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치금만 12억 ‘범털’ 된 尹… 밀크 커피 등 141개 품목 구매 가능

이유경 기자 2026. 4. 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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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를 타고 지난 2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하자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지난 8개월간 영치금으로 12억원이 넘는 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지지자들이 입금한 것으로 보인다.

구치소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재소자들 사이에서 윤 전 대통령은 ‘범털’이라고 평가받는다”고 했다. 범털은 교도소·구치소에서 영치금이 많아 비교적 넉넉한 수감 생활을 하는 재벌·정치인·유력 수형자를 뜻하는 은어다.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보관금(영치금) 입금 자료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작년 7월 10일 재구속 이후 8개월간 12억4028만원의 영치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대통령 연봉의 약 4.6배에 달한다.

그래픽=정서희

입금 건수는 2만7410건에 이르고, 출금액은 12억3200만원으로 350차례에 걸쳐 인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김건희 여사 역시 수감 이후 7개월간 약 9305만원을 받아 9000만원가량을 출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가 받은 영치금 총액은 약 13억3000만원이다.

영치금은 교도소·구치소 수용자가 생활필수품이나 간식을 구매하는 데 사용하는 돈이다. 구치소에서는 하루 최대 2만원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계좌 잔액이 400만원을 넘으면 추가 입금이 제한된다. 다만 초과 금액은 출소 후 재산으로 활용할 수 있어 정치 후원금이나 자산 축적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음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영치금과 관련한 주요 사항들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

제미나이 제작

─영치금은 어떻게 관리되나.

“모든 수용자는 입소 시 영치금 계좌를 하나씩 갖게 된다. 교정 시설은 수용자 1인당 최대 400만원까지 영치금을 보관한다. 이를 초과하면 수용자 개인 명의로 통장을 개설해 이체하거나 출소 시 지급받게 된다. 영치금은 정치자금과 달리 입금 한도나 횟수에 제한이 없다.”

─영치금으로는 무엇을 살 수 있나.

“법무부 보관금품 관리 지침에 따르면 수용자는 반찬과 간식, 음료를 구매할 수 있다. 밀크 커피, 디카페인 커피 등 4종의 커피와 3종의 차(茶)를 살 수 있다. 플라스틱 재질의 머리 장식도 구매할 수 있다. 색조 화장품은 사용할 수 없지만, 로션, 스킨, 바디로션 등은 살 수 있다. 남녀 사용 물품이 달라 올해 1월 서울구치소 기준으로 남자는 141개 품목, 여자는 148개 품목 구매가 가능하다.”

그래픽=정서희

─영치금으로 구치소 내에서 살 수 있는 물품의 가격은 얼마인가.

“소시지 반찬은 1450원, 멸치볶음 2010원 등이다. 빵은 980원, 밀크커피는 3240원, 멸균우유는 590원, 콜라는 970원이다. 스킨과 로션은 각각 1만230원이다. 바디로션은 4510원이다. 가장 비싼 품목은 침낭으로 4만6350원이다. 그 다음은 겨울담요(극세사, 3만9140원), 여름이불(A형, 2만5750원) 순으로 가격이 높았다.”

─윤 전 대통령은 어떻게 12억원을 받았나.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보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김계리 변호사와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윤 전 대통령의 영치금 계좌번호를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하며 모금을 독려했다.”

─영치금은 어디에 사용되나.

“대부분 변호사비와 치료비로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아파트 자택 관리비는 김 여사의 영치금으로 충당한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 측 한 변호인은 “영치금의 대부분이 변호사비로 사용되는데 다소 부족한 상황이다. 치료비로도 일부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왜 350번에 걸쳐 출금했나.

“영치금 계좌 잔액이 400만원을 넘게 되면 외부에서 더는 입금을 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추가 입금을 받으려면 지속적으로 돈을 개인 계좌로 출금해야 한다. 수용자가 신청서를 내면 교정 당국이 출금해 준다. 예를 들어 300만원씩 350번 출금해야 10억5000만원을 출금할 수 있는 식이다. ”

─영치금으로 집 구매도 가능한가.

“가능하다. 교정 당국은 400만원 한도가 걸려 있는 영치금 계좌만 관리하고 있고, 수용자가 개인 계좌로 송금한 금액에 대해서는 사용 여부나 출금 등의 세부 내역을 확인하거나 관리할 수 없다.”

─다른 정치인 사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수감됐을 때 영치금으로 플라스틱 집게핀과 머리핀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지난해 1월 영치금으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 참가자들에게 커피를 나눠주는 커피차를 운영하기도 했다.”

─영치금도 압류될 수 있나.

“구치소나 교도소에 수감된 수용자의 영치금은 150만원까지 압류할 수 있다. 400만원 한도의 영치금 계좌에서 최소 생활비인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이다. 민사의 경우 확정 판결문 등을 근거로 법원에 채권 가압류 및 추심 명령을 신청하면 된다. 영치금은 교정 시설이 보관하므로 대한민국이 제3채무자가 된다. 형사 사건에서는 영치금도 벌금이나 추징금 집행에 포함된다.”

─받은 영치금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하나.

“영치금도 50만원을 초과하면 과세 대상이다. 현행법상 부양 의무가 없는 제3자가 대가 없이 건넨 50만원 미만의 금액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면제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세청이 세금을 걷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영치금에 세금을 부과하려면 구체적인 송금 내역이 필요한데 과세 당국이 수용자 개인의 기록을 수집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측은 현행법상 국세청이 교정 시설로부터 관련 자료를 일괄 수집할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증여를 받은 사람은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증여세 신고서를 관할 세무서에 제출해야 한다. 단순 계산하면 윤 전 대통령의 영치금인 12억원에 대한 증여세는 3억2000만원이다. 다만 윤 전 대통령과 관계가 없는 지지자들이 낸 영치금은 돈을 입금한 사람마다 증여세를 매겨야 하므로, 실제 증여세는 훨씬 줄어들 수 있다. 윤 전 대통령 측 한 변호인은 증여세 신고·납부 여부에 대한 질문에 ‘잘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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