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N] ‘마름’을 칭찬하는 시대…다이어트 유혹은 더 가까워졌다

윤은영 기자 2026. 4. 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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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신(예비신부)이라 결혼식 앞두고 위고비로 10㎏ 뺐어요." "드디어 40㎏대! 통통에서 뼈말라 되는 방법 공개할게요."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의 이같은 다이어트 성공담은 연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달군다.

최근에는 유명인의 다이어트 성공담과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 후기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일반인들도 다이어트의 유혹에 더 쉽게 흔들리고 있다.

SNS를 뒤덮은 다이어트 콘텐츠는 아이들까지도 약을 찾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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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말라’ ‘개말라’가 선망의 언어가 된 시대
SNS 번진 마름 압박, 다이어트약 유혹 키워
전문가들 “개인 의지 아닌 사회적 관리 필요”
인스타그램에서 ‘뼈말라’를 검색하면 인플루언서들의 다이어트 성공담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예신(예비신부)이라 결혼식 앞두고 위고비로 10㎏ 뺐어요.” “드디어 40㎏대! 통통에서 뼈말라 되는 방법 공개할게요.”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의 이같은 다이어트 성공담은 연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달군다.

성공담에는 늘 “왜 이렇게 말랐어”라는 댓글이 달리고, 이내 “부럽다”는 말도 따라붙는다. 마름은 낯선 평가가 아닌 선망과 칭찬의 언어가 됐다. 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모습을 의미하는 ‘뼈말라’ ‘개말라’ 같은 표현도 이미 일상적으로 쓰인 지 오래다.

최근에는 유명인의 다이어트 성공담과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 후기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일반인들도 다이어트의 유혹에 더 쉽게 흔들리고 있다. 체중 감량은 긴 시간에 걸쳐 관리해야 할 문제라기보다 약의 도움으로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일처럼 받아들여지는 모습이다.

다이어트 복용자 10명 중 6명…“비만 아니어도 먹는다”
실제로도 다이어트약은 비만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달 발간한 ‘의약품 남용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정책과제 : 다이어트약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2022~2025년 사이 경구용 식욕억제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는 19~64세 성인 257명을 조사한 결과, 59.5%는 비만을 진단받지 않았지만 체중 감량을 위해 약을 복용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54.1%는 약 복용을 시작할 당시 체질량지수(BMI)가 25 미만이었다. 비만 치료가 아니라 외형 관리를 위해 약에 손을 댄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는 경구용 식욕억제제를 BMI 27 또는 30 이상인 비만 환자에게 단기간 사용하도록 한 대한비만학회의 진료 지침과도 맞지 않는다. 비급여 항목인 탓에 처방 내역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관리하기 어려워 편법 처방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런 흐름을 키운 요인으로 풀이된다.

SNS가 키운 마름 압박, 아이들까지 약으로 향한다
이같은 분위기를 키우는 건 SNS였으며, 특히 어린아이들도 이런 압박에 취약했다.

영국 아동위원회(The Children's Commissioner)가 2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13~17세 아동 2000명을 조사한 결과 54%는 온라인에서 체중 감량용 운동·식단 계획을, 52%는 체중 감량 효과를 내세운 식품을, 34%는 비처방 체중감량 알약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SNS를 뒤덮은 다이어트 콘텐츠는 아이들까지도 약을 찾게 했다. 실험 집단 전체의 20%는 실제 다이어트 계획을 시도했고, 8%는 처방되지 않은 다이어트 알약을 구매하거나 복용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78%는 외모 변화 제품 노출이 “본인의 자존감을 낮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보고서는 아이들이 몸과 외모에 초점이 맞춰진 콘텐츠 흐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으며, 특히 여자아이들이 이런 압박을 더 크게 체감한다고 짚었다.

“개인 의지의 문제만은 아냐”…전문가들이 짚은 해법
전문가들은 마름을 강요하는 분위기를 단순히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일시적 유행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박은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등 연구진은 우선 처방 현장에서 의료진의 개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의사와 약사를 거치는 전문의약품의 특성상, 남용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중복 처방을 막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처방 시에는 체중 감량 효과뿐 아니라 의존 가능성, 중독 위험, 우울·불안 같은 정신과적 부작용까지 충분히 설명하고 복용 후 증상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또 공공기관은 유튜브와 SNS를 통해 퍼지는 무분별한 의약품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정확한 복용 기준과 남용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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