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조 전쟁 추경' 여야 힘겨루기 본격화…'고유가 피해지원금' 신경전 거세
지방정부 재정부담 우려 관련 李 대통령 5일 "재정여력 8.4조 증가" 반박도

정치권이 26조 원 규모의 정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국회 처리 시한을 앞두고 본격적인 힘 겨루기에 나서고 있다.
여야 모두 중동 사태에 따른 경제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추경 편성엔 공감하고 있지만, 세부 사업을 놓고 대립하는 모양새다. 특히 5조 원에 달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놓고 신경전이 거세, 정치권 갈등의 뇌관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이번 추경을 6·3 지방선거를 앞둔 '선거용 돈풀기 추경'으로 규정 지은 뒤, 추경 목적에 맞지 않는 이른바 '매표용' 사업 예산을 대폭 손질하겠다는 방침이다.
주요 삭감 대상은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2205억 원)·가정용 미니태양광(250억 원)·태양광 보급(624억 원)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1550억 원) △국세청 체납관리단 운영(2134억 원)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706억 원) △K-콘텐츠 펀드(500억 원) △예술인 생활안정자금(320억 원) △ICT융합스마트공장 보급 확산(870억 원) △AI 데이터센터 건설(140억 원) △관광산업 융자지원 2800억 원 등이다.
무엇보다 소득하위 70%를 대상으로 1인당 10만-60만 원씩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4조 8252억 원)'의 현금성 지원을 겨냥하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향한 노골적인 선거용 재정 동원이라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대신 해당 재원을 운수업계나 소상공인 등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계층 지원에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유류세 인하 확대(15%→30%), 화물차·택시·생계형 화물차운행자 유류보조금 지원(1인당 60만 원) 등 '국민생존 7대 사업' 증액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고유가 피해지원금과 문화·예술 지원 등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사업에 대해서도 정부 원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동 사태 여파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석유화학이나 유가 관련은 물론 광범위한 분야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 4일 충남 아산시 온양온천전통시장 일대를 찾아 "여당 대표로 숨 넘어가는 민생 경제에 산소 호흡기를 대드리는 민생 추경안을 가장 빠른 속도로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켜 조금이라도 회복 활기를 불어 넣겠다"고 강조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경우 취약 계층을 선별 지원하면서 민생 회복·소비 진작의 효과가 기대되고, 문화·예술 분야는 경기 악화 시 충격이 큰 만큼 만큼 공적 지원을 통해 생태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부담 증가 우려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5일 "확대된 재정여력에 대한 지방정부 자율 결정권을 침해하냐고 비판하는 것은 몰라도 재정부담 증가는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이번 추경에서 지방정부 재정 여력 보강을 위해 지방정부에 주는 돈(지방교부세라 호칭)은 9.7조 원(9조 7000억 원)이고, 지원금 사업에 드는 지방정부 부담금은 1.3조 원(1조 3000억 원)이니 지방정부 재정 여력은 8.4조 원(8조 4000억 원)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지방의 재정부담이 늘었나, 줄었나"라며 "명백히 줄었다. 이것은 초보 산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사업(피해지원금)은 강제가 아니니 지방정부는 20-30% 부담이 싫으면 안 해도 된다"며 "그런데 지역주민에 대한 지원금 중 중앙정부가 70-80% 부담해 주는 이익이 크기 때문에 거부할 이유가 없다. 정부가 조금 더 부담해 주기를 바랄 수는 있지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7-8일 예결위 종합정책질의 및 부별 심사 뒤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할 계획으로, 앞서 여야는 10일까지 추경안 처리를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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