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메모] 가혹한 운명을 뚫고 나온 134cm 소녀의 문장들 <나를 살린 사서오경>

최영은 기자 2026. 4. 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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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을 잠재우는 고전의 지혜
상처 입은 삶을 다시 쓰는 힘

뜨끈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구절과 영감을 메모합니다.

<나를 살린 사서오경> 김해영, 드림셀러, 2026
나를 살린 사서오경 ,김해영 /드림셀러

가난, 학대, 장애. 이 세 가지 단어 중 하나만 우리 삶에 던져져도 우리는 깊은 절망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무게를 한 번에 짊어지고 태어난 소녀가 있었습니다. 5남매의 맏딸로 태어나 부모의 학대로 척추가 뒤틀려 평생 134cm의 키로 살아야 했던 사람. 초등학교만 졸업한 채 열네 살의 나이로 남의집살이와 하루 14시간의 가혹한 공장 노동을 견뎌야 했던 사람.

도저히 희망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은 이 가혹한 운명 속에서 소녀를 일으켜 세운 것은 다름 아닌 수천 년 전의 문장들이었습니다.

한의원 부부의 집에서 남의집살이를 하던 시절, 그녀의 손에 들려 있던 것은 교과서가 아니라 방안에 굴러다니던 공자와 맹자의 이야기, 바로 사서오경이었습니다. 원망과 분노로 무너질 수 있었던 인생의 고비마다 고전의 문장들은 마치 비상약처럼 그녀를 살려냈습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 장애인 기능경기대회 1위로, 일본과 뉴욕을 거쳐 아프리카의 폐교 위기 학교를 살려내는 국제사회복지사가 되기까지. 그녀의 드라마틱한 여정 뒤에는 늘 고전이 묻는 단 하나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너는 어떤 태도로 세상을 살아갈 것인가?"

한 사람의 뼈와 살이 되어 삶을 추동한 문장들. <나를 살린 사서오경>은 생존의 기록입니다. 수천 년의 시간을 건너와 한 사람의 운명을 바꾼 문장과 저자의 깨달음을 소개합니다.
<중용> 의 한 글 귀/ <나를 살린 사서오경>

기독교와 유교적 사고를 바탕으로 성장했던 20대 중반의 저자는 철저한 원칙주의자였습니다. 시간은 칼같이 지켜야 했고 일은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렸죠. 틀린 것은 바로 지적해야 했고 실수는 용납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봉사를 위해 떠난 아프리카는 아주 천천히 쨍쨍 내리쬐는 햇빛의 리듬에 맞춰 그녀의 내면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문장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은 건 아프리카의 어느 매서운 겨울날이었습니다. 난방조차 되지 않는 얼음장 같은 교실. 추위에 떠는 아이들은 밖으로 나가자고 졸랐지만 원칙주의자인 그녀는 "공부는 교실에서 하는 것"이라며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덜덜 떠는 아이들을 외면하지 못해 의자를 끌고 밖으로 나갔죠. 따뜻한 햇볕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아 책에 고개를 파묻은 아이들, 그리고 그 한가운데 끼어 함께 해를 쬐며 공부하던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번쩍하고 하나의 깨달음이 스쳤습니다.

"일 잘한다고 핑계 대고 사람 괴롭히지 말자."

추우면 추운 대로, 배고프면 배고픈 대로, 그 사람의 상태를 먼저 알아주고 품어주는 것. 그것이 진짜 사람 사는 공부라는 것을 그녀는 그제야 배웠습니다. 완벽주의라는 잣대를 내려놓고 사람에게, 상황에게, 심지어 불확실성과 위험 앞에서도 한 발 물러서서 관대해지는 법. 중용이 말하는 너그러움은 결국 타인의 온도를 감각하는 능력임을 아프리카의 햇살 아래서 배운 것입니다.

지독한 가난과 장애, 그리고 갑작스럽게 쓰러져 죽을 고비를 넘겼던 시간들. 저자는 이토록 쓰라린 대가를 치르며 아주 느리게 인생을 배웠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사서오경을 통해 긍휼을 품고 선하게 살며 의로운 결정을 내리는 법,  인(仁)을 실천하는 법을 깨달았죠. 눈앞의 이득이 아니라 꿈과 용기, 비전을 가지고 사는 것이 진정한 삶임을 알게 됐죠.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는 늘 조급합니다. 남들보다 빨리 성취해야 하고 뒤처지면 안 된다는 불안감에 쫓기듯 살아갑니다. 하지만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해 세계의 무대로 나아간 저자는 우리에게 이렇게 다정하게 격려합니다.

"조금만 더 일찍 알아도 괜찮아요. 그래도 너무 서두르지 말고 적당히 천천히 걸으세요. 그 속도가 우리가 살아갈 문장의 리듬이 될 테니까요."

우리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스펙, 우리 안에 있는 가장 큰 재능은 결국 사람됨이라고 저자는 말해요. 화려한 성공의 기술이 난무하는 시대에 이 책은 묻습니다. 당신은 어떤 문장의 리듬으로 걷고 있느냐고 말이죠.

마음이 조급해지고 내 삶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날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수천 년을 버텨온 고전의 위로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상처 입은 작은 소녀가 세계를 품는 넉넉한 거인으로 성장하기까지 그녀를 빚어낸 뜨끈한 문장들이 당신의 삶에도 조용한 기적을 일으킬지 모릅니다. 치열하게 오늘을 버텨내고 있는 당신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여성경제신문 최영은 기자
ourcye@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