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트가 있어야 완성입니다

이설희 기자 2026. 4. 5.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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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S/S 스타일링의 결론은 바로 벨트

[우먼센스] 벨트를 마지막으로 산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다면, 이번 시즌이 바로 그 기억을 되살릴 타이밍이 아닐까. 2026 S/S 런웨이에서 발견괸 벨트들은 단순히 바지를 고정하는 도구로서의 쓰임을 완전히 졸업했다.

주얼리를 두르고, 코르셋처럼 실루엣을 조각하고, 로프를 감아 묶는 방식 등 그 어느 때보다 가장 다채로운 문법으로 진화한 벨트 트렌드를 만나보자.

주얼리 벨트 - 허리에 보석을 두르다

네크리스는 목에, 이어링은 귀에. 그리고 이번 시즌, 크리스털은 허리에 간다. 주얼리의 문법이 벨트로 완전히 이식된 것이 이번 시즌 가장 강렬한 벨트 트렌드다.

Collina Strada, Dries Van Noten

콜리나 스트라다는 블랙 레이스 드레스 위에 크리스털을 촘촘히 박아 넣은 주얼리 벨트를 띠었다. 허리선을 따라 펼쳐지는 라인스톤의 존재감은 드레스 전체를 장악했고, 별도의 주얼리가 필요 없는 완전한 룩을 완성했다. 드리스 반 노튼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크리스털 체인을 불규칙하게 드레이프해 벨트이자 장식이자 조각 작품처럼 허리를 감쌈으로서. 폴카닷 드레스의 로맨틱함 위에 얹힌 이 주얼리 벨트는 달콤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품었음이 분명하다.

moschino

골드 메탈로 만든 대형 리본 버클을 탠 레더 벨트 위에 앉힌 모스키노. 체크 셔츠 위에서도 시선을 빼앗는 이 버클 하나는 그야말로 룩의 주인공이었다.

Celine

버클과 참의 경계를 허물어 버린 패션 하우스도 있었다. 바로 셀린느.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실버·골드 메탈 오브제들을 무작위로 클러스터링한 이 벨트는 키 링인지, 주얼리인지, 벨트인지 쉽게 정의 내리기 어렵지만, 정의 내리기 어렵다는 것 자체가 이 트렌드의 핵심임을 기억하자.

와이드&하네스 - 실루엣을 조각하는 벨트

얇고 섬세한 벨트의 시대는 잠시 비켜선다. 이번 시즌 또 다른 주류는 허리를 넓게 감싸며 실루엣 자체를 재정의하는 와이드 벨트, 그리고 여러 개의 스트랩이 교차하는 하네스 스타일이니까.

Agnes b, Chloé

넓고 단단하게, 아그네스 비의 런웨이 속 블랙 와이드 레더 벨트는 깅엄 체크 셔츠 드레스 위에서 허리를 코르셋처럼 압도했다. 버클조차 오버사이즈 스퀘어로 맞춰 과감함을 완성한 것이 인상적이다. 반면 끌로에는 올리브 그린의 와이드 레더 벨트 양 옆에 골드 체인을 연결해 하드와 소프트를 동시에 담았다. 베이지 아우터 룩 전체의 중심을 잡아주는 이 벨트는 '와이드'라는 형태 안에서도 디테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정확히 보여준다.

Elie Saab

레더 텍스처의 관점에서 엘르 사브의 선택은 단호했다. 브라운 리자드 크록 레더로 만든 와이드 벨트에 골드 스퀘어 버클을 더해, 동물 텍스처 특유의 럭셔리함이 뉴트럴 수트 룩 전체의 격을 끌어올렸음을 확인할 수 있다.

Michael Kors, Boss

하네스의 영역에서는 마이클 코어스가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베이지 레더 두 줄이 허리를 가로지르고 한 줄은 허벅지 쪽으로 길게 늘어지는 하네스 스타일이 핑크 드레이프 드레스 위에 페어링되며 페미닌 무드를 배가했다. 스트랩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직선은 드레이프의 흐름과 어우러지며, 벨트라기보다 하나의 구조물처럼 읽힌다. 보스 역시 블랙 레더로 허리 전체를 구조적으로 잡는 방식을 택했는데, 그레이 드레이프 실크 위에서 이 벨트는 단 하나의 디테일만으로 룩 전체를 정돈하는 힘을 발휘했다.

로프 & 타이 - 묶고 감는 것도 언어다

잠가두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번 시즌 세 번째 벨트 트렌드는 묶고, 매고, 감아 흘리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소재도 레더에서 로프, 코드, 태슬로 확장되며 벨트의 어휘는 말 그대로 몹시 넓어졌다.

Balmain, Aje

발망에서 로프 벨트는 가장 캐주얼한 아이템인 카고 팬츠를 럭셔리하게 만드는 도구로 활용됐다. 자연스러운 베이지 로프 끝에 골드 하드웨어 태슬을 매달아 내린 이 벨트는 유틸리티와 우아함을 절묘하게 교차시켰다. 아지의 접근은 보다 미니멀하면서도 존재감이 컸다. 화이트 코드 두 줄을 허리에 감아 골드 링에 노트처럼 묶은 이 벨트는 쉬어 소재의 레이어드 룩 위에서 조각 같은 포인트로 기능했다.

Emporio Armani

태슬의 언어를 레더로 번역한 것은 아르마니였다. 블랙 레더를 가늘게 분할해 매듭처럼 묶고 남은 끝을 프린지처럼 길게 흘린 이 벨트는 화이트 프린트 팬츠 위에서 동양적인 묘한 감각을 만들어낸다. 

이설희 기자 seherhe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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