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군 궤멸했다더니···“이란 ‘미사일 벙커’ 때려도 재가동”

김희진 기자 2026. 4. 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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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요르단강 서안에 떨어진 이란의 탄도미사일 파편. EPA연합뉴스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에도 ‘미사일 벙커’를 몇 시간 만에 복구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미 정보당국의 평가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란이 미·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직후 지하 미사일 벙커와 저장고를 복구한 뒤 몇 시간 만에 미사일 시설을 재가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습 직후엔 미사일 벙커 등이 파괴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이란이 발사대를 신속하게 파내 다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정보당국은 또 이란이 미·이스라엘의 공격을 피하려고 다수 발사대를 지하 벙커나 동굴에 숨겨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한 달 넘게 공습을 받은 이란이 여전히 이스라엘을 비롯한 인근 국가를 공격할 수 있는 탄도 미사일과 미사일 발사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CNN도 앞서 정보당국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 절반 정도가 여전히 온전한 상태이며, 전체 무인기(드론) 전력의 절반 규모에 해당하는 드론 수천대가 무기고에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해안 방어용 순항 미사일도 상당수 손상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은 모두 이 순항 미사일의 사거리 안에 들어간다.

이러한 정보당국의 평가는 이란과의 전쟁에서 군사적 성과를 강조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주장과는 온도 차가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 해·공군이 궤멸하고 무기, 공장, 미사일 발사대가 산산조각 나고 있어 남은 것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도 “이란의 탄도미사일 및 드론 공격은 (개전 초기보다) 90% 감소했고 해군은 전멸했으며, 생산 시설 3분의 2가 손상되거나 파괴됐고 미·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해 압도적인 제공권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란은 실제로 무기 보유량이 줄고 발사대를 더 신중하게 운용하는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을 계속 타격해왔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 3일엔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미군 F-15E 전투기를 격추해 “전장에서의 압도적 승리”를 강조해온 트럼프 정부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미 정보당국의 보고서를 검토한 한 소식통은 이란의 군사 자원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하면 ‘2~3주 내’ 작전 종료를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CNN에 “미국이 이란을 계속 박살 낼 수 있다는 건 의심치 않지만, (대이란 군사작전이) 2주 안에 끝날 것으로 생각한다면 제정신이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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