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조폭 정치와 반미, 반유대주의 확산
조폭 질서와 닮은 미국 권력구조와 그 역사
세계의 반유대주의 반미 시위 확산, 한국만 예외
미국사회 핵심 차지한 유대인들 이스라엘 지원
반유대주의 처벌하는 독일도 반유대주의 급증
미국 패권 비호감 정서 속에 떠오른 브릭스
트럼프가 일깨운 ‘미국 패권주의 횡포’의 역설

"다 파괴하고 끝장내겠다"
"남극대륙 빼고 전 대륙에서 반유대주의 반미 시위"
조회수 올리려는 일반 유튜브의 제목이 아니다. 공영방송 뉴스 타이틀이다. 그야말로 이 세계가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첫 번째 것은 이란 전쟁을 일으킨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고, 두 번째는 트럼프의 막장 정치에 대한 전 세계의 반응이다.

조폭의 질서와 닮은 미국 권력구조와 그 역사
사람들은 트럼프의 전횡을 보며 어쩌다 미국이 이렇게 되었나 한탄하지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것이 바로 미국이다. 미국을 선진 문명의 등불로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섭섭하겠으나 사실인 걸 어쩌랴! 미국은 한때 좋았다가 나빠진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나빴고 그것이 결국은 파탄에 이르게 된 것이다.
미국이 인류 문명사에 긍정적인 기여를 많이 한 것은 사실이다. 예컨대 세계 최초로 연방주의와 권력 분립을 내용으로 하는 성문 헌법을 제정함으로써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선구자가 되었고, 세계 최초로 국립공원 제도를 만들어 자연보호 운동의 모범이 되었으며,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 대량 생산 기술 등을 통해 산업을 고도화시켜 인구증가에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미국은 수준 높은 지성인과 예술인이 가장 많이 사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 세기 동안 그들의 지성과 예술은 세계의 기준이 되었을 정도이다.

"내가 곧 법이고 신" 등 조폭 문화의 9가지 특징
대한민국 언론에 글을 쓰는 먹물들 가운데 나만큼 조폭 문화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나는 안동교도소에서만 7년을 살면서 조폭의 생성과 발전, 해체 과정을 훤히 들여다본 사람이다. 심지어 가톨릭 신자로서 조폭 보스의 대부(代父)가 되기도 했다.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겪은 그들의 특징 몇 가지를 열거해 본다.
첫째, 자신의 안위와 이익을 위해서라면 아무리 무자비한 짓이라도 서슴지 않는다.
둘째, 내가 곧 법이고 신이다. 되고 안 되고는 내가 판단하지 누구도 관여할 수 없다.
셋째,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은 철저히 보호해 주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무자비하게 짓밟는다.
넷째, 사나이 세계의 의리나 낭만 따위는 글쟁이들이 지어낸 것이고 현실에서는 배신과 음모, 비굴한 복종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다섯째. 정신 연령이 낮아서 감언이설에 잘 넘어가고 매우 감정적이다.
여섯째, 내가 왕초라는 자존감이 높아서 비위만 잘 맞춰주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반면에 자존심에 상처를 내면 별것 아닌 일임에도 상대를 박살 낸다.
일곱째, 위계질서와 그에 걸맞는 격식 차리기에 매우 민감하다.
여덟째, 폭력에 기대어 살지만 의외로 경제 감각이 뛰어나다. 옛날과 달리 지금은 경제 마인드와 인간 경영술이 없으면 조폭 두목 노릇 하기가 쉽지 않다. 빈약한 피지컬을 가진 조폭 두목은 이런 능력이 아주 뛰어난 경우이다.

