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에 ‘노무현 비극’ 소환 멈춰야…국민 죄책감 이용하는 행태”

전영기·강윤서 기자 2026. 4. 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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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무현 사위’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론’을 거부한 소신
“법 왜곡죄로 ‘삼권 종속’ 발생 우려…경찰도 얼마든 수사권 남용할 가능성”
“유시민 ABC론, 가치 지향이 이익 지향보다 우월하다는 지나친 일반화”

(시사저널=전영기·강윤서 기자)

4월1일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사저널TV 《전영기의 빅샷》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팬덤 정치'가 확산한 여의도 정치권에서 당론을 반대하는 행위는 당원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초선·서울 종로)은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 대장정에서 '레드팀'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법왜곡죄에 대한 당내 유일한 반대 표결부터 유튜브 권력에 대한 비판까지. 그는 어떤 소신으로 이 길을 걷고 있을까.

곽 의원은 4월1일 시사저널TV 《전영기의 빅샷》에 출연해 "당원의 뜻이라도 근거가 불충분하거나 잘못된 뜻을 받아들이는 것은 국민에게 해가 되는 선택"이라며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서 함부로 주장하는 이들에게 제가 굴복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법왜곡죄에 대해선 "제도는 설계자의 의도대로만 시행되지 않고, 법은 사람과 사건을 가리지 않는다"면서 "경찰이라고 해서 수사권을 남용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며 역효과를 거듭 강조했다.

곽 의원은 '유튜브 권력'을 중심으로 여권 분열을 시도하려는 세력을 겨냥해 "이들은 불리한 국면 때마다 정치적인 이유로 노무현 대통령을 끌어들이고 있다"라고도 비판했다. 그는 또 "검찰개혁은 그 자체로 정당성이 있으며, 특정인의 한을 풀어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노 전 대통령의 비극을 소환하는 것은 국민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하고 그걸 정치적 동력으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양심'이라고 소개받는 것을 거부했는데 이유가 궁금하다. 

"모든 사람에겐 양심이 있다. 저만 양심이 있다고 표현하면 타인을 비양심적인 사람으로 폄하하는 것이다. 저는 그런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실제로 그런 표현을 자주 쓰는 사람들 중에서 자신의 잘못된 이미지를 형성하려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저는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당론 거부 이후 여러 공격이 많았는데.

"뺨은 한 대만 맞아도 아프지만, 10대 맞으면 더 아프다. 100대 맞으면 더 심하다. 특히 부당한 비난을 받으면 더 아프다. 그럼에도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서 함부로 하는 주장에 굴복할 수 없다. 누구는 '감히 당원 뜻을 거역하느냐'고 비난하지만, 당원 뜻이라도 정당한 뜻을 받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근거가 불충분한 뜻을 받드는 것은 오히려 당원과 국민에 해가 되는 일이다. 정치인이 권력을 가졌다고 해서 국민에 함부로 해선 안 되듯, 유권자들도 정치인에게 자신의 잘못된 주장을 관철해 달라고 요청해선 안 된다. 또 어떤 정치인은 사익을 위해 대중에게 잘못된 주장을 해달라고 요구한다. 그건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국민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것으로 생각한다. 장인 어르신께선 가장 비극적으로 돌아가셨고, 그로 인한 슬픔은 가장 잘 알고 있다. 저는 단 한 번도 그 뜻에 어긋난 행동을 한 적 없다."

'유튜브 권력에 머리를 조아리며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도 했다. 

