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 수혈 나선 한화솔루션 "반발 있지만 그럼에도 불가피"

김현정 기자 2026. 4. 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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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2조4000억원 유상증자에…'빚 갚기 유증' 논란 지속
소액주주들,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청구…반대 지분 확보 나서
한화솔루션 "신용등급 하락 막기 위해 불가피한 결정…추가 유증 없을 것"

악화된 재무 상태를 타개하고자 한화솔루션이 꺼내든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이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자금 조달의 정당성을 설득하려는 회사의 노력에도 소액주주들은 단체 행동을 통해 지분 확보에 나서는 등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한화솔루션, 대규모 유증에…주주 "반대 지분 확보"

앞서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7200만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조달 규모는 2조3976억원, 증자비율은 약 41%, 할인율은 20% 수준이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1조5000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나머지 9000억원은 태양광시설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발행주식수의 42%에 달하는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주식 가치 희석 우려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유상증자 계획이 발표된 직후 주가는 두자릿수대 급락하기도 했다.

집단행동도 이어지고 있다. 전날 주주들은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를 통해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청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현재 액트를 통해 결집한 주주는 2564명으로, 유상증자 반대 지분 10% 확보를 목표로 두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개미투자자의 자산을 증발시키는 물주 경영"이라며 "이번과 같이 주주 손실로 경영 실패를 타개하려는 행태가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비판을 받는 지점은 주주총회 이후 이틀만에 유상증자 발표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주주총회 당시 관련 정관 변경의 목적을 '발행 예정 주식의 총수 변경'으로만 기재하고, 증자 계획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공시 규정상 유상증자 관련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기는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한화솔루션은 전날 열린 '개인주주 간담회'에서 유상증자에 반발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회사 입장을 설명하며 금감원과 증권신고서 제출 전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금융감독원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 심사는 엄격한 법적 절차에 따라 증권신고서 제출 후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사전에 내용을 조율하거나 승인하는 경우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한화솔루션의 상기 발언의 경위, 목적 및 사실관계에 대해 즉시 소명을 요청한다"며 "소명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4일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가 이틀 뒤에 열린 이사회에서 유상증자를 승인하면서 증자를 검토할 시간이 충분했냐는 논란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신임 사외이사도 다른 이사들과 동일하게 이사 선임 전부터 사전설명회 참석을 통해 논의를 거쳤다"며 적극 해명했다.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10일 이사회 이사 및 신임 사외이사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 승인의 건'에 대한 사전설명회와 임시이사회 개최 계획을 안내했고, 참석 가능여부를 확인했다. 이후 사전설명회와 임시이사회에 대한 소집 통보 역시 완료했고, 같은달 19일에는 유상증자 관련 자료와 법률 의견서도 전달했다고 한다.

더불어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법무법인 율촌이 참석해 이번 유상증자의 구체적인 개요와 추진 배경, 발행 조건, 주주환원정책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 "유상증자, 불가피했다…2030년까지 추가 유상증자 없을 것"

나아가 회사는 유상증자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유상증자에 앞서 지난 2년간 자산 매각과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실행 가능한 모든 자구책을 추진했으나 한계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한화솔루션 측은 "상반기 중 유상증자를 하지 않을 경우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위험이 커진다"며 "재무구조 악화, 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궁극적으로 주주가치 훼손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화솔루션의 재무 상태에는 경고등이 켜진지 오래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12조6000억원에 육박한다. 부채비율은 196%, 유동비율은 99.2%로 재무건전성 지표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주주가치 제고 역행 비판에 임원진들은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김동관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42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했고, 사외이사 전원도 주식 매입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전날(3일) 추가 유상증자 계획이 없다는 점을 거듭 분명히 하며 시장일각의 우려에 대해선을 그었다. 정원영 한화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소한 2030년까지는 추가 유상증자 없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을 바탕으로 차입금을 점진적으로 상환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사업 성장에 맞춰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일부 주주들이 요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관련해서는 "현재 회사의 재무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외부 투자자를 적기에 유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계열사를 대상으로한 유상증자의 경우 당장 계열사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번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를 두고 주주가치 훼손 우려에 중점심사를 진행 중에 있다. 금감원은 심사를 통해 증권신고서에 유상증자 목적, 주주소통 과정 등이 충분히 기재되지 않았다고 판단할 경우 정정신고서를 요구할 수 있다.

김현정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