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 1원 입금’에 은행 거래 올스톱…시민단체 노리는 ‘계좌 묶기’

조해영 기자 2026. 4. 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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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노동조합과 시민 단체 후원 계좌가 난데없이 보이스피싱 등 연루 계좌로 의심돼 '거래 정지'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공개된 단체 후원 계좌에 고의로 범죄 수익금을 입금해 통장을 쓰지 못하게 만드는 신종 범죄로 추정되는데, 경찰은 단체들 신고를 받아 용의자를 추적하는 한편 범행 배경 등을 수사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 후원계좌를 상대로 잇따라 같은 범행이 이뤄진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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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수법으로 계좌 묶은 뒤 협박 없어
시민단체 활동 위축 목적 의심…경찰 수사 착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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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노동조합과 시민 단체 후원 계좌가 난데없이 보이스피싱 등 연루 계좌로 의심돼 ‘거래 정지’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공개된 단체 후원 계좌에 고의로 범죄 수익금을 입금해 통장을 쓰지 못하게 만드는 신종 범죄로 추정되는데, 경찰은 단체들 신고를 받아 용의자를 추적하는 한편 범행 배경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과 노동계 설명을 5일 들어보면, 경북 김천경찰서는 지난 2월23일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로부터 지회 계좌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불상의 인물을 업무방해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 옵티컬 지회는 회사 쪽의 공장 폐쇄에 맞서 600일 동안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을 벌이며 상징적인 투쟁 현장으로 꼽혀왔다.

옵티컬지회의 경우, 지난 2월 중순 누군가 계좌에 범죄 수익금으로 추정되는 15만원을 입금했고 뒤이어 ‘저승사자’, ‘도박신고’ 등 명의로도 1원씩이 들어온 뒤 통장이 묶였다. 옵티칼지회 관계자는 “들어온 돈을 돌려주겠다는 의사를 은행에 전달했는데, 은행에서도 돈을 보낸 사람과 연락 자체가 닿지 않는다고 들었다. 누군가 후원 계좌를 고의로 막으려 했다고 판단해 수사를 의뢰했다”고 했다. 경찰은 계좌로 돈을 보낸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비슷한 일은 시민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말 에이(A)학교 공익제보 교사 부당전보 철회 공동대책위원회, 금속노조 지엠(GM)부품물류지회 계좌도 비슷한 수법에 당해 거래가 정지됐다. 3·8여성파업조직위원회 후원 계좌에도 알파벳과 숫자를 조합한 입금자명으로 후원금이 들어오고 통장이 묶였다. 이 입금자명을 텔레그램에서 검색해보면, 차명(대포) 계좌를 모집하는 계정이 나온다.

범행 의도는 모호하다. 과거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죄 수익금을 특정 계좌에 입금해 통장을 묶은 뒤 ‘돈을 주면 거래를 재개시켜주겠다’고 협박하는 사례는 있었다. 하지만 시민단체 후원계좌를 상대로 잇따라 같은 범행이 이뤄진 것은 이례적이다. 보이스피싱 범죄를 수사해온 한 경찰은 “금품 협박이 아니라면 이 같은 일을 벌일 이유가 없다. 말이 안 되는 범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장 거래 정지 이후 협박을 받은 피해 단체는 없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시민사회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목적을 의심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한 피해 단체 관계자는 “활동을 방해하려는 목적 외에 설명이 안 되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후원금을 모집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단체 관계자는 “(같은 명의의) 다른 금융기관 계좌들도 죄다 막혀버리는 바람에 소명하느라 애를 먹었다. 여전히 몇몇 계좌는 출금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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