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발사비용 200弗로 낮춘다"… 시애틀은 지금 '新골드러시'
추진력으로 우주선 발사해
㎏당 3천弗 발사비용 확 낮춰
지상과 비슷한 경제성 확보
고장난 위성 궤도에서 고치는
우주견인차 '오터' 시험도 한창
태양광 패널·열냉각 기술 등
5년후 가동목표로 개발 박차

글로벌 우주 기업들이 더 값싼 발사체를 만들기 위한 기술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야 위성을 대량으로 쏘아 올리고, 나아가 우주 데이터센터와 같은 차세대 인프라를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사 기술 혁신과 함께 궤도에서 위성을 유지·관리하는 '우주 운용 기술'까지 동시에 발전하면서 우주 산업은 단순 발사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인프라 구축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미국 시애틀 소재 발사체 개발 전문 기업인 웨이브모션론치가 지상에서 우주선을 밀어 올리는 방식으로 발사 비용 감축에 나섰다면, 이곳에서 차로 불과 20여 분 떨어진 워싱턴주 투퀼라에 있는 스타트업 스타피시는 위성을 '우주 견인차'처럼 이동시키고 수명을 연장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찾은 이 회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오터(Otter)'라 불리는 작은 위성이었다. 이 위성은 다른 위성에 도킹한 뒤 궤도를 유지하거나 이동시킬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연료가 부족한 위성에 추진력을 제공하고 임무 종료 이후에는 안전한 궤도로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대형 위성이나 궤도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이러한 기술은 필수적인 유지보수 인프라로 작동하게 된다. 제프 류 스타피시 우주미션총괄은 "한 개의 오터 위성으로 최대 10개 위성의 수명 연장이 가능하다"며 "올해 말 실제 우주에서 수명 연장 임무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피시는 위성 기업 SES, 미 우주군과도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류 총괄은 "우리는 저렴한 비용으로 지속 가능한 우주 경제를 만들고 있다"며 "위성 업그레이드와 부품 재사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발사 이후의 '운용' 영역이 새롭게 부상하면서 우주 산업의 무게중심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위성을 쏘아 올리는 것을 넘어 궤도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필요에 따라 이동·수리·재활용하는 기술이 확보돼야만 장기간 데이터 처리와 서비스 운영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위성이 지구 궤도에서 데이터를 직접 처리하는 구조가 현실화될 경우 이러한 운용 역량은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된다.
류 총괄은 "이러한 기술이 궤도의 지속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우주 산업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우주 데이터센터 건설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다만 단기간 내 상용화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단순히 위성을 쏘아 올리는 수준을 넘어 열을 방출하는 물리적 한계와 발사와 운용 비용 등 경제성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는 발사 비용이다. 지난해 구글은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가능성을 평가한 연구 논문에서 "발사 비용이 ㎏당 20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우주 데이터센터의 전력당 비용이 지상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구축 비용과 엇비슷해져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이러한 시기를 2030년대 중반으로 봤다. 발사 비용은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가로막는 가장 큰 현실적 장벽으로 꼽힌다. 또 하나의 장애물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문제다. 지상에서는 공기나 물로 서버를 식히지만 우주에서는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공기가 없어 열이 퍼지지 않고, 오직 '복사'라는 방식으로만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문제는 복사 효율이 낮다는 점이다. 열을 밖으로 내보내려면 태양광 패널처럼 넓게 펼쳐진 '방열판'이 필요한데, 데이터센터 규모가 커질수록 이 장치도 함께 커져야 한다.
올해 1월 인도 인공지능(AI) 기업 블랭크라인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칩 온도가 85도일 때 10㎿(메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우주로 방출하려면 한 변이 35m에 달하는 방열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십~수백 ㎿에 달하는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지을 경우 필요한 방열판의 무게와 크기는 지금 기술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설령 기술이 있다 하더라도 데이터센터 규모가 커질수록 방열판도 함께 거대해지는 만큼 이는 발사 비용과 구조 설계 부담을 크게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전력 확보도 과제다. 우주에서는 태양광을 활용할 수 있지만 이를 대규모 전력으로 전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설계와 신소재 등 첨단 기술로 일부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유지보수는 또 다른 과제로 남는다. 메타의 조사에 따르면 약 1만6000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54일 동안 학습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148개가 장애를 일으켜 연간 고장률이 약 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장이 빈번한 AI 인프라를 우주에서 실시간으로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유지보수 문제도 난제로 꼽힌다.
[시애틀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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