이란 침공은 미국의 '페트로 달러' 방어 경제전쟁
더 자세히 적는 것은 글의 주제가 아니므로 이 정도 그친다. 이 특징들이 지금 어느 나라 대통령의 행위에서 그대로 드러나지 않는가? 사실 세계 거의 모든 나라의 정치에서 조폭 문화의 특징을 볼 수 있다. 미국은 나라가 크고 경제력이 강한 만큼 조폭적 구조가 강고하고 교묘하다. 그들은 영국의 탄압을 피해 신대륙에 이주해 와서는 토착 원주민을 멸종에 이르도록 학살하고 이민자를 받아들여 처음부터 조폭적 질서를 만들었다. 그리고 남북전쟁을 통해 자치주의자를 진압하고 강력한 연방정부를 건설한다.
이후 미국은 수많은 전쟁을 통해 세계의 조폭왕 또는 경찰로 군림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만 해도 현재까지 전 세계 150개 이상의 지역에서 약 250개의 전쟁이 발발했는데, 이 가운데 200개 이상이 미국에 의해서 일어났다.
미국은 지리적으로 두 개의 큰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건국 이후 대륙 경영에 정신이 없어 구대륙에서 주도하는 식민지 쟁탈전에 끼어들 수는 없었지만, 양차 대전을 치르면서 노쇠한 구대륙의 패자(霸者)를 대신해 전 세계를 경제적 식민지로 만든다.

