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주 뒤 투석 못 할 수도"… 주사기 대란에 의료현장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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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기 수급이 불안정한 지금 같은 상황이 2~3주 더 이어지면 환자들이 투석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요."
경기 부천시의 한 투석병원에서 근무하는 50대 간호사 안모씨는 "투석할 때 혈액이 굳는 것을 막기 위해 항응고제를 반드시 투여해야 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10㏄ 주사기 재고가 충분하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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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기 생산업체 15~20% 가격 인상
공급 불안, 가격 부담까지 개원가 타격
대학병원들 "재고로 2~3개월은 대응
그 이후 공급난 지속될까 대책회의 중"

“주사기 수급이 불안정한 지금 같은 상황이 2~3주 더 이어지면 환자들이 투석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요.”
경기 부천시의 한 투석병원에서 근무하는 50대 간호사 안모씨는 “투석할 때 혈액이 굳는 것을 막기 위해 항응고제를 반드시 투여해야 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10㏄ 주사기 재고가 충분하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병원은 그동안 온라인에서 주사기를 구매해왔지만, 지금은 관련 제품이 대부분 ‘절판’된 상태다. 안씨는 “재고량이 그나마 조금이라도 더 많은 작은 용량 주사기로 대체하면서 최대한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중동 지역 전쟁 여파로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그 영향이 의료 현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형 종합병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재고와 공급망이 충분하지 않은 동네 병·의원에선 이미 진료 차질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주요 대학병원들도 수시로 대책회의를 열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불똥이 먼저 튄 곳은 개원가다. 서울 송파구에서 마취통증의학과 의원을 운영하는 의사 정모씨는 “주사기 수급 불안이 여전한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운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최근 의료소모품 생산업체 한국백신은 일회용 주사기와 주삿바늘 전 품목 가격을 15~20% 인상한다고 거래처에 통보했다. 유가 상승이 플라스틱 사출 비용뿐 아니라, 운송비까지 끌어올리며 의료 현장에 직격탄을 안기고 있는 셈이다. 나프타는 플라스틱의 원재료다.
우려의 목소리는 진료과를 막론하고 개원가 곳곳에서 나온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주사기를 비롯한 기본 의료 물품의 안정적 공급을 걱정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사회도 3일 성명을 통해 “기본적인 의료 소모품 공급이 불안정해질 경우 필수 진료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특히 만성질환과 당뇨병 환자, 예방접종 대상자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약국에서도 수급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 경기 김포시의 한 약국은 조제약과 함께 제공하던 플라스틱 약통을 기존 두 개에서 한 개로 줄였고, 서울 마포구의 한 약국은 약통 제공을 아예 중단했다. 플라스틱 약통은 시럽 형태 약을 영·유아에게 먹일 때 유용하게 쓰인다.
평소 의료 소모품을 대량 갖춰두고 공급망도 다양하게 확보해놓는 대학병원들은 대부분 당장 진료 차질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갖고 있는 물량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간은 앞으로 2, 3개월 정도다. 중동발 나프타 공급난이 그 이상 이어질 경우 의료 소모품 수급 불안정에 따른 진료 차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게 대다수 대학병원의 판단이다.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큰 만큼 수시로 원내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도 “2, 3개월 이후 문제가 현실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동 전쟁과 나프타 공급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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