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에 ‘봄 보약’ 나물 천지

광주일보 2026. 4. 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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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품질관리사 김대성 기자의 ‘농사만사’]
독초와 구별하고 중금속 잔류 농약 등 안전 주의해야
손질한 달래.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깨우듯 향긋한 향을 품고 있어, 많은 사람이 이 시기만 되면 봄나물을 찾는다. 산과 들에서 자라는 나물은 자연의 기운을 그대로 담고 있어 ‘봄 보약’이라는 표현까지 붙는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요즘 나물은 산이나 들에서 캐고 뜯는 것이 아니라 재래시장이나 집 주변 마트에서 사서 먹는 식재료다. 한가롭게 나물을 캐는 풍경이 사라진 지 이미 오래고, 시설재배로 나물을 사시사철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봄나물의 본격적인 출하 시기는 2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다. 과거에는 3~4월에 출하가 집중됐지만, 최근 시설 재배 확대로 12월부터 일부 물량이 나오고 있다.

봄나물의 선두주자는 냉이와 달래다.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식탁에 가장 먼저 오른다. 이름만으로는 헷갈릴 수 있지만, 뿌리의 모양과 잎의 생김새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뿌리가 곧고 길게 뻗어 있어서 마치 작은 인삼 같은 것이 냉이고 둥글고 하얀 알뿌리에 작은 마늘이나 파처럼 생긴 것은 달래다. 모두 흙냄새와 봄 향기를 동시에 품은 귀한 채소다. 냉이는 잎·줄기·뿌리까지 먹는 봄나물로 향을 살리기 위해 국·찌개·무침·전·샐러드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된다.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춘곤증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비타민 B군은 에너지 생성에 관여해 몸의 활력을 높이고, 비타민 C와 항산화 성분은 환절기 감기 예방에 효과적이다. 달래는 봄나물 중에서도 강한 향을 갖고 있다. 알리신(allicin) 계열의 황화합물로 마늘과 파에 풍부한 성분이다. 항균·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며, 혈액 내 콜레스테롤 산화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달래에는 비타민 C와 베타카로틴도 함께 들어 있어 면역 세포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봄철 잦은 피로감이나 감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봄나물에서 뺄 수 없는 것이 ‘산나물의 왕’이라고 불리는 취나물이다. 취나물은 단일 종의 나물이 아니라 국화과에 속하는 나물 가운데 식용할 수 있는 것 모두를 일컫는 말이다. 참취, 곰취, 개미취 등 국내에만 60여 종이 자라는데 이 중 24종이 식용으로 쓰인다. 그중 취나물 하면 참취를 말할 정도로 참취의 수확량이 많다. 쌉싸래한 향이 있고 약간은 뻣뻣한 느낌이 있다. 잎은 녹색이고 넓은 편이며 잎이 쐐기 모양이다.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며 특히 비타민A 함량이 높다. 체내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효과적이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쌈으로 먹으면 고기와 잘 어울리고 나물만 무쳐도 향이 충분히 살아나며 비빔밥에 넣어서 먹으면 별미다.

예쁜 이름의 세발나물도 있다. 바닷가 사람들만 즐겨 먹던 세발나물은 해남에서 시작된 재배가 남쪽 해안의 간척지로 퍼지면서 점차 전국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대표적인 봄나물로 자리 잡았다. 영양도 풍부한데 칼슘은 시금치의 스무 배, 칼륨은 바나나의 열두 배에 이른다. 봄철 나른해지기 쉬운 몸에 필요한 비타민 C도 풍부해 항산화, 항노화,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봄나물은 영양이 풍부하지만, 야생에서 채취하고 주로 가열 없이 섭취하기에 중금속 등 안전이 보장되는 것만을 먹어야 한다. 냉이와 달래, 씀바귀 등은 흐르는 물에 충분히 세척해 잔류농약 등을 제거해야 하며, 섭취 후 마비, 복통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 등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 산나물과 닮은 독초를 잘못 알고 먹으면 복통·구토 등 이상증세가 나타날 수 있어 채취와 섭취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나물인 줄 알고 나눠 먹었다가 집단 중독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봄동 비빔밥’ 유행과 봄나물 열풍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봄나물 등 농산물의 안전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먹을거리 안전은 특별히 주의하고 스스로가 챙겨야 하는 법이다.

/글·사진 = 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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