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여의도]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또 다른 관심은 ‘미니 총선’이 된 재보궐선거
한동훈은 어디로?…‘빅매치’ 부산행 노릴까

6·3 지방선거를 두 달 앞둔 가운데 함께 치러질 재보궐선거가 사실상 '미니 총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인천 계양을과 충남 아산을 등 재보선 확정 지역에 더해 추가 지역이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선거판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면서, 여야 모두 출마지역과 파괴력을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만약 두 사람의 대결이 성사될 경우 재보선은 단순한 지역선거를 넘어 차기 대권 구도의 향배도 점쳐볼 수 있어 시선이 집중된다.
◆조국-한동훈, 명분과 실리 사이 저울질 계속
조국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는 이제 출마 여부보다 '어디에 나설 것인가'가 더 큰 관전 포인트가 됐다. 조국혁신당은 지역 기반 확대와 원내 교두보 확보를 동시에 노려야 하는 처지인 만큼, 조 대표의 선택은 당의 향후 전략과 직결된다. 호남권에 나설 경우 명분과 조직력이 살아나고, 영남권에 도전할 경우 전국적 주목도는 커지지만 선거는 훨씬 더 험해진다.
한동훈 전 대표 역시 비슷한 딜레마에 놓여 있다. 국민의힘을 떠난 뒤 정치적 복귀 무대를 만들기 위해선 선거를 통한 존재감 회복이 필요하지만, 패배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 한 전 대표가 부산이나 대구 같은 상징적 지역을 노릴 경우 보수 결집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으나, 국민의힘 후보의 당내 지원과 지역 민심이라는 두 가지 장벽을 함께 넘어야 한다.
특히 정치권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대목은 두 사람의 맞대결 가능성이다. 조국과 한동훈은 검찰개혁과 사법권 논쟁을 둘러싼 대립의 양 끝에 서 있었던 인물들이다. 따라서 이들의 대결은 단순한 지역구 싸움이 아니라, 지난 몇 년간 한국 정치를 갈라놓은 진영 대결의 축소판이 될 공산이 크다. 여야 모두가 이 구도를 부담스럽게 보면서도, 동시에 흥행성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조국 대표, 15일 출마지역 발표 가능성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 대표가 6·3 재보궐선거 출마지역을 15일 전후에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조국 대표는 언론에 나와 "원내 복귀를 목표로 자력으로 싸워 이기겠다"며 출마 의지를 거듭 분명히 했다.
현재 출마 후보지역으로는 부산 북구갑, 경기 평택을·안산갑,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으로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부에서 여론조사 등 다각도 검토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전언이다.
좁혀진 선택지 가운데 수도권 평택을과 안산갑은 혁신당에 험지지만, 당선 시 정치적 중량감을 크게 높일 상징성이 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부산 북구갑은 조 대표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한층 유리하지만, 부산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전재수 의원이 그의 지역구를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에게 물려주고 싶어하는 것이 변수다. 민주당 소속으로 하 수석이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에다가 한동훈 전 대표의 부산 출마설도 겹치면서 '빅매치' 관측이 정치권을 달구고 있다.
전북 군산 등 호남권도 혁신당 지지세가 견고해 안정적 선택지로 꼽히지만, 민주당과의 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역시 부담이다. 이 때문에 혁신당은 민주당 귀책 사유로 생긴 재보선 지역(안산갑·평택을·군산)에 민주당 후보를 내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귀책사유 불구 공천 강행
하지만 민주당이 무공천 약속을 실천할 가능성은 별로 높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공천을 강행하겠다는 기류가 훨씬 강해 보인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조국혁신당과 우호적이지만, 지방선거 과정에서 선의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특히 호남에서 혁신당이 전면 후보를 낼 계획이니 민주당 후보들과 맞붙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혁신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공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내에서는 현재 '전략공천' 논의가 활발하다. 안산갑엔 김남국 대변인·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평택을엔 박성준 전 평택시장 비서실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평택을 후보로도 오르내린다.
◆한 전 대표, 보수 본류 승인 받으며 원내 복귀 노려
한동훈 전 대표에게 재보선은 보수 재건과 대권 행보의 첫 관문이다. 국민의힘 제명으로 당적을 잃은 그는 이번 영남권 재보선 출마를 통해 '보수 본류의 승인'을 받고 원내에 진입, 정치적 존재감을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한 전 대표는 지난 2월부터 영남권 공략에 나섰다. 2월27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서겠다"고 포효한 데 이어, 3월에는 부산을 일주일에 두 번 방문했다. 지난달 7일 북구 구포시장 지지자 만남, 지난달 14일 동래구 사직야구장 관전 등 아스팔트 행보로 보수 유권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국회 진입을 위해 실리와 명분 사이를 한창 저울질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 전 대표에게 부산 북구갑은 보수 지지세가 높고 조국 대표과의 대결로 명분을 챙길 수 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조국 대표가 다소 우세한 결과가 나온 것이 부담이다. 또한 대구 출마의 경우, 주호영·추경호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 시 수성갑·달성군에 공석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보수의 심장'이란 상징성은 있지만, '배신자' 프레임으로 리스크가 높다. 한 전 대표에게는 대구와 부산에 상당한 지지층이 있지만, 무소속 3자 대결에서 이기기가 쉽지 않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아직 아무것도 안 정해졌다고 누차에 걸쳐 말씀드리고 있다. 그러나 가능하면 이번 재보선에서 보수 본류에 해당하는 유권자들에게, 구보수와 신보수의 길 가운데 무엇이 맞는지 선택의 기회를 드려야 한다고 본다"면서 "한 전 대표가 보수 본류의 판단을 받아 원내로 들어오면 보수 재건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yrlee3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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