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있는 거 알려지면 안 돼”…한국인은 날로도 먹는데 외국에서 천덕꾸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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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더덕회는 껍질을 벗기는 순간 톡 터지는 특유의 식감으로 입소문을 탔다.
미더덕회를 먹어 본 사람들은 "이 맛있는 거 왜 이제야 알았냐", "알려지면 가격 오른다"는 반응을 보였다.
된장찌개·찜 등 국물 요리 재료로 수십 년간 쓰여 온 미더덕이 최근에는 SNS 먹방 콘텐츠를 타고 '회'로 즐기는 방식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미더덕회 열풍이 거세지는 사이, 산지 생산량은 반대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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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더덕회는 껍질을 벗기는 순간 톡 터지는 특유의 식감으로 입소문을 탔다.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먹방 콘텐츠로 확산되며 젊은 층 사이에서 ‘이색 회’로 자리 잡고 있다. 미더덕회를 먹어 본 사람들은 “이 맛있는 거 왜 이제야 알았냐”, “알려지면 가격 오른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더덕을 날로 손질해 회로 즐기는 문화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정작 해외에서 이 생물은 ‘배 밑바닥에 달라붙는 해적생물’로 통한다.
미더덕은 선박 선체, 항만 시설, 굴·홍합 양식 장비 등 딱딱한 표면이라면 어디든 달라붙는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전 세계 정부와 해운업계가 미더덕 계열 생물을 포함한 해양 부착 생물 제거에 쓰는 돈은 연간 57억 달러(약 8조 3000억 원)에 달한다. 선체에 달라붙으면 물의 저항이 최대 60% 늘어나고 연료 소모도 40%가량 증가한다. 미 해군만 해도 관련 비용으로 연간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를 지출한다.
양식업계 피해도 크다. 캐나다 노바스코샤주에서는 최근 10년 새 미더덕 계열 침입종 6종이 새로 정착해 굴 양식장을 뒤덮었다. 현지 양식업자 빌 도일은 “양식 장비 3,000점이 하룻밤 사이 온통 뒤덮였다”고 했다. 미국·호주·뉴질랜드·아이슬란드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미더덕은 공식 침입 외래종으로 지정돼 있다. IMO는 2023년 선박 생물오손 관리 가이드라인을 개정했고, 올해 4월에는 법적 구속력 있는 규제 마련에도 착수했다.
한국에서 미더덕은 얘기가 다르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진동만은 국내 미더덕 생산량의 70% 이상을 책임지는 전국 최대 산지다. 양식장 면적만 265㏊에 달하고, 평년 연간 생산량은 약 2500톤이다. 2005년부터 열려온 ‘창원진동미더덕축제’에는 해마다 30만 명이 찾았고, 지역 경제 유발 효과도 30억 원 규모에 달했다. 된장찌개·찜 등 국물 요리 재료로 수십 년간 쓰여 온 미더덕이 최근에는 SNS 먹방 콘텐츠를 타고 ‘회’로 즐기는 방식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미더덕회 열풍이 거세지는 사이, 산지 생산량은 반대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미더덕영어조합법인에 따르면 소속 어업인들의 위탁 판매량은 2021년 31.9톤에서 2022년 15톤, 2023년 9.5톤, 2024년 6.3톤으로 줄었다. 4년 만에 96% 넘게 급감한 수치다.
주범은 기후변화다. 미더덕은 수온이 24도를 넘으면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최근 몇 년 새 진동만 여름 수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면서 어린 개체들이 대량 폐사하고 있다. 올해 창원진동미더덕축제는 결국 물량 부족으로 취소됐다. 지난해에도 열리지 못해 2년 연속 행사가 사라졌다.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수산연구소 이상준 연구사는 “고수온이나 산소 부족 발생 시 그물 수심 조절 등 신속한 대응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창원시는 50억 원을 투입해 진동만 해역 500㏊ 규모의 청정어장 재생사업을 추진 중이다. 어민들은 “앞일이 막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에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없애려는 생물을 한국인은 회 쳐서 즐기고, 그 회를 먹으려니 정작 물량이 달리는 상황이 됐다.
남윤정 AX콘텐츠랩 기자 yjn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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