"현실 정치에서 '공식적인 권력'이 아니라 '비공식적인 권력'이 사실상 힘을 행사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정치인(공식 권력)에서 특정 유튜버들(비공식 권력)로 정치권력이 넘어가는 것이다. 가령 방송에서 김어준씨가 절하라고 해서 절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며 국민은 '정치인보다 유튜브 진행자가 더 위에 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또 유시민 작가가 《매불쇼》에 나가서 주장한 'ABC론'이 사회 전반에 가치 기준을 설정하는 것처럼 비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유 작가가 비공식적인 권력이 아니라면 고작 ABC론 때문에 정치 세력이 들끓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장동혁 대표가 전당대회 때 초반 지지율은 낮았다가, 고성국씨나 전한길씨 등 유튜브 세력의 지지를 얻으니까 바로 1등을 하지 않았는가. 누가 실질적인 권력자인지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정치 유튜버들의 정치 개입이 커지면서다. 현실 정치인들은 선거에 매우 취약하다. 당선되려면 공천을 받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 진영 내 영향력이 있는 유튜브 방송에 나간다. 유튜브 진행자들은 정치인들의 이런 생리를 이용해 선거와 후보자 선정에 개입한다. 그리고 유튜브에 출연하는 정치인들의 공적 발언을 통해 신뢰를 쌓고, 이를 통해 광고를 얻고 돈벌이를 한다. 결국 정치인들은 버젓이 광고 모델로 소비되는 셈이다. 제가 작년부터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단순히 개인을 향한 비판이 아니다. 그들의 권력적인 행위를 지적하는 것이다."

공소취소 거래설 등 유튜브 권력행사에 대한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비공식 권력의 힘이 세질수록 그 권력행사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정치는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권력만 행사하고 책임을 지지 않는다. 김어준씨나 유시민 작가가 공식 권력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는 곤란하다.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려면 실제로 '링' 위로 올라와야 한다. 링 밖에서 손가락질하지 말고 실제 시합을 해야 하는 것이 국민에게 책임 있는 자세다."

이른바 ABC론 등 여권 분열에 대한 논란은 어떻게 보나.

"유 작가의 ABC론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가치 지향적' 그룹과 '이익 지향적' 그룹으로 분류하는 것 같다. 가치 지향적인 사람은 터줏대감처럼 오랫동안 한 곳에 머물러 있고, 이익 지향적인 사람은 시류에 따라서 행동 방식이 달라진다는 얘기로 들린다. 그리고 '가치 지향적' 사람이 '이익 지향적' 사람보다 도덕적으로 혹은 현실적으로 더 우월하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하지만 정치라는 것은 가치와 이익이 공존하는데, 그것을 일반화시킨 논리다.

게다가 유 작가가 분류한 가장 우위의 A그룹(가치 지향형) 정치인에는 정청래 대표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포함시켰는데, 이들과 유 작가는 최근 민주당-혁신당 합당을 강하게 주장하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합당이란 것은 가장 큰 형태의 정계 개편이다. 당시 합당을 찬성하는 이들의 핵심 취지는 '합당을 하지 않으면 현실적인 정치적 이익을 잃게 된다'는 것이었다. 즉 유 작가의 논리대로면 이는 현실적 정치 이익을 주장하는 B그룹(이익 지향형)에 해당되지 않은가."

논리 자체가 지나친 일반화이고, 모순이 있다는 지적으로 들린다.

"특정인의 이익보다 공동체의 이익이 우선돼야 하고, 이익보다는 보편적인 가치가 더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 이익의 보편화에 따라서 실제로 이익이 가치로 전환되기도 한다. 우리가 이름만 쫓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이익도 추구해야 옛말의 '명실상부'하다는 것 아니겠는가. 가치와 이익이 서로 부합하며 공존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상태다. 가치만을 얘기하고 이익이 따라오지 않으면, 옛 어른들은 그것을 '유명무실'이라고 한다."

4월1일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사저널TV 《전영기의 빅샷》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노무현 대통령은 가치와 이익 중 어디에 더 가까웠다고 보는가.

