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달리기로 풀어낸 수행의 의미

지찬 스님이 달리기를 통해 수행의 의미를 새롭게 풀어낸 에세이 '스님의 달리기'를 펴냈다.
이 책은 일상 속에서 시작된 달리기가 수행의 한 방식으로 확장되는 과정과 몸과 마음의 균형을 탐색하며 일상의 수행을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사유의 여지를 전한다.
스님은 신호등의 초록불이 깜박이는 순간 무거워진 몸을 느끼며 달리기를 시작했다. 이후 취미로 이어진 달리기는 점차 깊어졌고, 결국 울트라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1만1천450㎞를 달리는 기록으로 이어졌다.
저자는 길 위에서의 달리기와 좌선을 중심으로 한 불교 수행이 서로 다른 방식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맞닿아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호흡을 알아차리는 수행인 '수식법'과 달리기의 호흡이 닮아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달리기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억지로 조절한 호흡은 오래 이어지지 않으며 몸의 리듬을 받아들이고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를 때 다시 달릴 수 있다는 깨달음에 이른다. 지찬 스님은 이를 두고 "달리기는 움직이는 좌선이고, 좌선은 멈춘 달리기와 닮았다"고 표현한다.
책은 달리기를 통해 체득한 '덜어냄'의 가르침도 강조한다. 마음이 앞서면 몸에 무리가 가고 결국 멈추게 되지만, 욕심을 내려놓을수록 오히려 몸은 더 자유롭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저자는 숨이 가빠지는 지점에서 한 걸음 물러서는 법을 배우며, 달리기의 리듬이 삶의 속도까지 조율해 줬다고 말한다.
또한 불교 경전 '법구경'의 구절을 인용하며 욕심을 줄이고 만족을 아는 삶의 중요성을 짚는다. 다만 수행자이면서 동시에 한 사람으로서 마라톤 기록과 완주에 집착하거나 대회 참가에 실패해 실망하는 모습도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집착이 올라오는 순간마다 경전의 문장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밝힌다. 붙잡으려 할수록 흔들린다는 단순한 진리를 몸으로 익혀가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책에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얻은 성찰이 담겼다. 달리기와 수행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자기를 넘는다'는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며, 흔들리는 순간에도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윤태민 기자 ytm@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