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N 포커스] 코스피 외국인 비중 36% 붕괴…'투매 끝, 방향 탐색' 국면 진입

이수진 기자 2026. 4. 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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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환율 충격에 외국인 비중 연중 최저
매도세 꺾였지만 '복귀' 아닌 '탐색 구간'
삼성전자 실적이 '바이 코리아' 트리거 되나
[출처=연합]

지난달 국내 증시는 가격이 아니라 '주체'가 무너진 시장이었다. 코스피가 흔들린 이유는 지수 자체가 아니라, 그 지수를 떠받치던 외국인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한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35조7000억원을 순매도했다. 하루 평균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특정 이벤트에 따른 일시적 매도라기보다, 포트폴리오를 통째로 줄이는 수준의 흐름이었다. 그 결과 외국인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36.28%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불과 2월 말 38%대를 유지하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의 중심축이 한 달 만에 이탈한 셈이다. 이 변화는 단순한 수급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자금이 한국 시장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

◆ 외국인은 왜 떠났나…"밸류 아닌 리스크의 문제"
[출처=연합]

이번 외국인 이탈은 가격 부담 때문이 아니었다. 핵심은 리스크였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자금은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고, 여기에 원·달러 환율 급등이 겹치며 한국 시장은 이중 부담을 안게 됐다. 주가 하락 위험과 환차손 위험이 동시에 존재하는 구조다.

이 상황에서 외국인이 반도체 중심으로 포지션을 줄인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이는 단순한 차익 실현이 아니라, 글로벌 자산 배분 관점에서 한국 비중을 축소하는 '구조적 리밸런싱'에 가까웠다.

◆ 달라진 건 방향이 아니라 속도…"이탈은 멈췄다"

다만 4월 들어 흐름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소폭이지만 순매수로 전환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중요한 변화는 매도의 강도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는 점이다. 코스피가 하루 4% 넘게 급락한 상황에서도 순매도 규모는 제한적이었고, 이후에는 순매수 흐름도 나타났다.

선물시장에서는 이미 3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라기보다, 외국인이 다시 방향을 탐색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즉, 시장은 지금 '이탈 국면'에서는 벗어났지만, 그렇다고 '복귀 국면'으로 들어섰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태다.

◆ "지금은 싸다"…문제는 '확신'이다

밸류에이션만 놓고 보면 지금의 코스피는 분명 매력적인 구간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은 2006년 이후 하위 1% 수준에 근접해 있다. 과거 20년간 이 같은 '딥 밸류' 구간에서는 외국인이 대부분 순매수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외국인은 싸다고 바로 사지 않는다.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확신이다.

지금 시장에 부족한 것은 저가 매수 유인이 아니라, 한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재확인'이다.

◆ 결국 삼성전자…외국인 자금의 분기점
삼성전자 HBM4 제품 사진. [출처=삼성전자]

그 확신을 만들어줄 가장 중요한 변수는 삼성전자다.

오는 7일 예정된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는 단순한 기업 이벤트가 아니다. 외국인 입장에서 삼성전자는 한국 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핵심 자산이기 때문이다.

만약 기대 이상의 실적이 나오고, AI 반도체 사이클 회복이 확인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국 증시의 핵심 축인 반도체 업종의 펀더멘털이 살아있다는 신호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환율 안정 기대까지 더해질 경우, 외국인 자금은 다시 '매수'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

대신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반도체 업황 개선과 메모리 가격 상승을 근거로 삼성전자 이익 추정치를 상향 조정했다.

반대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현재의 탐색 국면은 더 길어질 수 있다.

◆ 결론: '복귀'가 아니라 '대기'…지금은 방향을 정하는 구간

지금의 외국인 흐름을 단순히 '돌아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규모 이탈은 일단 멈췄지만, 본격적인 복귀가 시작됐다고 단정하기도 이르다. 시장은 현재 '대기 상태'에 가깝다.

전쟁 리스크가 정점을 통과하고, 환율이 안정되며, 삼성전자 실적으로 한국 경제의 체력이 확인되는 순간 외국인은 다시 방향을 정할 것이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과 HBM 중심의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경우 코스피 상단은 추가로 열릴 수 있다"며 2026년 전망 밴드를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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