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단락 된 출퇴근 노인 무임승차 제한

중부일보 2026. 4. 5. 19: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되는 것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가운데 노인 무임승차 제도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뜨겁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 혼잡 완화를 위해 노인들의 무임승차를 한시적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 정치권과 지자체를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더구나 특정 시간대 이용 제한은 노인 세대를 사회적 효율성을 저해하는 '비생산적 존재'로 낙인찍는 부작용을 낳는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되는 것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적인 추세다. 이런 가운데 노인 무임승차 제도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뜨겁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 혼잡 완화를 위해 노인들의 무임승차를 한시적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 정치권과 지자체를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그러자 대한노인회가 강력한 우려를 표명하고 청와대가 "제한 계획이 없다"고 공식 확인하며 진화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아마도 조만간 있을 선거보다 노인 복지의 본질과 사회적 합의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지금 무임승차 제한 논의의 이면에는 도시철도 공사의 누적 적자와 출퇴근 시간대의 극심한 혼잡이라는 현실적인 고민이 없지 않다.

다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손쉬운 방안으로 노인 세대의 이동권을 제약하려 한 발상은 위험하고 편의주의적이다. 대한노인회의 지적대로 대개의 이른 아침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노인 상당수는 건물 청소나 경비 등 저임금 노동에 종사하는 생계형 이용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무임승차 혜택은 단순한 복지를 넘어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사회적 안전망이다. 이를 제한하는 것은 가장 취약한 계층의 발을 묶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특정 시간대 이용 제한은 노인 세대를 사회적 효율성을 저해하는 '비생산적 존재'로 낙인찍는 부작용을 낳는다. 노인들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혼잡의 원인으로 몰아세우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세대 간 갈등을 증폭시키고 노인 소외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 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헌신해 온 어르신들에 대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우라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어떠한 불이익도 없게 하겠다는 청와대의 약속은 국가가 복지의 원칙을 흔들림 없이 고수하겠다는 의지로 읽혀 다행스럽다. 대중교통 혼잡 문제는 노인들의 이동권을 뺏는 방식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으로 해결해야 한다. 정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유연근무제와 시차 출퇴근제 활성화가 바로 그 정답이다. 공공기관이 선도하고 민간 기업이 동참해 출근 시간대를 분산시킨다면, 노인들의 이동권을 침해하지 않고도 대중교통 이용의 질을 충분히 높일 수 있다. 아울러 도시철도 적자 문제는 무임승차 손실분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 확대와 운영 효율화 등 다각적인 정책적 노력을 통해 풀어가야 할 과제다.

결코 노인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노인 세대는 국가가 어려울 때마다 지혜를 모아 위기 극복의 중심이 돼왔다. 경제 상황이 엄중할수록 정부는 하위 계층과 노인 세대를 위한 두터운 보호막을 유지해야 한다. 복지 축소가 아닌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상생할 수 있는 지혜로운 행정이 필요하다. 이번 논의를 계기로 노인 이동권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세대 간 배려와 공존이 가능한 성숙한 교통 복지 모델이 정착되기를 바란다.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