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핵심 사업, 가속도 붙었다
“내년 3월 가동 목표”…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마무리 단계
“시간이 곧 보조금”… 용인특례시, 신속 인허가로 기업 뒷받침
‘세상에 없는 반도체’ 만들 삼성전자 미래연구단지 팹 1기 가동
제조와 연구의 시너지… 글로벌 초격차 이끌 ‘테스트베드’ 구축
이상일 시장 “반도체벨트 새만금 이전은 망하자는 것” 강력 비판

◇속도 내는 용인 중심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용인특례시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 최대·세계 최고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의 핵심 사업들이 점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와 여당 일각에서 지난 연말부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기업과 용인특례시는 제 갈 길을 가는 모습이다.
세계 최대·세계 최고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은 정부의 계획이지만 그 실현은 기업과 시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2024년 1월 용인과 평택·화성·이천·안성·성남 판교·수원 일대에 세계 최대·세계 최고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지역엔 2023년 말 기준 19개 생산 팹과 2개 연구 팹이 있었는데, 신규로 13개의 초대형 반도체 생산 팹과 3개 연구 팹을 설치해 세계 반도체 중심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을 중심으로 반경 30km 내 반도체 팹을 32개로 늘리고, 용인, 화성의 연구단지, 판교의 팹리스와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 90% 이상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반도체 개발과 제조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는 세계 최강의 클러스터를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용인에는 10개의 초대형 팹을 새로 설치해 HBM 등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와 2nm 이하 공정의 최첨단 시스템반도체 생산기지로 만들고, 3기의 연구 팹에선 세계를 주도할 새로운 반도체를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도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과 기흥구 농서동 미래연구단지(기흥캠퍼스)를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핵심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사업이 먼저 시작된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 일대는 낮밤 가리지 않고 공정이 진척돼 하루가 다르게 모양을 갖춰가고 있다.
초호황을 맞은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팹 건설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엔 기존 생산라인들을 압도하는 규모의 초대형 팹 4기가 들어선다. 팹 1기에 설치하는 클린룸 넓이만도 축구장 24개와 맞먹을 정도다.
1기 팹 구조물은 두 단계로 나눠서 짓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2월부터 1단계로 절반에 대한 공사를 진행한 데 이어 나머지 절반을 짓는 2단계 공사도 곧 시작한다.
◇내년 3월 첫 가동… 전력·용수 공급설비도 착착 진행
SK그룹은 내년 3월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의 첫 번째 팹 가동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 만큼 팹 구조물은 물론이고 산단 조성이나 전력·용수 공급시설 등 모든 부문 공사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월 말 기준으로 126만평의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공사는 이미 75.7% 진행됐다.
산을 깎아 논밭을 메우는 초대형 사업으로 공사는 75% 이상 진행됐고, 내부 도로까지 제 자리를 잡아 산단 전체의 모습이 윤곽을 갖추고 있다. 전체 공정률도 계획보다 2.6% 빨라 2027년 말 기반 조성 공사 준공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생산의 핵심 인프라인 용수와 전기 공급시설 공사는 이미 막바지 단계에 왔다. 공업용수 공급시설 공정률은 94.2%, 생활용수 공급시설 공정률은 94.4%로 6월 준공이 확실시된다. 전기 공급시설 공정률은 97.9%에 달한다. 전력구나 변전소 건물은 완공됐고, 케이블을 설치하는 중이어서 7월이면 준공된다.
산단 진입도로는 이미 완성됐다. 세종-포천고속도로 남용인IC에서 이곳 산단으로 이어지는 국지도 318호선 확장과 국지도 318호선에서 갈라져 산단 정문으로 이어지는 1.04km의 신설도로 등이 이미 완료됐고, 보개원삼로 4차로 확장의 경우 도로 부분은 끝났고 교량 부분만 남은 상태다.
◇용인특례시 신속한 인허가 처리로 핵심사업 신속 진행 지원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핵심 사업들이 이처럼 신속히 진행되는 데는 용인특례시가 행정 처리에 필요한 기간을 단축한 게 큰 도움이 됐다.
이상일 시장은 “반도체 산업에선 시간이 곧 보조금”이라며 신속한 처리를 강조했고, 직원들은 인허가나 각종 영향평가 등을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시는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인허가 과정에서 대한민국 국가산단 역사에 남을 만큼 처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기록을 세웠다.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은 2023년 3월 15일 다른 14곳 국가산단과 함께 후보지로 뽑혔는데 2024년 12월 말 산단계획 승인과 고시까지 이뤄졌다. 통상 국가산단 후보지 발표 후 산단계획 승인까지 4년 6개월 정도 걸리는 데 반해 용인은 불과 1년 9개월 만에 행정절차를 끝냈다.
