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인천버스조합, 독단 계약 패소하고 또 인천시 배제
인천시 빠진 교통카드 ‘사업자 선정’… 10년 전과 똑같네
공개 입찰 등 지켜지지 않은 ‘약속’
준공영제 보조금 지급 ‘공공성 확보’
市 “세부협상때 사회환원 논의를”

준공영제 버스에 매년 막대한 시민 혈세를 쏟아부으면서도 정작 인천시버스운송사업조합이 교통카드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배제된 것으로 드러난 인천시(3월30일자 6면 보도)가 10년 전에는 버스조합 측과 갈등을 빚으며 직접 사업자 선정을 추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버스조합이 반발하며 제기한 소송에서 인천시는 사실상 승소해 교통카드 사업자 선정을 주도할 법적 근거는 물론 대비책도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버스조합은 20년 전인 2006년 교통카드 사업자인 (주)이비(현 (주)이동의즐거움)와 ‘통합교통카드 시스템 구축 계약’을 맺었다. 양측 간 계약이었는데, 2009년 버스 준공영제 도입과 수도권 통합 요금제 시행, 버스 하차단말기 설치 등이 추진되면서 계약 당사자에 인천시도 포함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2012년 5월 인천버스조합이 인천시를 배제하고 교통카드 사업자와 독단으로 추가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2016년 5월까지였던 계약기간을 2026년 5월로 10년 연장한 게 골자다. 인천시는 버스조합과 사업자 간 이뤄진 계약을 인정할 수 없다며 버스조합에 해당 계약에 대한 해지통보를 했고, 2016년 자체 공개 입찰을 진행해 (주)한국스마트카드(현 (주)티머니)를 차기 사업자로 선정했다.
인천버스조합과 기존 사업자인 이비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들은 인천시를 상대로 ‘사업자 선정 절차 중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당시 법원은 가처분 소송을 모두 기각하면서 인천시 손을 들어줬다.
경인일보가 확보한 당시 1심 판결문을 보면 재판부는 “버스요금 징수 시스템 구축과 단말기 설치, 준공영제 버스운송사업 등이 인천시 보조금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공공성에 비춰 볼 때 공익을 위해 ‘공개입찰’ 등을 통한 공정한 방법으로 사업자를 선정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2심에서는 준공영제 보조금 지급에 대한 실효성과 공공성 확보를 위한 인천시의 신규 사업자 선정 권한을 인정하면서도, 인천버스조합 역시 버스요금 징수와 수입금 정산에 대한 당사자로 본질적 계약 체결권이 있다고 했다. 즉, 재판부는 양쪽 모두 사업자 선정 권한이 있으니 ‘상호 협의’를 통해 조율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후 인천시는 인천버스조합과 원만한 합의를 위해 앞서 선정한 한국스마트카드와 협약을 해지했다. 그러면서 인천버스조합과 이비의 계약 연장을 인정하는 대신 버스정보시스템 등 관련 인프라가 새로 구축되면 기부채납받기로 했다. 또 인천시는 계약의 공정성을 위해 향후 신규 계약 체결 시 공개 입찰을 유도하고, 인천시에 유리한 사항이 반영되도록 검토한다는 내부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10년이 흐른 현재, 교통카드 신규 사업자는 다시 인천버스조합의 주도로 선정됐다. 사업자는 기존 이동의즐거움에서 티머니로 바뀌었지만, 선정 과정은 공개입찰이 아니었고 협상 주체에 인천시도 포함되지 않았다. 선정된 사업자는 인천버스조합에 적정 대가 지불을 약속했고, 그 대가의 사용 권한은 조합이 갖게 됐다. 매년 2천억대 예산이 투입되는 준공영제 버스의 교통카드 사업에서 티머니가 제시한 대가의 규모와 사용처를 정작 인천시와 시민들은 알지 못한다. 서울시가 대중교통 운영의 공공성을 위해 티머니 지분 36.16%를 소유한 것과 대조적이다.
인천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과거 소송과 타 지자체 소송 사례 등을 종합하고 충분한 내부 회의를 거쳐 조합에서 신규 사업자를 선정하도록 결정한 것”이라며 “제안요청서에 사회환원 등 협력 방안을 담도록 했다. 버스요금 단말기 등 관련 인프라의 교체와 유지보수도 모두 신규 사업자가 담당하게 돼 인천시 부담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상은 조합과 사업자 간 이뤄져 선정 과정에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모른다”며 “세부 협상 단계에서 구체적인 사회환원 사업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조경욱 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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