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3 도입 본격화”…한국군, 미사일 방어 판 바뀌기 시작했나 [박수찬의 軍]
북한 미사일 막을 수 있나…실효성 논쟁
“돈 내고도 못 받는다”…납기 리스크 현실화
한국군이 바다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게임체인저’ 도입을 본격화했다. 도입 절차는 시작됐지만, 효과와 시기는 모두 불확실하다.

미국 정부가 품질을 보증하는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도입하게 된다. 올해부터 2031년까지 753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다만 한반도 환경에서의 실효성 논쟁과 미국 무기 공급 지연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이번 결정은 단순한 전력 보강을 넘어선 ‘논쟁적 선택’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내 SM-3 계약 목표
SM-3는 미국 미사일방어국(MDA) 주도로 레이시온사가 개발한 함대공미사일로서 미 해군의 탄도미사일 방어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는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등에서 이란 탄도미사일을 요격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국방연구원(KIDA) 사업타당성 조사에서 도입 규모와 전력화 시기 조정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수량과 사업기간, 총사업비가 변경됐다.
수량이 감소했는데도 총사업비는 기존 계획보다 500억원 정도만 줄어들었다. 환율과 단가 상승 등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2024년 대비 환율이 오른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방위사업청은 이번에 의결된 구매계획안을 토대로 미국 정부에서 납품 시기와 가격 등을 포함한 구체적 조건을 받을 예정이다.
이같은 절차를 통해서 미국과 협상을 진행한 뒤 연내 계약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생산중인 SM-3는 블록ⅠB와 블록ⅡA다. 블록 ⅠB는 요격고도가 100∼500㎞, 블록ⅡA는 요격고도가 1000㎞다.
방위사업청이 어떤 종류를 구매할 것인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SM-3는 도입이 거론됐을 때부터 북한 미사일 방어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SM-3는 미국·일본처럼 넓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적국과 멀리 떨어진 국가가 공해상에서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개발됐다.
한국은 북한과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북한이 타격하려는 표적은 모두 휴전선 이남 내륙에 있다. 북한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SM-3로 내륙 표적을 지키려면,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을 육지와 가까운 곳에 배치해야 한다.

이같은 공백을 감수하면서 SM-3를 미사일방어에 투입해도 활용범위는 매우 제한적이다.
600㎜ 초대형방사포를 비롯한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최고 고도가 90㎞ 이하다. 이를 통해 남부지역도 타격한다.
SM-3는 최저 요격고도가 100㎞ 전후로 알려졌다. 북한이 고각발사하는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정도만 요격할 수 있다.
초대형방사포와 KN-23·24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다수 보유한 북한이 굳이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고각발사할 필요성은 낮다.

일본과 괌으로 날아갈 북한 탄도미사일은 고도 90㎞가 넘는 공역을 비행하므로 SM-3로 중간단계 요격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반도 밖에 있는 미·일 군사시설을 한국군이 보호하는 것은 “일본 내 표적은 일본이나 미국이 방어해야 한다”는 반박 논리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SM-3의 성능을 온전히 발휘하려면 북한의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가 탐지한 비행정보를 실시간으로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에 전달할 정도의 네트워크 연결과 상호운용성, 보안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미국의 정보도 실시간 공유하면서 교전할 수 있는 협동교전능력(CEC)을 이지스구축함에 갖춰야 하나, 미국은 한국에 CEC 수출을 거부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미국 내 사정으로 SM-3 인도 시기가 늦어질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SM-3 재고는 414발이었다. 여기에 올해 생산분 76발이 추가될 예정이었다. 계획대로라면 약 500발의 재고를 미 해군이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란 전쟁이 발발했다.

다만 지난해 이란-이스라엘의 ‘12일 전쟁’ 당시 SM-3 80발이 사용됐다는 CSIS 등의 분석은 있었다.
이번 전쟁은 ‘12일 전쟁’보다 길고 전투 강도도 훨씬 높다. SM-3도 50∼100발쯤 사용됐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SM-3의 올해 생산분(76발)을 넘어서는 소모량을 기록할 가능성으로 연결된다. SM-3 재고가 고갈될 위험은 없으나, 재고가 300발 이하로 떨어질 우려는 있다.
미사일 무기 재고가 감소하면, 그 여파는 미국의 동맹국으로 번진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을 최우선으로 하고, 모범적인 동맹국을 후순위로 두며, 그 다음에는 불투명한 우선순위가 존재하는 ‘미국 우선주의’ 무기 판매 절차를 마련한 상태다.

스위스는 2022년 주문한 패트리엇 5대를 올해부터 2028년까지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을 우회 지원하고자 스위스 인도 일정을 늦춘다고 통보했다.
스위스 정부는 패트리엇 인도가 4∼5년 늦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란 전쟁으로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이 대량 소모되면서 일정이 더욱 늦어졌다.
스위스는 구매 취소를 저울질하고 있다. 마르틴 피스터 스위스 국방장관은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지연이 발생할 때 취소는 언제든 가능한 선택지”라며 “미국이 납품 기한을 다시 정해 발표할 때까지 구매 대금을 계속 지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SM-3는 가격이 매우 비싼 미사일로서 소량만 사용해도 재보충 비용이 상당히 크다.
토마호크와 패트리엇 등 미군이 보유한 대부분의 첨단 정밀유도무기 소모량이 매우 큰 상황에서 예산 문제 등으로 인해 SM-3 재보충이 우선순위에서 밀릴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재고 보충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대중국 억제를 위해 SM-3 생산량을 기존의 60∼72기에서 2∼4배 가량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생산량 증대가 실현되는 예상 시점은 2030년대 초로 알려졌다.
군 당국이 지금 당장 SM-3 구매를 추진해도, 실제 인도 시기는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같은 문제가 현실화할 경우엔 SM-3의 효용성 문제와 더불어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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