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아내에게 학대당해”…트럼프만의 '조롱 철학'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은 정적을 찌르는 칼’

트럼프 대통령이 ‘학대’ 운운한 건 지난해 5월 베트남을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내리기 전 브리지트 여사로부터 얼굴을 밀치듯 맞은 일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장면에 대해 “아내와 장난을 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 부부를 향해 조롱을 한 것은 이란 전쟁을 지원하지 않는 프랑스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 넘은 창의적인(?)’ 조롱 언사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정상이나 인사들에게 조롱을 하는 일은 비일비재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두고 “지구상 최고의 세일즈맨(Greatest Salesman on Earth)”이라고 조롱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독일의 총리였던 앙겔라 메르켈에 대해서도 “독일을 망치는 자”라고 했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전 총리에 대해서도 “(미국의) 주지사(Governor)” 라는 별명을 붙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선 ‘사기꾼(Crooked)’,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은 ‘웃음이 헤픈 카멀라(Laffin’ Kamala)’,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에 대해선 그의 혈통을 거론하며 ‘포카혼타스’라는 별명을 붙였다. 자신을 반대하면 공화당 인사라고 해도 조롱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자신과 경선에서 경쟁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에게 ‘새대가리(Birdbrain)’, 젭 부시 전 주지사는 ‘활력 없는 젭(Low Energy Jeb)’이라고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은 별명을 보면 경박스럽지만 일관적인 창의적인 패턴이 보인다. 언론에 보도된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성 발언을 전수 분석한 결과 그의 조롱 대상은 크게 ‘정적’, ‘언론인’, ‘비우호적인 외국 정상’으로 나타났다. 핵심 조롱 키워드는 ‘대충(Slopy)’, ‘사기꾼(Crooked)’, ‘졸린(Sleepy)’, ‘작은(Mini)’, ‘우는(Crying)’, ‘멍청한(Stupid)’, ‘프랑켄슈타인’ 등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 수사법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형용사를 결합하고, 폄하를 하면서 언어적 적대감을 키우는 패턴이었다. 또한 조롱의 공통적인 심리와 목적은 대상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논리보다 감정적인 타격을 유발하며, 상대의 나쁜 이미지를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죽은 고양이 테이블에 던지기’ 전략인데 트럼프는 조롱을 통해 언론을 지배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의미다. 만찬장에 죽은 고양이 사체를 던져 놓으면 사람들은 이전에 논의하던 모든 진지한 주제를 잊고 오직 그 끔찍한 것에 대해서만 떠들게 된다는 의미기도 하다.
특히 이 같은 트럼프의 ‘조롱 수사학’의 확산과 지배력은 엑스(X)나 트루스소셜과 같은 SNS와 결합할 때 그의 지지자들이 동조하면서 폭발적으로 커진다는 분석이다.

트럼프의 리스펙 발언의 공통점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는 타인을 칭찬하거나 존경을 나타날 땐 조롱할 때와 마찬가지로 이성적인 관점과 객관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게 아니라, 감정적 극단주의에 기대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문자로 ‘아름다운(BEAUTIFUL)’, ‘환상적인(FANTASTIC)’, ‘놀라운(INCREDIBLE)’ 같은 과한 형용사를 느낌표와 함께 남발하며 감정을 적극 드러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렬한 리스펙 화법은 지지자를 결속시키고, 우호적인 대상에게 쉽게 호감을 사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즉, 트럼프의 조롱이 자신의 정적과 기득권 엘리트를 찌르는 무기라면, 리스펙 수사학은 아군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지지층을 감싸는 방패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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