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없어 장사 못해" 영세 주유소 고사 위기, 최고가격제 역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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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 3주를 지나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일부 주유소가 판매할 석유를 확보하지 못해 파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정유사 직영 주유소의 판매량은 전월 대비 66.9% 급증했다.
정유사에서 석유 제품을 주유소에 공급하는 경로는 크게 직영 공급·자영 판매·대리점 판매 세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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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 3주를 지나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일부 주유소가 판매할 석유를 확보하지 못해 파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가격을 억제해 소비자 부담을 낮추려는 취지인데, 영세 주유소 부담은 오히려 커진 탓이다. 규제 정책은 시장을 왜곡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정부는 명심하기 바란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정유사 직영 주유소의 판매량은 전월 대비 66.9% 급증했다. 반면 대리점 공급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량은 17.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유사들이 직영점 위주로 우선 배정하자,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며 휘발유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정유사에서 석유 제품을 주유소에 공급하는 경로는 크게 직영 공급·자영 판매·대리점 판매 세 가지다. 이 가운데 직영 공급 비중은 2월만 해도 5.2%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3월 비중은 두 배로 증가했다. 반면 대리점 공급 비중이 그만큼 감소했다. 가격 규제가 기존 공급망에 변화를 초래하며 공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대리점에 의존해온 자영 주유소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주유소는 상황이 심각하다. 이들은 대리점에서 확보한 석유를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아 주유소를 운영한다. 하지만 석유 공급이 끊기면서 담보가 사라져 상환 능력도 함께 무너지고 있다. 실제로 대출 만기를 앞두고 파산을 걱정하는 영세 주유소가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사례는 가격 통제가 시장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을 다시 보여준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억제되며 시장은 균형을 찾아가게 된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가격을 통제하면 공급 경로가 바뀌며 가장 취약한 영세 사업자부터 피해를 보기 마련이다. 가격 규제는 최후 수단으로 한시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공급 안정이 목표라면 규제보다 시장의 작동 원리를 존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취약계층 보호는 세제 혜택 같은 보완책으로도 가능하다. 최고가격제가 던지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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