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보다 더 비싼 비강남권 분양가…분상제의 역설 [돈앤톡]
"폐지" vs "유지" 전문가들도 엇갈려

서울 분양시장에서 입지와 가격이 뒤집힌 현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은 강남권 분양가는 낮지만 비강남권에선 분양가가 오히려 높게 책정되는 모습입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서입니다.
6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최근 청약을 마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 드 서초'의 3.3㎡(평)당 평균 분양가는 약 78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습니다. 전용면적 59㎡를 분양했는데 분양가(최고가)는 18억6490만원이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근에 '서초그랑자이' 전용 59㎡가 지난 1월 26일 35억5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17억원에 가까운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셈입니다.
서초구 잠원동에서 나오는 '오티에르 반포' 분양가도 비슷합니다. 이 단지 3.3㎡당 평균 분양가는 7852만원입니다. 전용면적별 분양가는 △59㎡ 20억4610만원 △84㎡ 27억5650만원 △97㎡ 31억6860만원 △113㎡ 36억6890만원 등입니다. 잠원동 '아크로리버뷰' 전용 84㎡는 지난 2월 58억원에 손바뀜했습니다. 분양가와 시세를 단순 비교하면 30억원 이상 시세 차익이 기대됩니다.
반면 이달 분양을 앞둔 동작구 노량진동 '라클라체자이드파인(노량진6구역 재개발)'은 3.3㎡당 분양가가 7600만원 수준입니다. 전용면적별로는 △59㎡ 22억880만원 △84㎡ 25억8320만원 △106㎡ 30억1310만원입니다. 노량진동 '신동아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16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는데 오히려 시세보다 분양가가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같은 구 흑석동에서 나오는 '흑석 써밋더힐' 3.3㎡당 평균 분양가도 8500만원대로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용면적별로는 △59㎡ 21억8980만원 △84㎡ 28억3747만원으로 예상됩니다. 흑석동 '흑석자이' 전용 84㎡가 지난 1월 25억7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이 단지 역시 분양가가 시세보다 더 높은 가격에 책정됐습니다.
입지가 더 좋은 곳에서 분양가가 더 낮은 가격에 나오는 '역전' 현상이 나타난 셈입니다. 원인은 분양가상한제 때문입니다. 분양가상한제는 분양가격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가격 규제 제도입니다. 과도한 분양가 상승을 막아 실수요자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했습니다.

문제는 '과도한 분양가 상승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강남권을 위주로 적용이 됐다는 점입니다. 이에 '주거비 부담 완화'가 필요한 비강남권에선 오히려 분양가가 높게, 반대로 강남권에선 분양가가 낮게 책정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분양가상한제가 유지되면 강남권을 중심으로는 '로또 청약'이 계속 나오면서 수요가 몰릴 수 밖엔 없습니다. 반대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비강남권에는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시장에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영등포구 신길동 '더샵신길센트럴시티'는 227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을 진행했는데 7233명이 몰린 반면 지난 1일 서초동 아크로 드 서초는 30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3만2973명이 신청했습니다.
분양가상한제 존폐를 두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립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최근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과 비적용 지역 간 분양가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서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 합리적인 주거 선택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게다가 대출 규제 등으로 '현금 부자'만 접근할 수 있어 불평등을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분양가 상한제 단지는 당첨되면 수억원의 시세 차익이 가능해 '로또청약'이라 불리며, 당첨된 소수에게만 혜택이 집중되는 구조로 실수요자 보호라는 본래 취지에도 어긋나있다"며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부작용은 있지만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연구원은 "만약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다면 서울 강남권에 분양을 앞둔 단지들의 분양가는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을 것"이라면서 "이런 가격 상승은 시장 과열 등에 영향을 준다. 폐지하는 것보다는 유지하는 게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다만 그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조합원들의 이익이 일반 수분양자에게 돌아가는 등 조합원들 수익성을 저해하는 부분은 보완이 필요하다"며 유지를 하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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