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솔레이마니 조카 추정 일가 체포···이란 고위직 가족 입국 금지

미국 정부가 미군 폭격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사령관의 조카로 추정되는 인물을 체포하고 영주권을 박탈하는 등 이란 고위층을 향한 압박에 나섰다.
미 국무부는 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어젯밤 연방요원이 솔레이마니 전 사령관의 조카딸과 그의 딸을 체포했다. 이들의 합법적 영주권 지위도 종료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하미데 솔레이마니 아프샤르와 사리나사닷 호세이니는 현재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에 구금돼 추방 절차를 밟고 있다. 국무부는 솔레이마니 아프샤르의 남편에 대해서도 미국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국무부는 미 당국은 솔레이마니 아프샤르가 로스앤젤레스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며 이란 정권의 선전 도구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동 내 미 군사시설 피격을 축하하고,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를 찬양했으며, 미국을 ‘거대한 사탄’으로 비난했다”며 체포 이유를 밝혔다.
미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이들 모녀는 2015년 각각 관광비자와 유학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뒤 2019년 망명 허가를 받았다. 엄마는 2021년, 딸은 2023년 영주권을 취득했다. 국토안보부는 솔레이마니 아프샤르가 영주권을 받은 후에도 이란을 네 차례나 방문한 점을 들어 당초 이들의 망명 신청 자체가 허위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무부는 또 지난달 17일 미국의 표적 공습으로 사망한 알리 라리자니 전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의 딸 파테메 아르데시르라리자니와 그의 남편 세예드 칼란타르 모타메디의 ‘미국 내 법적 지위’를 박탈하고 입국을 영구 금지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날 엑스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나라가 반미 테러 정권을 지지하는 외국인의 안식처가 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체포한 이들에 대한 진위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솔레이마니 전 사령관의 딸인 나르제스 솔레이마니는 “미국에서 체포된 이들은 우리 가족과 아무런 연관이 없으며 국무부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알자지라는 이번 사건을 두고 “미국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전쟁 상황에서 가족이라는 이유로 가해지는 연좌제 성격의 조치가 어느 정도까지 정당화되는지에 대한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고 지적했다.
솔레이마니 전 사령관은 중동에서 이란 군사 작전을 주도한 정예 쿠드스군의 사령관으로, 트럼프 행정부 1기인 지난 2020년 1월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미군에 의해 사살됐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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