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는 무관”하다던 임형주, 알고보니 팝페라하우스 대표였다

이선명 기자 2026. 4. 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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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 승소 후도 채무 유지
소유사에 빚, 운영사엔 수익
법인 분리로 채무 회피 의혹
팝페라 테너 임형주와 그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팝페라하우스 건물 외관. 경향신문 자료사진

하도급업체 8억원대 서울팝페라하우스 공사대금 미지급 논란에 “법인과 무관하다”고 강조해온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정작 자신은‘서울팝페라하우스’ 대표이사로 운영 중에 있었다.

임형주는 2025년 6월 부동산 운영관리 및 임대, 공연 운영 법인 서울팝페라하우스 대표이사로 취임해 현재까지 재임 중인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법인의 본점 주소지는 하도급 미지급 분쟁이 있는 곳인 서울팝페라하우스 건물 내부와 일치한다. 서울팝페라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대표자명을 임형주로 명시하고 있다.

이 법인은 주식회사 한남원이라는 이름으로 2024년 2월 설립됐다가 지난해 6월 주식회사 서울팝페라하우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주소를 현재의 서울팝페라하우스 내부로 옮기고 이 과정에서 기존 사내이사에서 대표이사로 취임해 등기를 완료했다. 감사는 임형주의 동생인 임모씨가 맡고 있다.

하도급업체가 부동산 개발 법인 엠블라버드를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소송에서 승소한 때는 임형주가 서울팝페라하우스 대표이사직과 엠블라버드 사내이사직을 맡은 이후인 지난해 10월이다.

하도급 채무 법인 엠블라버드의 대표 이사 조모씨가 사내이사로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조모씨는 본래 대표이사로 있다 임형주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넘겼다. 건물을 소유한 법인과 운영하는 법인의 임원진이 사실상 동일인들로 구성된 것이다.

임형주 소속사 디지엔컴의 지난해 6월 자료에 따르면 건물 안에는 이미 124석 규모의 메인 공연장 ‘임형주홀’과 60석 다목적홀 ‘샐리가든 씨어터’까지 조성됐다. 임형주 본인 또한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제가 직접 지은 4층 규모의 442평 건물”이라고 소개했다.

8억원대 하도급 채무는 소유 법인(엠블라버드)에 남겨두고, 그 건물에서 공연 대관과 예술 사업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임형주가 대표인 운영 법인(서울팝페라하우스)이 향유하는 구조로 분석된다.

서울팝페라하우스 운영 법인인 서울팝페라하우스 대표자로 있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 홈페이지 캡처

노종언 대표 변호사(법무법인 존재)는 “건물을 소유하며 막대한 공사대금 채무를 진 법인과 그 건물에서 실제 수익을 창출하는 운영 법인 임원진 및 실질적 지배구조가 사실상 동일하다면, 이는 법적으로 ‘사실상 경제적 동일체’로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법인 모두 임형주 남매와 조모씨가 핵심 임원진으로 지배하고 있어 사실상 동일한 지배구조 아래 운영되고 있다. 법인격 남용 여부에 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한 대목이다. 상법 제401조, 법인격 부인론 등 추가적인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상당수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임형주 측은 “이중결제를 감수하고서라도 건물을 152억원에 매각해 하도급 채무를 우선 변제하겠다”는 선의 입장을 강조했다.

본지가 확인한 신탁원부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코리아신탁 명의로 이전돼 있어 엠블라버드 단독 임의 매각도 불가능하며, 매각 시에도 1순위 채권자인 다올저축은행(채권최고액 56억4000만원)이 우선 배당을 받기 때문에 영세 하도급업체들에게 실제로 돌아갈 몫은 불투명한 셈이다.

노 변호사는 “이처럼 부실해진 채무는 껍데기 법인에 고립시키고 수익 창출 구조만 분리하는 행위는 현 운영 법인에도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라며 “동일한 경제적 실질을 가진 법인을 인위적으로 쪼개어 수익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불법적 세금 탈루나 부당한 내부 거래가 자행되지는 않았는지 세무당국의 면밀한 조사도 수반돼야 한다”고 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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