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쓰레기봉투, 일본은 투석용 튜브 '비상'…모든 물자 부족 시대

박수빈 2026. 4. 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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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으로 석유·석유화학 원료 공급이 막히자 비닐봉지를 비롯한 세계 거의 모든 물자에 '빨간불'이 켜졌다.

말레이시아의 장갑 제조업체들은 고무 라텍스 제조에 필요한 석유 원료가 부족해 의료용 장갑을 전 세계에 공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시아 각국은 비축유 방출, 연료 가격 상한제, 근로 시간 단축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4월부터는 전쟁 이전에 출발한 마지막 원유 선적분이 도착해 공급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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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프타·플라스틱 수지 등 부족 아시아 강타
의류·생수병·화장품까지 타격
전쟁 한달 째, "미국으로도 위기 확산"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방산시장의 포장재 판매 점포를 찾은 한 시민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동 전쟁으로 석유·석유화학 원료 공급이 막히자 비닐봉지를 비롯한 세계 거의 모든 물자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발, 의류, 심지어는 의료품까지, 연료 가격이 폭등하자 일상 용품 제조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운송에 크게 의존하는 아시아가 직격탄을 맞았다.

5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쓰레기봉투 사재기가 발생했고 대만 쌀 농가는 진공 포장용 봉투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의료제품 또한 비상이 걸렸다. 일본에서는 만성 신부전 환자들이 혈액투석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의료용 튜브 부족으로 치료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장갑 제조업체들은 고무 라텍스 제조에 필요한 석유 원료가 부족해 의료용 장갑을 전 세계에 공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 업체들은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태국의 대형 포장재 도매업체는 음식점과 배달업체가 쓰는 투명 셀로판 봉지 가격을 10% 올렸다. 인도에서는 생수병 뚜껑 가격이 전쟁 이후 네배나 상승했다. 국내 라면 업체 농심은 포장재 공급업체가 한 달 치 재고만 있다고 밝혀 즉석라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화장품같이 포장재 의존도가 높은 소비재가 가장 먼저 부족 사태를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저장성 하이닝의 한 폴리에스터 제조업체는 원료 가격이 50% 급등해 신규 주문을 중단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포장재 가격이 두 배로 오르자, 기업들이 포장 두께를 줄이고 있다. 일부는 종이·유리·알루미늄·재활용 플라스틱 같은 대체재를 검토하는 중이다. 그러나 내구성·안전 규정·생산라인 전환 문제로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동은 필수 원자재를 공급하는 세계적 거점이다. 중동은 세계 나프타의 17%, 플라스틱 수지의 30%, 비료 원료인 황의 45%, 반도체·의료·항공에 쓰이는 헬륨의 33%를 제공한다.

이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에서는 콘돔 제조업체들이 포장재와 실리콘 오일, 암모니아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호소했다. 미국 농가의 비료 가격은 이미 3분의 1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때처럼 충격이 단계적으로 퍼지는 ‘순차적 공급 붕괴’가 서쪽으로 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시아 각국은 비축유 방출, 연료 가격 상한제, 근로 시간 단축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4월부터는 전쟁 이전에 출발한 마지막 원유 선적분이 도착해 공급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JP모건은 “문제의 초점이 가격에서 물리적 부족으로 옮겨갔다”며 “아시아는 더 이상 예방 단계가 아니라 실제 위기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내일 정상화되더라도 플라스틱 산업이 안정을 되찾기까지는 최소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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