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가짜 영상에 습격당한 중국 배우들…“얼굴·목소리 무단 학습 권익침해”
중국 배우조직 AI 무단 생성 비판 성명
영상 제작 시 허가와 수익배분 요구도

“당신이 원정룽이라고요? 그러면 나는 누군데요?”
중국 배우 원정룽은 지난해 자신을 사칭한 온라인 플랫폼 쇼핑 생방송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과거 자신이 출연했던 방송 화면이나 몰래 촬영한 영상 등을 AI로 학습시켜 만든 ‘원정룽’이 여러 채널에서 화장품 등을 팔고 있었다. 원정룽은 생방송 진행자가 가짜 원정룽이라고 지적하자마자 채팅방에서 차단당했다며 “내가 나라는 것을 증명하기 어렵다”고 중국중앙TV(CCTV) 인터뷰에서 토로했다.
배우의 이미지나 목소리를 무단 학습시켜 만든 AI 영상 문제는 중국에서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 배우 조직이 나서 AI 영상을 통한 배우 권익 침해를 비판하고 합법적으로 만들어진 영상의 정당한 수익 분배를 요구했다.
5일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배우·성우 조직인 중국광파전시조직연합회 배우위원회(위원회)는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위원회는 배우의 음성과 이미지를 무단 활용한 생성물은 “배우의 초상권, 음성권 등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AI 생성 콘텐츠가 비상업적·공익적 목적으로 제작되거나 ‘팬 아트’를 표방하고 이를 영상물에 표시하더라도 권익 침해에 해당한다고도 밝혔다.
위원회는 “개인이나 단체는 당사자의 정식 허가 없이는 이러한 자료를 수집·활용·합성·배포해서는 안 된다”면서 “감독을 소홀히 한 플랫폼을 상대로 법적 조처를 하는 배우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영화·방송·예술 분야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AI를 합법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지원하며, 배우의 음성·이미지 사용 허가 및 수익 분배에 관련한 투명한 제도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 법원은 2024년 8월 자신의 목소리를 도용당한 성우가 AI 개발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목소리도 저작권에 해당하며 법적 보호의 대상이라고 판결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AI가 생성·합성한 콘텐츠에는 반드시 해당 사실을 표시하도록 하는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원정룽의 사례에서 보이듯 AI를 활용한 가짜 생방송 문제를 바로잡는 일이 어려워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배우들이 AI로 급속하게 대체되고 있다는 점도 이번 배우 조직 성명의 배경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1분 이내의 단편 드라마가 영상 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단편 드라마 배우들이 AI로 대체되는 변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해외에 경쟁자 없이 중국이 선두를 달리는 분야라 당국도 신산업으로서 밀어주고 있지만 배우 실업 문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고 전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편 영화는 캐스팅이 이뤄지지만 단편 드라마는 완전히 AI로 대체돼 촬영이 올스톱됐다”고 전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단편드라마는 2024년 시장 규모 505억 위안(10조 원)을 돌파했고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0%를 넘어섰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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