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박 통과는?…이란 국가별 갈라치기에 상황 더 꼬여

이규화 2026. 4. 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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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한 달을 넘기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걸프만 내부에 고립된 우리 선박 26척은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5일 외교부와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묶여 있는 한국 국적 선박은 26척, 선원은 173명이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서유럽 연관 선박이 통과한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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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한 달을 넘기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걸프만 내부에 고립된 우리 선박 26척은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5일 외교부와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묶여 있는 한국 국적 선박은 26척, 선원은 173명이다. 봉쇄 이후 지금까지 이 해협을 통과해 빠져나온 한국 선박은 단 한 척도 없다. 우리 정부의 신중론 속에 대책 마련이 지연되는 사이 일본과 인도, 프랑스 선박들은 잇따라 해협을 통과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협 통과를 놓고 우호 또는 적성 여부에 따라 미묘하게 국가별로 갈라치기 하는 이란의 수법으로 상황은 더 꼬이고 있다.

4일 아사히신문과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 해운사 상선미쓰이 소속 선박인 인도 선적 LPG선 그린산비호가 두 번째로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왔다. 이로써 이란 전쟁 이후 걸프 해역에 정박해 있던 일본 관련 선박 45척 중 2척이 무사히 탈출에 성공했다.

인도의 경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인도 석유천연가스부는 같은 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산 원유와 액화석유가스(LPG)를 실은 선박들이 무사히 입항했음을 밝히며, 현재까지 총 7척의 인도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원유 비축량이 적고 LPG를 주 주방연료로 사용하는 인도는 공급 부족으로 사재기와 혼란이 극심해지자,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직접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하며 선박 통행을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 국가 중에서는 프랑스가 물꼬를 텄다. 지난 2일 프랑스 선주 소유의 컨테이너선 'CMA CGM 크리비'호가 이란이 최근 개설한 이른바 '안전 통로'를 통해 걸프 해역을 벗어났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서유럽 연관 선박이 통과한 첫 사례다.

이처럼 주변국들이 실리적인 통로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외교부는 5일 외국 선박들의 잇따른 통과에 대해 "선박 및 국가별 조건이 다른 상황"이라며 선박의 소유주나 화물 성격, 선원 국적 등이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당장 이란과 직접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주요국들과의 다자적 틀 내에서 국제 규범에 따른 해결책을 강구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강행 돌파하기보다는 우회로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범정부 차원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얀부항을 통한 대체 루트를 적극 타진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정유사를 상대로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쳐 사우디 얀부항으로 향할 선박과 선원 리스트를 취합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푸자이라항을 통해 UAE 원유 200만 배럴을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우회로 역시 안전지대는 아니다. 홍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역시 예멘 후티군이 봉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또 다른 지정학적 위험에 노출될 위기에 처해 있다.

정부는 지난 3일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 내 안전한 해상 수송로 확보를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법 등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일본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대체 경로와 비축유 방출을 통해 다음 달 원유 확보량을 예년 대비 6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밝힌 상태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26척의 배가 걸프만 내에 갇혀 있고, 우회로 확보를 위한 시도 역시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불안정성 때문에 확실한 성과를 보장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호르무즈해협 근처를 지나는 선박.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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