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 바꿔도 알아채는 벌…곤충도 리듬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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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곤충은 뇌가 작아 복잡한 리듬을 인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통념이 있었다.
그러나 뒤영벌 등 곤충도 포유류나 조류처럼 리듬을 기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츠윈 솔비 중국 남방의대 뇌과학연구센터 교수는 "벌은 개별 신호가 아니라 전체 리듬 구조를 이해한 것"이라며 "노래 재생 속도가 달라져도 같은 곡으로 알아듣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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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물 찾을 때 냄새∙위치 아니라
LED 깜빡임 등 패턴으로 구별

그간 곤충은 뇌가 작아 복잡한 리듬을 인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통념이 있었다. 그러나 뒤영벌 등 곤충도 포유류나 조류처럼 리듬을 기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남방의대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연구팀은 초록색 발광다이오드(LED)가 깜빡이는 투명 컵 여섯 개를 뒤집어 상자 안에 놓고 뒤영벌 스무마리를 한 마리씩 넣어 실험했다. 컵마다 A, B 두 가지 패턴 중 하나로 LED가 깜빡이도록 설정하고 A패턴 컵에는 설탕물을, B패턴 컵에는 쓴 키닌 용액을 뒀다.
상자 안에 들어간 벌이 설탕물을 찾아 흡입하고 나면 매번 컵 위치를 바꾸고 컵 표면을 에탄올로 닦아 냄새 단서를 없앴다. 그런 다음 해당 벌을 상자에 반복적으로 넣어 위치나 냄새가 아닌 LED 리듬 패턴만으로 설탕물을 찾는지 조사한 것이다.
그러자 모든 컵에 맹물을 둔 뒤에도 벌은 A패턴 컵을 골랐다. 위치와 냄새 모두 바뀐 상황에서 벌이 정답을 맞힌 근거는 리듬뿐이었다. 이는 벌이 리듬 자체를 학습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리듬 패턴의 속도 자체를 바꿔 다시 테스트했다. 2배, 3배 빠르거나 느린 박자로 LED를 깜빡여도 벌은 A패턴 컵을 골랐다. 익숙한 속도가 아니어도 패턴 구조를 읽어냈다는 뜻이다.
츠윈 솔비 중국 남방의대 뇌과학연구센터 교수는 “벌은 개별 신호가 아니라 전체 리듬 구조를 이해한 것”이라며 “노래 재생 속도가 달라져도 같은 곡으로 알아듣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빛이 아닌 진동으로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추가로 확인했다. 벌을 T자형 미로에 넣고 바닥 진동으로 A, B 리듬을 훈련시킨 뒤, 이번엔 LED 빛 패턴으로 바꿔 테스트했다. 그러자 벌은 몸으로 익힌 리듬을 빛으로도 정확히 구별해냈다. 리듬 정보가 특정 감각기관에 묶여 있지 않고 뇌에서 추상적으로 처리된다는 증거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곤충만의 특이한 능력이 아닌, 생물 전반에 걸친 진화적 산물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벌의 인지 과정 등에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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