이후 1년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다른 지방에 계획된 14곳 국가산단 가운데 산단계획이 승인된 곳이 단 하나도 없다는 점과 비교하면 용인시의 행정력이 단연 돋보인다는 평가다.
시는 중앙정부와 적극 협력해 산단계획 승인에 필요한 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해 여러 영향평가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했다. 또 입주기업(삼성전자)은 사업시행자인 LH와 협약을 체결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아 시일을 대폭 단축했다.
시는 또 산단 조성을 신속히 진행하는 데 중요한 보상과 이주를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정부를 적극 설득해 이주자 택지와 이주기업 전용산단 부지를 확정했다. 향후 보상이나 이주 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용인특례시는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의 건축 인허가 기간도 대폭 단축했다.
초대형 건축물인 데다 각종 영향평가를 세밀히 받아야 하는 시설인 만큼 일반적인 허가 절차대로 진행했을 경우 1년을 훨씬 넘길 수도 있는 과제였다.
시는 관련 부서가 모두 참여하는 건축허T/F를 통해 각종 인허가 업무를 동시에 검토한 것은 물론이고 사전 컨설팅까지 제공하면서 1단계 건축허가를 유례가 없을 만큼 신속히 진행했다. 이에 SK 측은 상생 차원에서 4500억원 규모의 지역 자원 활용을 약속했다. 시는 1기 팹 2단계 건축허가 역시 T/F를 통해 신청 2개월 만에 승인을 완료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용인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산단 조성이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용인시의 행정 지원은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극찬했다.

◇첨단 반도체 제조 위한 연구개발 기능도 대폭 확대
용인엔 반도체 클러스터의 중요 기능인 대규모 연구개발(R&D) 시설 투자도 함께 진행된다. 제조와 연구개발 기능이 동일 생태계에서 어우러져 상승효과를 내도록 한 것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기흥캠퍼스에 20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미래연구단지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연구단지엔 새로 3기의 연구용 팹이 들어선다. 이 가운데 1기(NRD-K1)가 2024년 11월 완공돼 이미 가동 중이다. 삼성전자는 2기 연구용 팹 건축을 위해 기반 조성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곳 미래연구단지에서 ‘세상에 없는 반도체’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기술의 초격차를 이어가기 위한 도전적인 투자를 하는 셈이다.
SK하이닉스의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는 첫 번째 팹(Fab) 건설과 함께 소·부·장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에 필수 시설인 테스트베드(양산연계형 미니팹)도 들어선다.
트리니티팹으로 불리는 이 테스트베드는 용인특례시가 경기도, SK하이닉스 등과 공동으로 건설한다. 반도체 양산 팹과 동일한 환경에서 12인치 웨이퍼 기반의 최신 공정·계측 장비 40여대를 갖추 소·부·장 기업들이 개발한 제품의 양산 신뢰성을 반도체 앵커기업과 함께 검증하게 된다.
소·부·장 기업들의 첨단 연구시설도 계속 입주하고 있다. 램리서치코리아는 기흥구 지곡동에 미국 외 지역 시설로는 최대 규모의 R&D센터인 코리아테크놀로지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원삼일반산단 내에 R&D센터를 신축하는 중이다. 국내기업인 고영테크놀로지와 주성엔지니어링, 테스 등도 용인에 대규모 R&D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600조원대 투자를 진행하는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현장에 가면 최근 팹(Fab) 건설에 사용되는 각종 크레인이 부쩍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이곳 현장에선 그동안 1기 팹의 절반을 짓는 1단계 건축 공사가 진행됐는데, 곧이어 1기 팹의 나머지 절반을 짓는 2단계 공사도 시작될 예정이다.
1단계 부분만 해도 국내 최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의 네 배가 넘는 초대형 팹 건축 공사를 지난해 2월 24일 시작한 지 불과 1년여 만에 새로 그 정도 규모의 건축 공사를 진행하려는 것이다.
