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하면 데이터는 누가 관리?”…고인 계정 못 여는 유족들 ‘디지털 장벽’ 막막

임유진 인턴기자 2026. 4. 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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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에 거주하는 여성 A씨는 최근 가족을 잃었다.

고인이 생전 활발하게 사용했던 SNS 등 디지털 계정이 그대로 남아 있었지만, A씨가 접근하기엔 쉽지 않았다.

4일 경기일보 취재 결과, '디지털 유산'에 대한 명백한 기준이 부재한 상태로 고인의 디지털 유산을 처리하는 유족들의 불편이 지속되고 있다.

유족들이 고인의 디지털 정보에 접근하려면 유족은 고인이 이용하던 플랫폼 회사에 사망진단서, 가족관계증명서, 신청인 신분증 등을 각각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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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은 ‘살아있는 사람’만 보호…재산권과 인격권 사이 딜레마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한 일러스트. 경기일보 AI 이미지


수원시에 거주하는 여성 A씨는 최근 가족을 잃었다. 고인이 생전 활발하게 사용했던 SNS 등 디지털 계정이 그대로 남아 있었지만, A씨가 접근하기엔 쉽지 않았다.

B플랫폼 회사는 고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일신전속적 정보로 분류해 정보 제공을 거절했다. 일신전속적 정보란 권리가 특정한 한 사람에게만 귀속돼 다른 사람에게 양도·상속될 수 없는 성질을 말한다. C회사는 메신저 대화 내역과 친구 목록은 비공개 정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A씨는 가족을 잃은 슬픔과 함께 고인의 유산을 처리 못하는 답답함도 느껴야 했다.

4일 경기일보 취재 결과, ‘디지털 유산’에 대한 명백한 기준이 부재한 상태로 고인의 디지털 유산을 처리하는 유족들의 불편이 지속되고 있다.

디지털 유산에는 SNS 계정과 이메일, 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진·문서뿐 아니라 온라인 게임 아이템이나 사이버머니도 해당한다.

유족들이 고인의 디지털 정보에 접근하려면 유족은 고인이 이용하던 플랫폼 회사에 사망진단서, 가족관계증명서, 신청인 신분증 등을 각각 제출해야 한다.

KISO(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정책규정에 따르면, 플랫폼 사업자는 원칙적으로 상속인에게 고인의 계정 접속권을 제공하지 않는다. 사이버머니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디지털 정보만 예외적으로 제공할 수 있으며, 계정 폐쇄는 관련 서류를 제출해 요청할 수 있다.

유족들의 불편을 없애기 위한 관련 입법 논의가 있었지만 번번이 불발됐다. 2010년부터 시작된 입법 시도는 18대 국회에서 임기만료로 모두 폐기됐고, 21대 국회에서도 같은 이유로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도 정준호·신영대·유동수 의원이 각각 관련 법안을 발의했으나, 2025년 8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위원회 회부 이후 현재까지 계류 중이다.

전문가들은 현행 정보통신망법과 개인정보보호법은 ‘살아있는 개인’의 정보만을 보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고인의 데이터 처리에 관한 법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디지털 유산은 재산권보다 인격권의 성격이 강해 현행 민법상 상속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디지털 자산에는 개인의 인격적 이익과 밀접한 정보가 담겨 있어 단순 재산처럼 처리하기 어렵다”며 “세부적인 입법을 통해 유족에게 일정 기간 접근권을 부여하거나 재산적 성격의 데이터는 즉각 상속할 수 있도록 하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유진 인턴기자 iyj7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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