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선거판, 보수 분열에 ‘4파전’ 가나…결국 봉합? 단일화?

대구시장 선거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 갈등이 법원 판단 이후에도 이어지면서 6·3 지방선거는 여야 대결을 넘어 보수진영 내부의 분열과 단일화 여부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다자 구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판세가 한층 복잡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힘 공천 내홍이 '다자 구도' 원인 제공
이번 대구시장 선거 구도 변화의 출발점은 국민의힘 공천 내홍이다. 여기에다 주호영 의원의 컷오프(공천 배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무소속 출마의 빌미가 제공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남부지법이 지난 3일 주 의원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기존 경선 일정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 역시 경선 방식과 절차를 변경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며 '경선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당내 반발은 오히려 격화되는 흐름이다.
주 의원은 "유사한 공천 배제 사안과 비교해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고, "헌법, 정당법, 공직선거법과 우리당 당헌에서 공천절차는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규정은 장식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법원 판단이 공천의 정당성까지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대응 여지도 남겼다.
주 의원은 6일 법원에 항고를 제기할 방침이다. 향후 대응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검토 중이며, 무소속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도 오는 8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주 의원은 이날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했지만,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주 의원과 함께 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공개적으로 지도부를 비판하며 강경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당대표가 아니라, 판사가 당을 좌우하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당 지도부가 사법부 판단을 자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민경선을 통해 선택받겠다"고 밝히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로 주말 동안 팔공산 벚꽃축제와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 동성로 등 시민 밀집지역을 찾아 현장 행보에 나섰다.
이 같은 공천 갈등은 단순한 내부 문제를 넘어 본선 구도 자체를 흔드는 변수로 확대되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이미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결정된 가운데,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위원장의 선택에 따라 선거는 '4파전'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무소속 출마 등 독자 노선을 택할 경우, 보수진영의 표심 분산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보수 표심 분산되면 '반사이익' 발생할 듯
대구는 오랜 기간 보수정당이 압도적 우위를 보여온 지역이다. 국민의힘 후보가 기본적으로 유리한 출발선에 서 있다는 점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선거 구도가 다자 경쟁으로 바뀔 경우에 이야기는 달라진다. 보수 표가 여러 갈래로 나뉘면 상대적으로 결집도가 높은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부겸 전 총리는 전국적 인지도와 중도 확장성을 강점으로 꼽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보수 표가 일정 수준 이상 분산될 경우 김 전 총리가 의미 있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관건은 '보수 단일화' 여부로 귀결된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지지층 결집 압력이 커지면서 후보 간 전략적 연대나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과거에도 다자 구도로 출발했다가 막판 단일화를 통해 선거 구도가 급변한 사례는 적지 않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이 단순한 이해관계를 넘어 감정적 대립으로까지 번진 만큼, 단기간 내 신뢰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단일화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시간이 갈수록 압박은 커지겠지만, 성사 여부는 끝까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경선 흥행과 함께 '원팀' 구축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내부 갈등을 조기에 수습하지 못할 경우 본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반면 컷오프된 후보들의 행보에 따라 선거 구도가 요동칠 수 있는 만큼, 당 안팎의 긴장감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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