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수 코치 “감독은 얼굴, 전술은 내 몫”…유럽 원정 2연패 뒤 떠오르는 홍명보 역할론

코트디부아르전 0-4, 오스트리아전 0-1. 유럽 원정 2연전에서 무득점 5실점으로 참패한 홍명보호를 향해 전술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 전술의 설계자가 홍명보 감독이 아니라 포르투갈인 수석코치 주앙 아로수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감독의 역할을 둘러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아로수는 지난달 포르투갈 매체 볼라 나 헤지와의 인터뷰에서 대한축구협회가 자신에게 요구한 역할을 직접 설명했다. 아로수는 “협회는 프로젝트의 대외적 얼굴이자 일상적인 대표 인물이 될 한국인 감독을 원했고, 훈련을 조직하고 경기 아이디어를 개발할 유럽인 지도자를 원했다”며 “내게 요구된 역할은 현장 지도자”라고 말했다. 코칭스태프 내부의 역할 분담을 밝힌 것이지만, 전술의 큰 그림부터 세부 운용까지 코치가 설계한다면 대표팀 감독의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아로수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스리백 전환 과정을 상세히 풀어놨다. 아로수는 “감독과 대화를 나눈 끝에 월드컵을 염두에 두고 로우블록 상황에서 파이브백을 준비하는 것이 유용하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도입 논리도 밝혔다. 아로수는 “좋은 팀들은 공격할 때 상대 수비 라인에 5~6명을 올린다. 포백으로 이를 감당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우리 선수들의 특성을 보고 스리백을 택했다”고 했다. 지난해 7월 국내파 중심의 동아시안컵에서 처음 실험하고, 9월 해외파가 합류한 미국·멕시코 원정에서 고착시킨 과정까지 자신의 작업으로 제시했다.
공격 구조의 설계도 마찬가지다. 아로수는 손흥민(34·LAFC)을 왼쪽에 배치하고 이강인(25·파리 생제르맹)이 오른쪽에서 안쪽으로 침투하는 3-2-5 전환이 기본 골격이라고 설명했다. 아로수는 “파리 생제르맹은 거의 모든 선수가 여러 위치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각자 주로 맡아야 하는 역할이 있다”며 선수 풀의 한계가 전술적 선택지를 좁혔다고 부연했다. 수비 대형의 기본 구조, 공격 전환 시 선수 배치, 개별 선수의 역할 배분까지 전술의 핵심적인 판단이 아로수로부터 나왔다는 뜻이다.
아로수는 스리백 도입이 “감독과의 대화를 거쳐” 나온 결론이라고도 했다. 감독의 승인과 결정이 있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전술적 아이디어의 원천과 세부 설계가 코치 쪽에 있다는 점은 아로수 본인의 발언을 통해 분명해졌다. 감독과 코치의 분업 자체는 어느 대표팀에나 있다. 문제는 그 분업의 비중이다. 아로수의 인터뷰만 놓고 보면 전술에 관한 한 실질적 감독은 아로수에 가깝다.
그 전술이 강팀 앞에서 번번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 논란을 키운다. 스리백을 가동한 주요 경기 성적은 지난해 10월 브라질전 0-5, 올해 3월 코트디부아르전 0-4, 오스트리아전 0-1이다. 현재 소집 선수 중 소속팀에서 스리백을 소화하는 선수가 서너 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강팀을 상대하려고 도입한 전술이 정작 강팀 앞에서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유럽 원정 후 귀국하며 “전술적으로는 어느 정도 완성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월드컵 무대에서는 한 가지 전술만으로는 안 된다”며 스리백 유지 의사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아로수의 인터뷰를 보면, 감독이 “완성됐다”고 평가한 그 전술의 설계 과정에서 코치의 비중이 상당하다. 이 구조에서는 전술이 실패했을 때 책임을 감독에게 온전히 묻기도, 감독이 성과를 자기 것으로 가져가기도 어렵다.
2002년 거스 히딩크 체제에서도 코칭스태프 간 역할 분담은 있었다. 다만 당시에는 전술적 방향의 최종 결정권과 책임이 감독에게 있다는 점이 명확했다. 지금은 축구협회가 처음부터 ‘한국인 감독은 대외적 상징, 유럽인 코치는 실질적 운영’이라는 이원 체제를 설계했다는 사실이 코치의 입을 통해 확인됐다. 한국은 6월 12일 체코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월드컵이 석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전술의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고 그에 따른 책임은 누가 지는 것인지 여전히 불투명하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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