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떠난 성주 참외…50년 농법 ‘스마트 전환’
“전국 80% 주산지”…참외 산업 재편 신호탄

50년 넘게 토경재배로 전국 참외 산업을 이끌어온 성주가 새로운 전환점에 섰다. 흙에서 키우던 참외가 스마트 양액재배 기술을 만나면서, 전통 농법 중심이던 성주 참외밭에도 재배 혁신의 신호가 켜졌다.
성주군농업기술센터는 올해 역점 추진해 온 참외 양액재배 시범사업 농가에서 본격적인 수확이 시작됐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가 개발한 참외 양액재배 기술을 현장에 처음 본격 적용한 것으로, 성주군농업기술센터와 경북농업기술원이 함께 협업 체계를 꾸려 농가 보급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성주는 전국 참외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최대 주산지다. 하지만 연작장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기후변화에 따른 생육 불안정과 농촌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까지 겹치면서 기존 재배 방식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번 시범사업이 주목받는 것도 바로 이런 배경 때문이다.
양액재배는 흙 대신 양분과 수분을 정밀하게 공급하는 방식으로, 이미 토마토와 딸기, 파프리카 같은 시설원예 작목에서는 널리 활용되고 있다. 성주군은 이 기술을 참외에 처음 시범 적용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적극적인 6개 농가를 선정해 올해 초부터 본격 재배를 시작했다.
현장 지원도 촘촘하게 이뤄지고 있다.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는 참외 생육 단계별 최적 양액 처방과 배액 관리 기술, 재배 환경 제어 기준 등 현장 적용형 데이터를 마련했고, 농업기술센터는 이를 바탕으로 시범농가 연구회를 조직해 교육과 컨설팅을 병행하고 있다. 농가들이 서로 재배 현장을 찾아 작황을 직접 살피고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도 함께 운영되면서 현장 체감형 기술 보급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농업기술센터 참외팀과 연구사, 과채류연구소 연구팀이 함께 농가 현장을 돌며 밀착 지도를 이어가는 점도 눈에 띈다. 단순한 기술 전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재배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바로 점검하고 보완하는 방식이어서, 시범사업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성주군은 이번 사업이 단순한 재배 방식 변화가 아니라 성주 참외의 미래 경쟁력을 다시 설계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토경 중심의 전통 강점 위에 스마트농업 기술을 더해 고품질·고부가가치 참외 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주섭 성주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참외 양액재배 시범사업은 성주가 스마트농업 선도 지역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농업기술센터와 농업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가 함께 협력해 현장에서 가능성을 검증하고, 농업인과 함께 기술개발과 보급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수확은 아직 시작 단계지만, 성주 참외가 오랜 재배 전통 위에 새로운 기술을 입히며 또 다른 50년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익숙한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변화를 시험하는 성주 참외밭의 도전이 지역 농업의 다음 장을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