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째 4월5일 식목일, “이제는 앞당기자” 목소리 계속 좌절되는 이유?

흔히 ‘나무 심는 날’로 알려진 식목일은 80년째 ‘4월5일’이지만, 환경단체 ‘서울환경연합’은 이미 지난달 식목일 나무심기를 마쳤다. 이들은 기후변화에 따라 식목일도 법정 기념일보다 2주 더 빨라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환경단체뿐 아니라 국회 등 각계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식목일 날짜 변경은 난항을 겪고 있다.
식목일 날짜 변경 주장의 배경에는 기후변화가 있다. 평균 기온 상승으로 식수 적기가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서울환경연합에 따르면 식목일이 제정된 당시와 비교해 4월5일 평균 기온은 현재 약 2.3℃ 오른 10.6℃다. 이에 따라 UN이 정한 ‘세계 산림의 날’인 3월21일로 식목일을 앞당기자고 주장했다.
역대 정부도 날짜 변경을 검토해왔다. 이명박 정부에선 국무회의에서 변경안이 논의됐지만 무산됐고, 문재인 정부였던 2021년 3월엔 박종호 당시 산림청장이 “2~3주 당기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역시 무산됐다.
식목일의 상징성·역사성이 이유였다. 산림청은 식목일이 신라가 삼국 통일을 완성한 날(문무왕 17년 음력 2월25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날이자, 조선 성종이 선농단에서 직접 논을 경작한 날(양력 4월5일)이라고 소개한다. 1946년 제정 이후 4월5일이 식목일이라는 국민 인식이 확고한 점도 무산 배경이 됐다.
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법안이 발의됐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번번이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는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안병길 전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3월21일로 앞당기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폐기됐고,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도 3월20일로 정하는 법안을 냈지만 역시 통과되지 못했다. 22대 국회에서도 윤 의원과 김 의원이 지난달 각각 ‘3월21일·20일 법안’을 다시 발의했다.

환경단체는 현행 식목일보다 이른 ‘온난화 식목일’ 행사를 연다. 서울환경연합은 2010년부터 올해까지 매해 3월21일에 온난화 식목일 행사를 개최해왔다. 올해도 지난달 21일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에서 나무 약 400그루를 심었다.
김동언 서울환경연합 정책국장은 “수종·지역에 따라 식수 시기가 다르니 날짜가 중요한 건 아닐 수 있고, 날짜를 바꾼다고 기후위기가 해결되는 것도 아닐 것”이라며 “(날짜 변경이) 식재 적기의 의미도 있지만, 기후변화의 현실화를 사회가 인식하는 계기가 된다는 차원에서 이 문제가 논란이 된 것 자체가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부도 다시 검토에 나섰다. 산림청은 지난달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식목일 날짜 조정에 대한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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