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종교도 직업도 넘어섰다…‘힙한 불교’ 박람회 가보니

김지은 여행플러스 기자(kim.jieun@mktour.kr) 2026. 4. 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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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전부터 ‘구름 인파’…서울국제불교박람회
인형뽑기·디제잉 파티 등…불교에 몰린 MZ들
타종교 신자까지 찾아가는 문화 공간으로 확장

인형 뽑기, 생일 카페, 굿즈, 디제잉 파티.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는 콘텐츠가 ‘불교’라는 이름 아래 한데 모였다.

서울국제불교박람회의 부처님 생일카페 부스에서 스님이 방문객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오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열린다. 대한불교조계종이 주최하는 불교박람회는 ‘힙한 불교’ 열풍 속에 MZ세대가 찾는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는 사전 예약자만 5만 7000명을 넘기며 역대급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일 국제불교박람회 입장 대기줄/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행사 첫날인 지난 2일,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개장 전부터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전통은 어디까지 사랑받을 수 있을까. 그 답을 박람회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2030·타종교 신자도 찾는다... ‘다양성의 축제’
직접 찾은 행사장은 전통적인 종교 행사라기보다 하나의 문화 축제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불교를 주제로 예술, 의복, 식품, IT 산업 등 다양한 부스가 들어섰고 출가 상담과 명상, 다도 등 체험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운영됐다.

특히 2030세대를 겨냥한 콘텐츠가 눈에 띄었다. 입장 시 제공하는 코인으로 참여하는 ‘갓챠’, 인형 뽑기 체험, 부처님 생일카페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프로그램이 많았다.

불교박람회에서 판매하는 굿즈/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일부 부스는 ‘편집숍’을 연상케 했다. 키링, 모자, 티셔츠 등 불교 굿즈를 제작하는 ‘바반투’ 부스는 상품은 물론이고 불교 오브제를 사용한 포토존까지 갖춰 방문객이 끊이지 않았다.

이곳을 찾은 한 방문객은 “BTS RM이 입은 연꽃무늬 바지를 보고 예뻐서 구경 왔는데 갖고 싶은 굿즈가 너무 많다”며 “오늘은 ‘풀소유’를 하고 가겠다”고 말했다.

불교박람회의 다양한 콘텐츠/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관람객들은 불교라는 공통분모 아래 각기 다른 콘텐츠를 넘나들었다. 굿즈와 공예품을 둘러보다가 사찰 음식을 맛보고, 스님과의 대화나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식이다. 올해 처음 방문했다는 오승아 씨는 “한정된 IP로 이렇게 다양한 부스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게 재밌고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번뇌를 갈아 만드는’ 맷돌커피/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불교 교리와 연결 지은 티셔츠/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흥미로운 점은 겉보기에 불교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보이는 콘텐츠도 교리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맷돌커피 부스는 원두를 맷돌에 가는 과정을 ‘번뇌를 갈아 만드는 커피’로 풀이했고, 방석 판매 부스는 방석에 앉아 진행하는 명상 체험을 함께 운영했다. 좌훈기를 판매하는 부스 관계자는 “스님 중에 몸이 찬 분들이 많아 실제로 사찰에서 많이 사용한다”며 불교와의 접점을 소개했다.

이처럼 불교박람회에서는 서로 다른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수용된다. 특정 방식을 강요하기보다 각자의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존중하는 분위기가 ‘힙하다’는 표현으로 현대인에게 가닿고 있다.

국제불교박람회/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틀에 얽매이지 않은 박람회는 다양한 방문객을 불러 모았다. 실제로 현장에는 불자뿐 아니라 천주교·기독교 등 타 종교 신자들도 다수 방문했다. 수녀복 차림의 관람객도 눈에 띄었다. 나이와 종교, 직업을 넘어선, 다양성의 축제였다.
“모두가 편히 즐길 수 있도록” 운영 개편
주최 측은 관람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 운영 방식도 개선했다. 지난해 사전 예약자와 현장 예매 줄을 구분하지 않아 혼선이 빚어졌다는 지적을 반영해 올해는 입장 동선을 세분화했다.
작년보다 세분화한 입장 줄/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주말에는 혼잡에 대비한 대기 시스템도 도입한다. 주최 측은 “캐치테이블 같은 식당 예약 플랫폼처럼 번호표를 발급한 뒤 순서가 되면 알림을 보내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행사 공간 역시 확장했다. 이벤트홀 내부뿐 아니라 입장료 없이 이용 가능한 로비까지 부스를 배치해 관람 동선을 넓혔다. 머리카락을 자르고 법명을 받는 출가 체험, 명상 프로그램, 굿즈 판매 등 흥미로운 콘텐츠를 행사장 밖에서도 운영했다.

로비에 늘어선 부스/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외부 부스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출가 상담 부스. 머리카락 1cm를 자르면 스님에게 법명을 받을 수 있다./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최보경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사무국 팀장은 “작년에는 로비에 운영 및 후원사 부스만 배치했는데 올해는 외부 공간에도 체험형 부스를 배치했다”며 “박람회에 입장하지 않은 방문객도 불교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봉은사에서 열린 디제잉 파티 ‘야단법석’/사진=문서연 여행+ 기자
프로그램은 코엑스 앞 봉은사에서도 이어졌다. 행사 기간 동안 국제선명상대회, ‘야단법석’ 등 무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2일부터 이틀간 열린 디제잉 파티 ‘야단법석’은 높은 관심을 모았다. 우원재, DJ 웨건, DJ 소다 등이 무대에 올라 공연을 선보였다.

봉은사를 배경으로 반야심경을 EDM과 리믹스한 음악이 울려 퍼졌다. 관련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며 “부처 핸섭이다” “내년엔 꼭 가보고 싶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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