세계의 반유대주의 반미 시위 확산, 한국만 예외
남극대륙을 빼고 전 세계에서 반유대주의 반미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고 했는데, 여기에 한국이 빠졌다. 일본에서조차 반전평화 시위가 일어났지만 한국에서는 조용하다. 정치적 시위에 관한 한 일본보다 한참 선진국인 한국에서 시위가 없는 것은 한국 특유의 공동체 문화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의 신임 대통령이 이전 정부에서 3년 동안 말아먹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 마당에 공연히 미국의 심기를 건드려 불이익을 당할까 보아 몸조심하는 것이다. 일종의 애국주의이다.
하지만 애국보수를 자칭하는 태극기 부대는 이 국면에 어찌하여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광화문에 나서지 않는지 모르겠다. 전통적 동맹국가인 NATO(나토. 북대서양조약기구)마저 외면하는 가운데 외롭게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열심히 응원해야 하거늘.
미국사회 핵심 차지한 유대인들 이스라엘 지원
사실 한국의 보수 기독교인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거리에 나서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독일의 나치가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벌인 데에는 유럽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유대인 차별이 축적되었던 역사적 배경이 있다. 기독교인들이 볼 때 유대인은 예수를 빌라도에게 팔아넘겨 죽게 만든 장본인이다. 그들은 어느 나라에 살든지 그곳에 동화되지 않고 자기들만의 율법과 관습을 유지했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유로 차별과 탄압을 받았다.
그런데 1948년 중동에 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들어서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다. 기독교의 적 이슬람 땅에 구약을 공유하는 친서방 세력이 일종의 알박기를 한 꼴이 되었다. 중동의 석유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미국과 서방은 전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나섰다. 특히 미국은 기존의 동맹국이 부러워할 정도로 이스라엘을 지원했다. 미국 동부에 사는 유대인의 수가 이스라엘 본국 국민보다도 많았던 것이 이유이기도 했다. 그들은 미국의 정계는 물론 재계와 학계, 예술계마저도 꽉 틀어쥐고 있어 이스라엘은 중동에 있는 미국의 분국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반유대주의 처벌하는 독일도 반유대주의 급증
그런데 2023년 10월의 가자 전쟁 이후 홀로코스트의 당사자 독일에서 반유대주의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유대인 혐오 범죄가 1년 새 74% 급증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한다. 독일 정부는 전죄가 있어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독일은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사람을 처벌하는 법마저 가지고 있다.
나는 2022년에 5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의 미술전시회인 <카셀 도큐먼트전>에 간 적이 있다. 오픈한 지 며칠 되지 않은 시점인데 전시회장 분위기가 몹시 어수선했다. 이유를 물으니 바로 하루 전에 가장 주목받는 작품 하나가 반유대주의를 표현했다고 하여 강제로 철거당했다고 한다. 당장에 관련 소식을 각종 매체를 통해 알아보니 식민주의를 겪은 나라에서 온 나로서는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는 사건이었다. 그 작품은 크기가 5층 빌딩 높이에 해당하는 거대한 걸개그림으로 인도네시아 민중미술 그룹이 그린 일종의 "인도네시아 민중해방운동사"였다. 그림의 가운데에 거리 시위를 하는 거대한 인도네시아 민중의 대열이 있고 그 주위에 민중의 적으로 일컬어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이 그려져 있었다.
문제가 된 부분은 그 인간 군상 가운데 이스라엘 비밀경찰 모사드로 추정되는 인물과 유대인 고리대금업자가 그려져 있었다. 수백 아니 수천 명이 그려진 거대한 군중 속에 있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볼 수도 없다. 그리고 그것은 허구가 아니라 인도네시아 민중을 탄압하는 역사적 실체로서 그려진 것이다. 그럼에도 그것을 가지고 독일 총리를 비롯해 여러 명의 장관이 나서서 성토를 하고 언론이 부추겨 작품은 철거되고 독일쪽 전시회 책임자가 자리에서 내려왔다. 내가 간 날도 한쪽에서는 시오니스트들이 전시회 당국을 성토하고 있었고, 다른 한 쪽에서는 한 그룹의 독일인들이 예술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집회를 하고 있었다.
참으로 딱한 노릇이었다. 자유민주주의 독일에서 이스라엘의 반인종적 폭력에 대해 찍소리도 못하면서 겨자씨만한 예술적 표현에는 저토록 과민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 한편의 희극으로 다가왔다. 카셀 도큐먼트전은 당시 전 세계 1500명의 아티스트가 참가한 지구적 제전이었다. 게다가 큐레이터 총 책임자가 인도네시아 민중미술 그룹이었다. 아무리 홀로코스트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하더라도 유대인이 남의 나라에서 저지른 엄연한 범죄행위에 대한 고발을 징계한다는 것은 뭐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되었다. 건국 이래 이스라엘이 중동 지역에서 벌이고 있는 인종 학살과 식민주의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는 독일 정부의 태도는 카셀 도큐먼트의 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그러면 애초에 왜 전시회 사상 처음으로 비백인, 그것도 제3세계 아티스트 그룹에게 예술 감독을 맡긴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미국 패권 비호감 정서 속에 떠오른 브릭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세계의 패권을 거머쥔 이래 비서구 지역에서 반미는 하나의 정서가 된다. 한국과 일본만 빼고. 하지만 기후위기 시대의 반미는 단순히 정치적 구호가 아니다. 미국의 조폭 정치와 경제 수탈로 인해 지구생태계가 위기에 빠졌기 때문에 지금의 반미는 미국적 생활양식(lifestyle)과 미국적 경제 체제, 미국적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비호감 또는 반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과 일본만 빼고.
이 와중에 인도와 중국, 브라질 같은 인구 대국이 부상하고 있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중국은 이미 세계의 제조창이 된 지 오래이고 그 뒤를 인도와 브라질이 바짝 따라잡고 있다. 미국보다 생산력이 좀 낮더라도 세계 인구의 거의 절반을 커버하는 브릭스(BRICS)만으로도 국민 경제를 유지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다. 적어도 브릭스에서는 인종이나 종교, 정치적 신념 등으로 차별받는 일이 없다는 게 큰 장점이다.
한국과 일본은 지금까지 미국의 그늘에서 잘 먹고 잘 살았지만, 트럼프의 막장 정치로 인해 미국 일변도의 국제관계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트럼프가 일깨운 '미국 패권주의 횡포'의 역설

들여다보면 노킹 시위나 반유대주의, 반미는 모두 하나의 뿌리에서 나왔다. 선민의식과 메시아주의에 사로잡힌 미국 엘리트의 패권적 국가 경영에 대한 반감이다. 자기에게 유리하면 자유무역을 강제하다가 상황이 안 좋아지니까 느닷없이 관세를 매기고, 제멋대로 전쟁을 일으켜 놓고 감당이 되지 않으니까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관심 있는 나라들이 알아서 하라 하고는 혼자 내빼는 행위 등은 상대방을 졸로 보는 조폭도 함부로 하지 않는 짓이다. 한국인의 눈꺼풀에서 미국이라는 장밋빛 베일이 걷히려면 오랜 세월이 필요할 것으로 보았는데, 트럼프라는 '걸출한 지도자' 덕분에 그 기간이 많이 단축된 느낌이다.
bau100@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