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에 또 48시간 최후통첩…“이번엔 진짜” vs “타코 어게인”

방성훈 2026. 4. 5. 12:3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거듭 압박
실제 군사행동 여부 불투명…"이번에도 타코 가능성"
F-15E 격추·조종사 실종에…"이번엔 다르다" 관측도
이란 물러설 기색 없어…“한순간도 주저 않고 대응”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다시 48시간 시한을 제시하며 협상에 응하지 않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열지 않으면 강한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재차 압박했다. 최근 공격 시사와 유예가 반복돼, 실제 전면 군사행동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협상용 압박에 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이란 영공에서 격추된 미 공군 F-15E 전투기의 실종 승무원 수색이 진행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인 만큼 이번엔 다르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그의 아내이자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 트럼프. (사진=AFP)
“48시간 후엔 모든 지옥이 쏟아질 것”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에 협상을 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라고 10일을 줬던 것을 기억하라”며 “시간이 거의 다 됐다. 48시간 후에는 모든 지옥이 그들에게 쏟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민간 에너지 인프라를 폭격하겠다는 기존 경고의 반복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을 공격 시한으로 제시했다가 바로 전날인 26일 열흘을 보류한 바 있다. 그가 예고한 마감시한은 미 동부시간 기준 6일 오후 8시로 설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주 안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도 했지만, “이란을 매우 강하게 치겠다”는 발언도 함께 내놓는 등 메시지가 일관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 왔다. 이에 시장에서는 반복된 강경 발언 뒤 한발 물러서는 패턴, 이른바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시장 반응과 정치적 부담을 함께 계산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로이터 역시 양측 모두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고 짚었다.

F-15E 격추·조종사 실종…“이번엔 다르다”

다만 이번 최후통첩은 예전과는 달리 미군이 실제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란 반정부 시위대 탄압 시 개입하겠다는 경고를 실제 행동으로 옮겨 이스라엘과 함께 전쟁을 시작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말을 지키기 위해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미 공군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이 이란 남서부 상공에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공격으로 격추됐다. 2인 탑승 전투기에서 한 명은 전투 수색·구조 작전으로 구조됐지만, 나머지 한 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구조 작전에 투입된 헬기 2대도 이란군의 공격을 받아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란은 현상금을 내걸고 주민 동원 수색에 나섰다. 실종 조종사를 생포해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실종 조종사의 운명이 향후 전황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색·구조에 성공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이란이 조종사 영상을 공개하면 미 의회와 여론이 협상 압박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란의 방공망을 사실상 무력화했다고 주장해왔던 만큼, 전투기 격추는 그 자체로 군사적·정치적 타격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영향 없다”며 강경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행정부 안팎에서도 전면전 확전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이란도 강경 일변도…“한순간도 주저 않고 대응할 것”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 물러설 기색이 없다. 이란군을 통합지휘하는 카탐 알안비야의 알리 압돌라히 중앙사령부 사령관은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이란의 기반시설을 겨냥한 모든 공격에 단 한 순간도 주저하지 않고 단호하고 광범위하게 동일한 수준을 넘어서는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미군이 사용하는 모든 기반시설과 이스라엘 인프라도 파괴적 타격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중동 다른 국가들의 에너지·수자원 기반시설을 추가 타격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미국이 대내외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나도록 장기전으로 유도하겠다는 게 이란의 핵심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미 집권 2기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가 급등으로 휘발윳값이 치솟은 데다 의회 승인 없이 전쟁을 벌이면서 재정 악화 논란이 일며 유권자 반발이 커지고 있어서다.

대외적으로도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것에 대한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다. 양측의 공방이 실제 전쟁 확대로 이어질 경우 충격 범위는 미국과 이란을 넘어 전 세계로 번지게 된다. 이미 원유 공급망이 불안해지고 국제유가가 급등한 상황이다. 유럽과 아시아는 에너지 비용이 급증했고,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 하나하나에 연일 요동치고 있다.

외신들은 결국 이번 ‘48시간 최후통첩’은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강공과 유예를 오가는지, 아니면 미군 피해를 계기로 실제 군사행동으로 넘어가는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방성훈 (bang@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