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거래일 만에 잦아든 ‘셀 코리아’…국민주 ‘삼전·닉스’ 향방은 [선데이 머니카페]

장문항 기자 2026. 4. 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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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11거래일 연속 매도 이후 순매수 전환
전쟁 리스크 정점 지났을까...반도체 자금 유입
반등 기대감·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우려 섞여
글로벌 IB “코스피 과매도 구간”…목표가 상향
연합뉴스

최근 국내 증시를 짓눌렀던 ‘셀 코리아(Sell Korea)’ 흐름이 12거래일 만에 일단락된 모습입니다.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우선 정점을 통과했다는 인식이 반영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매수 우위로 돌아섰기 때문인데요. 이번 주 선데이 머니카페에서는 거세게 몰아쳤던 외국인의 매도세가 꺾인 배경과 함께, ‘국민주’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증권가의 진단을 돌아보겠습니다.

12일 만에 돌아온 외국인…반도체부터 다시 담았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3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143.25포인트(2.74%) 오른 5377.30에 마감했습니다. 장 초반 3% 넘게 오르며 반등 기대를 키운 뒤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렸습니다.

이날 개인이 2조 952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반등 흐름 속에서 나홀로 차익실현에 나선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035억 원, 739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 19일부터 이어온 11거래일 연속 순매도 흐름을 끊고 오랜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섰습니다. 3월 내내 조 단위 순매도를 이어가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1일 6411억 원, 2일 1368억 원으로 매도 규모를 줄이더니 결국 ‘사자’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눈에 띄는 건 순매수로 전환한 날 자금이 다시 반도체 대형주로 향했다는 점입니다. 외국인은 3일 SK하이닉스를 3656억 원, 삼성전자를 980억 원 순매수하며 ‘대장주’부터 다시 담기 시작했습니다. 전쟁 충격으로 가장 먼저 던졌던 종목군을 되사들이면서 저가 매수에 나선 셈입니다. 이 외에도 삼성전기(1426억 원), SK이터닉스(924억 원), 한화솔루션(490억 원) 등을 대거 매집한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3월 한 달간 35조 던져…삼전·하닉 ‘직격탄’

지난달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5조 8806억 원을 순매도하며 시장을 짓눌렀습니다. 특히 삼성전자(18조 2438억 원), SK하이닉스(8조 1492억 원)에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개미들의 불안을 한층 키웠습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 3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삼성전자 주식만 1억 주 넘게 순매도했고, 규모는 18조 5056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48.40%까지 떨어지면서 2013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그 결과 주가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삼성전자는 21만 원대에서 16만 원대로 약 23% 하락했고, SK하이닉스 역시 106만 원대에서 80만 원대로 24% 가까이 빠졌습니다. 두 종목이 국내 증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이를 만큼 막대한 가운데 지수 전체로 봐도 충격은 컸습니다. 코스피는 2월 말 6244.13에서 3월 말 5052.46까지 20% 가까이 급락했으며, 3월 한 달 낙폭만 놓고 봤을 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컸습니다. 이에 전체 시가총액도 약 1000조 원 가까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선 숨 돌렸지만…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변수 여전

지난주 분위기가 바뀐 건 전쟁이 ‘출구’를 찾기 시작했다는 신호 때문입니다. 최근 이란과 오만이 종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 항행 안전을 위한 공동 프로토콜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고, 40여 개국 외무장관이 관련 논의를 진행한 점도 시장에 안도감을 줬습니다. 실제로 3일 국내 증시도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봉쇄’보다 ‘제한적 통항 유지’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면서 반등에 나섰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전쟁이 길어지고 있지만, 종전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점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종전 기대가 현실화될 경우 유가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며 증시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입니다. NH투자증권은 올 2분기 초반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안도 랠리가 우세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코스피 상단을 5900선으로 제시하며 반등 여지를 열어뒀고, 모든 리스크가 일거에 해소되는 베스트 시나리오에서는 코스피가 6400까지 뛸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다만 해협 봉쇄 장기화 가능성과 협상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반등이 곧바로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신중론도 나옵니다. iM증권은 2분기 코스피 밴드를 5000~6000으로 제시하며 전쟁 관련 출구전략은 이어지겠지만, 이란과의 협상 난항이 길어질 경우 박스권 장세가 불가피하다고 봤습니다. 결국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와 유가 안정이 직접적으로 확인돼야 외국인 복귀도 본격화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글로벌 IB “이미 과매도”…목표가 줄상향하기도

흥미로운 점은 조정장에서도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오히려 국내 증시에 대해 눈높이를 높였다는 점입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24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상향하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125만 원에서 155만 원으로 목표가를 올리며 D램·낸드 업황 개선에 주목했습니다.

JP모건은 특히 최근 급락을 두고 “과매수 상태에서 전쟁을 계기로 과매도로 급격히 전환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단기적인 시장 충격일 뿐 구조적인 펀더멘털 훼손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노무라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32만 원으로, SK하이닉스를 193만 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하며 반도체 업사이클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D램, 낸드 등 업황이 모두 우호적이라며 반도체주 매수를 권고했고, 한국 시장이 중동 리스크라는 큰 충격을 지나 반등 구간에 진입했다는 해석도 내놨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말 외국인 매도가 수익이 많이 난 포지션부터 급히 줄이는 ‘디리스킹’ 성격이 강했다고 짚었습니다. 연초 급등으로 차익이 쌓여 있던 한국 반도체주가 그 한복판에 있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외국인 수급의 반전이 단순한 ‘되돌림’이 될지, 전쟁 리스크에 밀려 빠졌던 해외 자금이 다시 반도체 중심으로 복귀하는 신호탄이 될 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코스피 1000조 증발… 근데 왜 지금 사라는 거예요?


장문항 기자 jm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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