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까지 팔고 여자팀 넘기고 ”…잉글랜드 축구, 구차한 방법으로 흑자 ‘조작’

잉글랜드 축구의 재정 구조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구단들이 경기력과 무관한 회계 기법에 의존해 손실을 가리는 구조가 확산되면서, 축구 산업 전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최근 잇따라 공개된 2024~2025시즌 구단 재무제표를 분석하며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5일 보도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19개 구단 가운데 흑자를 기록한 팀은 6개에 불과했으며, 전체 손실 규모는 7억1300만 파운드(약 1조4201억455만원)에 달했다.
이 수치 역시 실제 경영 성과를 온전히 반영한 결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구단들이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장부상 이익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아스톤 빌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이 같은 내부 자산 재편을 통해 총 2억4700만 파운드(약 4921억1045만원)의 회계상 이익을 창출했고, 에버턴도 유사한 방식으로 4900만 파운드(약 976억2515만원)의 효과를 얻었다. 이를 제외할 경우 프리미어리그 전체 손실은 10억 파운드(약 1조9923억5000만원)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구조는 법적으로는 허용된 범위 내에서 이뤄지지만, 축구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뉴캐슬 유나이티드다. 뉴캐슬은 회계연도 종료 직전 홈구장인 세인트 제임스 파크와 인접 부지를 구단주 측이 설립한 별도 법인으로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장부상 이익이 발생해 적자를 흑자로 전환했지만, 결과적으로 구단은 더 이상 경기장을 직접 소유하지 않게 됐다. 디애슬레틱은 “경기장은 단순한 부동산 자산이 아니라, 팬과 지역사회 정체성이 결합된 상징적 공간”이라며 “이를 재무 조정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클럽의 공공성과 상업성 사이의 균형을 흔드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비슷한 움직임은 다른 구단에서도 확인된다. 아스톤 빌라는 과거 이미 홈구장을 별도 법인으로 이전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여성팀을 분리해 회계상 이익을 반영했다. 에버턴 역시 여성팀을 별도로 운영하는 구조를 통해 재무 지표를 개선했다. 여성 축구 발전과 투자 확대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규정 대응 수단으로 활용된 측면이 강하다는 평가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과도한 지출 구조에 있다. 프리미어리그는 막대한 중계권 수입을 바탕으로 성장했지만, 선수단 임금과 이적료 경쟁은 통제되지 않고 있다. 3년간 1억500만 파운드 손실 제한 규정 역시 ‘억제 장치’가 아니라 ‘감내 가능한 범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팬의 존재는 점차 부차적인 요소로 밀려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입장 수익 비중이 낮다는 이유로 팬의 중요성을 축소하지만, 실제로는 경기장 분위기와 문화가 중계권 가치의 핵심 요소다. 코로나19 시기 무관중 경기에서 확인됐듯, 팬이 없는 축구는 상품 가치 자체가 급격히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단들은 경기장과 같은 핵심 자산까지 재무 전략의 일부로 활용하고 있다. 과거 더비 카운티와 셰필드 웬즈데이는 경기장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한 상태에서 재정 위기에 빠지며 더 큰 혼란을 겪은 사례도 있다.
향후 재정 규정 변화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행 수익성·지속가능성 규정(PSR)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폐지되고, 선수단 비용을 수익과 연동하는 새로운 규정이 도입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는 수익 규모가 큰 구단에 더 유리한 구조를 고착화할 가능성이 크다. 디애슬레틱은 “구단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자산을 이동시키고, 회계상 이익을 만들어내야 하는 현실 자체가 이미 정상적인 산업 구조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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