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옥까지 48시간” 최후통첩···이란 “지옥문은 미국에나” 맞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제시한 협상 마감 시한인 6일(현지시간) 이틀 앞두고 미·이란이 서로 “지옥을 보여주겠다”며 위협을 주고받았다. 양측이 물러서지 않고 맞서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SNS 트루스소셜에 “내가 이란에 (미국의 종전 요구안에) 합의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라고 열흘을 줬던 때를 기억하라”며 “시간이 거의 다 됐다. 온갖 지옥이 그들에게 쏟아지기까지 48시간 남았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를 공격하겠다면서 협상 시한을 지난달 27일로 설정했다가 이달 6일까지로 유예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글에서 이란 폭격 영상과 함께 “이번 테헤란 대규모 공습으로 이란군을 형편없고 어리석게 이끌어온 군 지도부 다수가 다른 많은 것들과 함께 제거됐다”고 적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연설에서 ‘2~3주간 강력한 타격’을 예고한 상황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일 이란 수도 테헤란과 서부 도시 카라즈를 잇는 교량을 공습한 데 이어 이날 이란 내 석유화학단지와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의 한 고위 국방 관계자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에너지 시설 공격을 준비하고 있으며 미국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공격 시점은 다음 주 이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도 물러서지 않고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란군 군사작전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알안비야 사령부 알리 압둘라히 알리아바디 사령관은 미·이스라엘이 이란의 기반시설을 공격할 경우 “지옥문은 당신들에게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에브라힘 졸파가리 하탐알안비야 대변인도 “만약 적대행위가 고조된다면 지역 전체가 당신들(미·이스라엘)에게 지옥으로 변할 것”이라며 “이란을 패배시키겠다는 환상은 당신들을 집어삼킬 수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을 향한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도 이어갔다. 특히 이란은 지난 3일 미군 F-15E 전투기를 격추해 반격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정부가 이란의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미 군용기가 이란 공격에 격추된 건 개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격추된 전투기에 사출된 후 실종된 미군 장교 1명을 찾기 위해 이란과 이틀째 수색 경쟁을 벌인 끝에 실종 약 36시간 만인 이날 구조에 성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은 미 역사상 가장 대담한 수색 및 구조 작전 중 하나를 완수했다”며 “그는 다쳤지만 괜찮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홍해 입구에 있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봉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상황에서 비적대국 선박 등만 선별적으로 통과시키고 있다. 이란군은 이날 “형제국 이라크는 호르무즈 해협에 부과한 어떤 제약에서도 면제된다”고 밝힌 데 이어, 자국 항구로 생필품 등을 싣고 오는 선박의 통항을 허용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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