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자영업자의 한숨, 사람 쓰기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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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의 공기가 예전 같지 않다.
이미 가게를 운영하며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사람 걱정 없이' 장사할 수 있는 환경이다.
자영업자들이 안심하고 사람을 뽑을 수 있도록 '근로자 안심 채용 보험' 같은 구조적 제도나 장치가 필요하다.
고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회가 함께 나눌 때 비로소 자영업자는 다시 사람을 믿고 채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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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의 공기가 예전 같지 않다. 불은 켜져 있지만 마음은 점점 어두워진다. 요즘 자영업자들은 같은 말을 반복한다. “장사가 힘든 게 아니라 사람 쓰기가 무섭다.” 이 짧은 한마디에는 단순한 어려움을 넘어 오랫동안 버텨온 이들이 처음 마주한 깊은 두려움이 담겨 있다.
한때 직원 채용은 희망이었다. 손님이 늘고 가게가 자리를 잡아간다는 신호였기 때문이다. 사람을 구하는 일은 곧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사람을 뽑는 순간부터 걱정이 앞서고 일하는 시간보다 그 이후가 더 크게 다가온다. 무단결근, 근로 태만, 갑작스러운 퇴사. 그것만으로도 버거운데 더욱 힘든 것은 그 다음이다. 규정대로 조치를 취해도 분쟁으로 이어지고 자영업자들은 행정기관을 오가며 시간과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정작 장사에 집중해야 할 시간에 생업은 흔들리고 의지마저 꺾인다. 작은 가게를 지키는 이들에게 이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사람들은 말한다. “법대로 하면 된다”고. 그러나 현장의 자영업자들에게 법은 여전히 멀고 복잡하다. 하루를 버티기 힘든데 절차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일은 또 다른 부담이다. 결국 많은 이들이 “차라리 혼자 하겠다”, “가족끼리 버티겠다”고 말한다. 이는 포기가 아니라 감당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의 선택이다. 그러나 그 선택이 쌓일수록 일자리는 줄고 골목은 조용해진다. 자영업자의 한숨은 지역경제의 침체로 이어진다. 이 같은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어려움에 머물지 않는다.
지난달 19일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방경제 침체가 가속화되면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이 확대되고 경제 전체의 효율성과 안정성도 떨어진다”며 ‘지방 문제’가 곧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 지역경제의 뿌리가 흔들리면 국가경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 뿌리는 어디인가. 바로 골목의 자영업자들이다. 지역 상권이 살아야 지방이 살고 지방이 살아야 국가가 균형을 찾는다. 그러나 지금 자영업자들은 장사의 어려움을 넘어 ‘고용의 두려움’ 앞에서 멈춰 서 있다. 사람을 쓰는 순간 시작되는 불안이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는 창업·운전·설비 자금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 현장에서는 더 절실한 사안이 따로 있다. 이미 가게를 운영하며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사람 걱정 없이’ 장사할 수 있는 환경이다. 이 기본이 무너지면 어떤 지원도 체감되기 어렵다.
제도의 균형을 다시 세워야 한다. 근로자의 권리는 보호돼야 한다. 동시에 성실하게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역시 보호받아야 한다. ‘근로계약 위반’이나 ‘무단 결근’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명확한 판단이 이뤄져야 하고 법률 지원 역시 실제 해결로 이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 예방이다. 자영업자들이 안심하고 사람을 뽑을 수 있도록 ‘근로자 안심 채용 보험’ 같은 구조적 제도나 장치가 필요하다. 고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회가 함께 나눌 때 비로소 자영업자는 다시 사람을 믿고 채용할 수 있다. 자영업자들이 바라는 것은 단순하다. 마음 놓고 사람을 쓰고 함께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정이다. 그 기반이 있어야 가게와 일자리가 유지되고 골목의 온기도 되살아난다.
지방경제를 살리는 길은 멀지 않다. 자영업자가 살아야 골목과 지역이 살아나고 그 힘은 국가경제로 이어진다. 이제는 응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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