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신었던 제2의 나이키…99% 폭락하며 공중분해된 이유 [오찬종의 매일뉴욕]
올버즈(Allbirds) 편

올버즈는 창업 초기부터 ‘제2의 나이키’ 혹은 ‘운동화계의 애플’이라는 화려한 별명을 얻으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이 혁신의 아이콘은 결국 2026년 봄, 기업 해산과 자산 매각이라는 충격적인 엔딩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인수가 3900만 달러에 거래가 성사되었는데, 이는 2021년 상장 당시 몸값 40억 달러(약 5조 원 이상)와 비교하면 불과 1% 수준입니다.
한때 시장을 지배할 것처럼 보였던 거대 유니콘 기업이 단 몇 년 만에 형체도 없이 사라지게 된 셈이죠.
올버즈는 올해 2분기 중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3분기에는 주주들에게 남은 자산을 배당한 뒤 법인을 최종적으로 해산할 예정입니다. 지속 가능한 패션의 선두 주자가 이토록 허무하게 무너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올버즈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신발’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양모뿐만 아니라 유칼립투스 나무 섬유,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소재로 만든 밑창 등 모든 제품에 친환경적인 혁신을 담았습니다.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증명하는 ‘B Corp’ 인증을 받으며, 단순히 물건을 파는 회사를 넘어 지구를 구하는 브랜드라는 강력한 정체성을 구축했습니다.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 창업자를 포함한 일명 ‘테크 브로(Tech Bro)’들이 올버즈를 착용하며 ‘실리콘밸리 유니폼’이라는 별명까지 생겼을 정도죠.
인기에 힘입어 올버즈는 2021년 나스닥에 상장하며 정점을 찍었습니다. 나스닥 상장 첫날 주가가 급등하며 시가총액은 4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신발이라는 찬사가 무색하게도, 올버즈는 품질의 본질인 ‘내구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특히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았던 메리노 울 소재는 부드러운 촉감을 제공했지만, 마찰에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한 지 불과 3~6개월 만에 엄지발가락 부분에 구멍이 뚫리는 현상을 경험하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100달러가 넘는 고가의 제품이 한 계절조차 온전히 버티지 못한다는 사실은 브랜드 충성도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무엇보다 뼈아픈 지점은 이것이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지속 가능성’과 정면으로 충돌했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더라도 수명이 짧아 제품을 자주 새로 사야 한다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자원을 소모하고 쓰레기를 배출하는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
레깅스, 티셔츠, 심지어 고가의 퍼퍼 재킷까지 출시했지만, 기존 신발만큼의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디자인은 평범했고 가격 경쟁력은 떨어져 대규모 재고만 쌓이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찰리 프로젝트는 기존 팬덤을 소외시켰을 뿐만 아니라, 힙한 브랜드를 원하는 신규 고객들을 사로잡는 데도 실패했습니다.
여기에 나이키나 호카 같은 전문 브랜드가 지배하는 러닝화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기술적 성능 면에서 부족하다는 평을 받으며 시장의 냉혹한 평가를 받아야 했습니다.

수익성을 증명하지 못한 이상주의적 경영의 끝은 결국 법인 해산이라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착한 기업’이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품 자체의 실력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냉정한 교훈을 다시 확인하게 되는 사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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