필승조 경쟁을 벌인 황준서는 시범경기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79로 썩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개막을 2군에서 맞이했다. 2군에서는 선발로 출격하며 1군에서 언제든지 길게 던질 수 있는 준비를 하던 상황이었다. 마침 대체 선발로 찾고 있던 1군과 딱 맞는 선수였다.
황준서는 1일 국군체육부대(상무)와 경기에서 3이닝을 던진 뒤였다. 휴식 시간은 사흘 뿐이었다. 하지만 김경문 한화 감독은 잘 던져줄 때가 됐다면서 큰 기대를 드러내면서, 상태가 좋으면 구체적인 투구 수 제한 없이 던질 수 있을 때까지는 던지게 놔두겠다며 믿음 또한 보여줬다.

그런 황준서가 가능성을 보여줬다. 황준서는 5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로 나가 4⅓이닝 동안 71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지며 이날 경기에서 패한(0-8) 팀의 한가닥 위안으로 떠올랐다. 단순히 경기 결과만 긍정적인 게 아니었다. 내용 또한 좋았다. 황준서의 업그레이드를 실감할 수 있는 경기였다.
1회 고비를 잘 넘긴 것부터 느낌이 괜찮았다. 황준서는 1회 선두 박준순에게 우전 안타, 정수빈에게 우전 안타, 그리고 양의지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무사 만루라는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예전의 황준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정신을 가다듬더니 집중력을 발휘하며 무실점 호투를 벌였다.
카메론을 루킹 삼진으로 잡은 것에 이어 안재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힘을 냈다. 이어 양석환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1회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1회부터 보인 달라진 점은 패스트볼과 짝을 이루는 결정구로 느린 커브를 추가한 것이었다. 커브 연마에 공을 들인 황준서는 이날 110㎞대 초·중반에 각이 큰 커브를 적절하게 섞으면서 카운트 싸움에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커브가 스트라이크로 들어가자 유리한 카운트를 잡을 수 있었고, 이후에는 자신의 주무기인 스플리터까지 쓰면서 타자들의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했다. 구속 차이가 30㎞에 이르는 패스트볼과 커브를 동시에 노리는 것은 어려웠다. 패스트볼 타이밍을 잡고 있으면 뚝 떨어지는 커브가 존으로 들어오니 두산 타자들의 헛방망이가 자주 나왔다.
1회 안재석을 비롯, 3회 박준순, 4회 카메론과 양석환까지 모두 커브를 통해 삼진을 잡아냈다. 이날 7개의 삼진을 잡았는데 이중 4개가 커브였다. 두산 타자들이 혼란스러울 만했다. 지난해 황준서는 커브를 던지기는 했으나 구사 비율은 8% 남짓이었다. 주구종이 아니었고, 결정구로 쓰는 구종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러나 이날은 비율이 23.9%까지 올라왔다. 오히려 주무기인 스플리터보다 더 많이 썼다.
비록 5회 주자 두 명을 깔고 마운드를 넘긴 뒤, 후속 투수의 3점 홈런 허용으로 2실점이 올라가기는 했지만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특히 패스트볼과 커브의 조합은 알고도 치기 어려울 만한 위력이 있었다. 이날처럼 커맨드만 잘 된다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엿보였다. 비록 패전을 안았지만, 누구도 황준서를 탓하지 않은 날이었다. 오히려 거대한 희망을 본 채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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