용인특례시는 이와 관련해 SK 측이 신청한 1기 팹의 2단계 건축허가를 3월 중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지난 1월 말 SK 측으로부터 1기 팹의 2단계 건축허가 신청을 받은 지 불과 두 달 만에 심의를 완료하고 승인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360조 원 이상을 투자할 처인구 이동·남사읍의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현장은 정중동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겉으로는 변화가 없는 듯하나 물밑에서는 행정절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곳 국가산단의 보상 작업은 이미 40% 정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22일 손실보상을 시작한 지 불과 3개월여 만에 이룬 성과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보상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라 산단 개발에 앞서 필수적으로 진행하는 매장유산 시굴조사를 위해 용역업체까지 선정했다.
LH는 앞서 지난 2024년 12월 이곳 국가산단에 대한 산업단지계획이 승인되자 입주기업인 삼성전자와 778만㎡(약 235만평)나 되는 이곳 산단용지의 매매계약을 포함한 실시협약을 체결했고 2025년 12월 19일엔 이곳 산업시설용지 분양계약까지 체결했다.
이곳 국가산단 입주기업인 삼성전자가 용인에서 비메모리 반도체인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하겠다고 확정한 것이며, LH는 해당 토지를 반드시 공급해야 하는 의무를 안게 된 것이다.

◇이상일 시장 “반도체벨트 새만금 이전은 망하자는 것” 강력 비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용인 반도체 생산라인(팹) 지방 이전을 주장하는 데 대해 “두 기업이 용인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인 만큼 이전 주장을 절대로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태계’와 ‘집적(Agglomeration)’”라며 “반도체 생태계가 잘 형성된 용인에 투자하는 반도체 앵커기업에 대해 생태계도, 인력도 없는 새만금 등 전북으로 생산라인을 옮기라고 하는 것은 글로벌 경쟁에서 탈락해서 망하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정부와 여당 인사들이 ‘지산지소’를 언급하며 반도체 생산라인을 전력이 풍부한 지역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이 시장은 “전력보다 중요한 게 ‘생태계’”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시장은 “반도체는 전력뿐 아니라 용수, 설계(팹리스), 제조(파운드리),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연구개발 인력 등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하는 산업이다”며 “용인을 중심으로 경기남부에 40여 년에 걸쳐 형성된 반도체 생태계는 세계적 싱크탱크인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조차 인정할 만큼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 이런 생태계를 몇 년 안에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분초를 다투며 치열한 경쟁을 하는 반도체 산업에서 투자 시기를 5년 이상 늦춰야 하는 지방 이전 주장은 그런 면에서 반도체 앵커기업들이 절대로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시장은 “반도체 기업들엔 시간이 생명처럼 중요하다. 그런데 몇 년의 세월을 뒤로 돌려야 하는 행정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서 팹을 건설하라면 어떤 반도체 기업이 그걸 받아들이겠냐”고 반문했다.
일부 정치인이 선거철을 맞아 마치 용인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자기 지역으로 옮길 수 있는 듯이 ‘희망고문’을 하는 건 반도체를 모르는 지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했다.
이 시장은 “정부와 여권의 일부 인사들이 전력을 빌미로 반도체 산단 이전을 주장하나 정부는 이미 용인의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삼성전자)과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SK하이닉스)에 대한 전력·용수 공급계획을 수립했다”며 “정부가 책임을 지고 그 계획대로 인프라를 확충하면 될 사안인데 현 정부의 책임자들이 실행 의지를 밝히지 않아 혼란을 부추기는 모습이다”고 지적했다.
용인=김춘성 기자 kcs8@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석기시대’ 경고 하루 만에 美 전투기 2대 격추…조종사엔 ‘현상금’
- 오픈채팅서 만난 미성년자 성폭행·성착취물 제작 30대男 징역 7년
- 1600만원 순금목걸이 가짜로 바꿔친 20대 금은방 직원 집행유예
- ‘음료 3잔 횡령’ 알바생 고소했는데…카페 점주 “생각 짧았다” 결국 철회
- [속보] “책 줄게”…유인하며 ‘초등생 살해’ 교사 명재완, 무기징역 확정
- 원안위, 국내 최초 원전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원전 해체 시장 열렸다
- "선생님, 보험 안 돼도 로봇수술로 해주세요"…수술 로봇 수입 1년 새 57% 증가
- 트럼프, 이란과 핵협상 한다면서 무력충돌 가능성도 제기
- 하반기 산업기상도 반도체·디스플레이 `맑음`, 철강·자동차 `흐림`
- `6조 돌파`는 막아라… 5대은행, 대출조이기 총력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