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값 왜 안 내려가나… 원인은 ‘깜깜이 유통’

박혜랑 2026. 4. 5. 17:5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입 가격 오르면 즉시 반영
하락 땐 인하 지연 혹은 축소
유통 단계별 비용 추적 어려워
KMI "수산 특화 지수 필요"
마트에서 수산물을 고르는 시민. 부산일보DB

복잡한 수산물 유통 과정 탓에 관련 비용이 하락하더라도, 수산물 가격 변동은 빠르게 이뤄지지 않아 높은 소비자 가격이 유지된다는 분석결과가 발표됐다.

이같은 내용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최근 발표한 ‘수산식품 물가 안정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담겼다.

5일 KMI에 따르면, 수산식품 수입 물가(IPI) 상승 시 소비자 물가(CPI)로의 전이는 신속하게 이루어지지만, 수입 가격 하락 시에는 소비자 가격 인하가 지연되거나 축소되는 ‘비대칭적 가격 전이’ 현상이 확인됐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는 수산물 유통구조가 길기 때문인데, 유통 과정에서 운송비와 저장비 등의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면서, 산지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누적된 부대 비용이 포함돼 최종 소비자가격에는 큰 변동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최근 5년간 수산물 소비자물가는 10.6%, 수산물·수산가공식품은 13.0% 상승하며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특히, 최근 가격이 급등한 고등어의 경우도 이 같은 이유로 소비자 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산물은 어획량 변동과 기후변화 등 불확실성으로 커 가격 급등락 폭도 크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이 생산·유통 전반의 비용 압력을 확대해 수산물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KMI는 분석했다. KMI 측은 “전반적인 수산물 가격의 하락 폭이 판매 가격 대비 특정 임계값을 넘어서지 않는 한 기업들은 판매 가격을 적극적으로 조정하여 내리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로 인해 원가가 소폭 하락하거나 일정 범위 내에서만 변동하는 경우에는 소비자 가격으로의 인하 전이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KMI는 어떤 요소가 가격을 올리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 품목 연계성과 소비 패턴 변화가 반영된 새로운 물가지수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현재 물가지수에서는 어느 유통 단계에서 마진이나 비용이 얼마나 추가돼 가격이 오르는지 확인하는지 어려워, 정책 정확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물가를 측정하는 수입물가지수(IPI)에는 수산품이 3개, 생산자물가지수(PPI)에는 28개, 소비자물가지수(CPI)에는 24개 품목이 포함돼 있어 지수별로 기준 품목이 다르다. 이로 인해 해외 원료 수입 단계부터 국내 유통·가공 과정을 거쳐 최종 소비자 판매에 이르기까지 어느 유통 단계에서 마진이나 비용이 얼마나 추가돼 가격이 오르는지 추적하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KMI는 “원료수입, 국내유통·가공, 도·소매, 소비 단계까지 연결되는 새로운 지수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통하면 가격 충격의 전파 경로를 투명하게 추적할 수 있어, 가격 급등 조짐이 보일 때 조기에 변동성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개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식 소비자물가지수와 별개로, 연 1회 또는 격년 단위로 가중치를 재산정하거나 수산물의 품질과 계절성을 보정하는 ‘수산 특화 물가지수’를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