"어르신께 직접 들은 말씀과 제가 이해한 노무현 정신을 토대로 말씀드릴 수 있다. 먼저 어르신께선 아무리 자신에게 이익이 있어도 정치적인 명분이 없는 행위를 하지 않으셨다. 우리 정치가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데 저해가 되는 선택이나 결정을 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정치적 이익이 있는 경우에는 늘 고민하셨다. 그때마다 '내가 가장 손해를 많이 보는 선택을 한다. 그것이 결국 정치적 명분에 부합하는 선택이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궁극적으로 자신의 신념이 국가의 신념과 일치되도록 노력하셨던 분이다. 그 국가의 신념은 국민의 행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실용 추구형이라는 관측이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

"이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처럼 '다수 국민의 최대 행복을 찾는 것'이 정치의 목적이다. 만약 이 '최대 행복'이 '다수의 이익'이라면 그게 보편적인 가치가 되는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의 말씀은 자신만의 독단적인 신념을 위해서 공동체의 이익을 해치는 경우는 그 신념을 접어야 하며, 궁극적으로 그 신념보다 공동체의 이익이 우선돼야 한다는 뜻이라고 이해했다. 그 말씀에 따라 대통령이 통치하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찰개혁 얘기도 해보자. 78년만에 검찰청이 폐지됐는데 소회가 어떤가.

"두 가지 생각이 든다. 우선 검찰개혁의 핵심은 검찰권 남용을 막는 동시에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본질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제도 설계가 중요하다. 단순히 음식점 이름을 바꾼다고 맛이 바뀌는 것이 아니듯 검찰이란 이름만 없어진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제도 설계 때문에 국민이 범죄로부터 피해를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두번째는 정청래 대표가 봉하마을을 찾아 '검찰개혁을 입에 올릴 때마다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한다'고 했는데, 그러지 않으셔도 좋을 것 같다. 검찰개혁은 노 대통령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해야 되는 것이다. 자꾸 그렇게 말하면 국민이 오해하실 수 있다. 노 대통령이 검찰의 피해자로만 인식되길 원치 않는다. 국민을 위한 대통령으로 부각되길 원한다."

반대 표결한 법왜곡죄가 통과된 상황에서 수사 체계에 대해 어떤 우려가 있나.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없거나 불가능해지면 그 피해는 국민이 입게 된다. 검찰 수사권을 뺏어 경찰한테 모두 주면 경찰의 수사권 남용은 걱정이 안 되나. 과잉 수사뿐만 아니라 수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도 수사권 남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수사권이 비대해진 상황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의 통제받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독자적인 권력기관이 될 수 있는 점도 걱정된다. 아울러 법왜곡죄로 인해 이 법을 담당하는 수사기관이 모든 사법기관 상위의 기관이 될 제도적 가능성도 열려있다. 그렇게 되면 삼권 분립이 아니라 삼권 종속이 될 수 있다. 법왜곡죄 때문에 고발이 이어지면서 사건이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법은 사람과 사건을 가리지 않고, 제도는 설계자의 의도가 아니라 제도 자체의 속성에 따라 움직인다."

조작기소 의혹 관련 국정조사를 둘러싼 갑론을박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 취소를 위한 과정이라는 비판은 어떻게 보는가.

"국민의힘에서 그런 주장을 제기하고 있는데, 우려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믿는다. 국감국조법(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8조에는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돼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수사 절차가 적법했는지를 보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만약 실체를 건드리려 한다면 불법적인 국정조사가 될 것이다. 특히 대북송금 사건에 대해서도 확실한 것은 이 사건은 정치 검찰의 사실상 마지막 사건이란 점이다. 검찰권의 남용이 있었느냐 아니냐가 국민의 관심사다. 그 취지에 맞게 국정조사가 진행되길 바란다."

과거 대북송금 사건을 맡은 박상용 검사에 대한 탄핵안 표결 당시 기권표를 던졌다.

"그때 상황으로 돌아가면 참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탄핵은 공직자의 지위를 박탈하는 중대한 처분이다. 그에 부합하는 사정과 근거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제 정치적 이익 때문에 타인의 이익을 희생시킬 수는 없다. 당시 박상용 검사는 제가 처음 듣는 이름이었는데 탄핵 사유를 봐도 제가 판단하기에는 근거가 불충분했다. 그래서 기권했다. 충분한 근거가 있었으면 찬성했을 것이다. 다만 그때 저는 정치적인 책임을 지고 원내부대표직에서 사임했다."

2월26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형법 개정안 수정안(법왜곡죄)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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