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48시간 전" 협박 주고받은 미·이란... 심리전? 전면전?

손효숙 2026. 4. 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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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제시한 최후통첩 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측이 발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옥"을 언급하며 재차 강조한 '48시간 최후통첩' 발언은 미국이 또다시 강공과 유예를 오가는 심리전을 계속할지, 압도적 물량 공세로 전면전에 나설지를 가를 마지막 분수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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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에 "지옥문 열린다" 압박
군사행동 여부 불투명...고도 심리전
협상 난항...양측 강경 일변도 군사대응
3일 이란 테헤란 남서쪽 카라지의 신설 B1 교량이 전날 미군의 공습으로 파괴돼 있다. 카라지=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제시한 최후통첩 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측이 발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옥"을 언급하며 재차 강조한 '48시간 최후통첩' 발언은 미국이 또다시 강공과 유예를 오가는 심리전을 계속할지, 압도적 물량 공세로 전면전에 나설지를 가를 마지막 분수령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내가 이란에 '10일 안에 협상을 타결하든지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라"면서 "시간이 많지 않다. 그들에게 지옥이 펼쳐질 때까지 48시간 남았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1일 대국민 연설에서도 "앞으로 2, 3주에 걸쳐 이란에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며 "그들을 석기 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요구안 합의 시한을 지난달 27일로 제시했다가 오는 6일까지 10일 연장한 적이 있어, 실제 군사행동 여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응 의지도 여러 경로로 전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엑스(X)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과의 통화한 결과 "이란 정권이 외교적 해법을 거부할 경우 대통령이 압도적인 군사력을 쓸 것이란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참모들이 이란의 군사 시설 외 도로나 발전소 등 민간 시설 공격도 정당하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 중이라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도 이날 나왔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이란군이 도로망을 미사일이나 드론 자재 운송로로 활용할 수 있으므로 도로도 타격 범위에 포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고 WSJ는 전했다. 또 다른 백악관 관계자는 발전소 타격이 민심 동요를 유도하고 이란의 핵 개발을 방해하는 효과가 있다며, 발전소를 정당한 군사적 목표물로 간주해야 한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오히려 미국에 지옥문이 열릴 것이라면서 되받아쳤다. 이란 국영 매체 프레스TV에 따르면 이란군과 이슬람혁명수비대 작전을 총괄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사령부의 알리 압돌라히 소장은 이날 "전쟁이 시작된 이후 우리는 한 말을 모두 실행해 왔고, 국가의 권리와 자산을 지키는 데 단 한 순간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신들에게 지옥의 문이 열릴 것이란 얘기"라고 맞받았다.


협상 교착...군사 공습은 치열

지난해 12월 7일 플래닛랩스 PBC가 제공한 이란 부셰르 원자력발전소의 위성 사진. AP 뉴시스

중재국 주도 협상도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엇갈린 신호가 나왔다. WSJ는 전날 이란이 당분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회담에 참여할 의향이 없다고 보도했지만 파키스탄 외무부는 "휴전 중재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보도를 부인했다. 이란 외무장관 역시 "파키스탄의 노력을 거부한 적 없다"며 여지를 남겼다.

아직 48시간 시한이 남았지만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란 주요 석유화학단지와 부셰르 원자력발전소를 공습했다. 방사선 누출은 없었지만, 현장에 있던 보안요원 1명이 사망하고 부속 건물 중 하나가 파괴됐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에 이어 홍해마저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X에 "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밀, 쌀, 비료 수송량 중 바브엘만데브해협을 지나는 물량은 얼마나 될까"라며 "이 해협을 통과하는 물량이 가장 많은 국가와 기업은 어디일까"라고 반문했다. 바브엘만데브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해협으로, 홍해 봉쇄 가능성을 시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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