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막히면 끝이었는데…압류돼도 월 250만원 ‘생계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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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계산대 앞, 결제를 누르려던 손이 잠깐 멈췄다.
압류가 걸린 상황에서도 '압류금지채권 범위' 안에서 월 최대 250만원 한도 내 자금은 사용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
압류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다.
압류가 걸려 있어도 최소한의 생활은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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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신청 없이 계좌 개설로 적용…절차 대폭 간소화
연 10만건 개인회생 시대…압류도 버틸 수 있는 구조로
편의점 계산대 앞, 결제를 누르려던 손이 잠깐 멈췄다. 단말기에는 ‘거래 정지’라는 문구가 떴다. 계좌에 돈이 있어도 결제가 막히는 순간이었다. 돈이 없는 게 아니라 ‘쓸 수 없는 돈’이었다.

5일 법무부에 따르면 민사집행법 시행령 개정으로 지난 2월부터 ‘생계비 계좌’ 제도가 시행됐다. 압류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다.
핵심은 절차다. 별도 법원 신청 없이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면 적용되도록 바뀌면서, 기존보다 훨씬 간단하게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압류되면 전부 묶이던 구조, 이제는 달라졌다
기존에는 계좌가 압류되면 사실상 전액이 동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생계비까지 묶이는 일이 반복됐다. 이를 풀기 위해서는 채무자가 직접 법원을 찾아 ‘압류금지채권 범위 변경’을 신청해야 했다. 절차는 복잡했고, 처리까지 시간도 오래 걸렸다.
하지만 생계비 계좌 제도 도입 이후 구조는 달라졌다. 해당 계좌로 들어온 자금 중 법적으로 보호되는 범위 내 금액은 월 최대 250만원 한도에서 유지된다.
압류가 걸려 있어도 최소한의 생활은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압류금지채권은 생계 유지를 위해 법적으로 보호되는 급여와 생활비 등을 의미한다. 개인 상황에 따라 실제 보호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압류가 ‘일상’이 됐다…100만명이 만든 제도 변화
이 제도는 단순한 편의 개선이 아니다. 금융위원회와 신용정보원 집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채무불이행자는 100만명 수준이다. 더 이상 일부의 문제가 아닌 ‘일상적 리스크’로 확산된 상황이다.
개인회생 신청도 연간 10만건 안팎에 이른다. 압류 상황이 일상이 되면서 제도 자체가 바뀌었다. 생활이 멈추면 상환도 멈춘다. 그래서 최소한의 생계는 남도록 구조가 조정됐다.
기존에도 압류방지 통장은 있었다. 다만 기초생활수급비나 연금 등 특정 급여에 한정된 구조였다. 반면 생계비 계좌는 일반 개인도 개설할 수 있다. 급여, 사업소득, 생활비 등 통상적인 자금이 보호 대상에 포함된다.
보호는 압류금지채권 범위 내에서만 적용된다. 전 금융권 기준 1인 1계좌만 개설할 수 있어 자금을 나눠 보호받는 방식은 제한된다.

이제는 통장이 막혀도 삶까지 멈추지는 않는다. 통장이 막혀도 당장 쓸 돈은 남는다. 최소한의 하루는 이어갈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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